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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친구가 사라지자 의심이 시작됐다 <죄 많은 소녀>
2018년 9월 6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죄 많은 소녀>(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언론시사회가 9월 5일 오후 2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 후 기자간담회에는 김의석 감독과 주연배우 전여빈, 서영화, 고원희, 이봄, 서현우가 참석했다.

<죄 많은 소녀>는 같은 반 친구 ‘경민’이 실종되자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영희’(전여빈)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주변을 비추며 시작한다. ‘경민’의 엄마(서영화), 형사(유재명), 담임 선생님(서현우) 그리고 같은 반 학생들이 행사하는 직·간접적인 압박감에 시달린 ‘영희’가 학교를 떠나기까지와 돌아온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인 김의석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자식의 죽음의 이유를 집요하게 캐묻는 ‘경민 모’를 연기한 서영화는 “개인적으로 ‘경민 모’가 논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감각적으로 이해됐다”고 말하며, “시나리오로 읽을 때는 주로 ‘영희’(전여빈)의 서사를 따라갔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극 중 인물들이 각기 살아 있어 더욱 흥미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죄를 강요당하는 소녀 ‘영희’역의 전여빈은 “‘영희’가 느끼는 사건의 무게와 죄책감을 놓치면 안 됐기에 완전히 찢겨서 더 찢길 게 없는 마음을 간직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하며 인간이 지닌 절망과 희망 그리고 인간 자체를 바라보려 했다. 그러다 보니 희망이라는 건 껍데기와 같고 그 안에 알맹이가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숨기고 싶은 것들을 발견해 나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영희’의 친한 친구이지만, 교묘하게 진실을 숨기는 ‘한솔’역을 맡은 고원희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이해가 잘 안 되는 면이 있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끌림이 있었다”며 “이후 하루에 몇 번씩 읽으니 서서히 이해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담임 선생님을 연기한 서현우는 “등장인물이 모두 타당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한 사람들인데 그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담임선생님은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첫 장편에 도전한 김의석 감독은 “KAFA에서 장편 교육과정으로 만든 작품으로 2년 정도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그간 살면서 겪은 상실과 죄책감에 관해 깊이 고민하고 다듬어서 만들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이어, “극 중 인물들이 자책하고 죄책감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이유는 그들이 결백하기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그 감정을 떠넘기고 싶기 때문”이라며, “죄책감의 무게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접근하면 극 중 배우들의 연기에 더 깊이 공감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김의석 감독은 “작은 영화지만, 참여해주신 배우와 스태프들의 가치와 재능 등은 무엇으로도 환산할 수 없이 큰 작품이다. 무언가에 다가가려고 치열하게 노력한 후 얻은 결과물이니 자본의 힘을 넘어서는 의미 있는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죄 많은 소녀>는 시체스영화제, 프리부르영화제, 뉴욕 아시안 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됐고,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2017) 뉴커런츠상과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9월 13일 개봉한다.


● 한마디
-인간이 느끼는 죄책감을 누군가에게 전가하는 순간 얻는 평안과 함께 끈덕지게 따라붙는 자괴감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과감한 영상으로 극 중 인물이 겪는 고통을 관객에게 전이하고 끝까지 몰아붙여 숨죽여 지켜보게 한다. 10대 여학생을 그린 세세함은 남성 감독의 시선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젠더 감수성이 탁월하다.
(오락성 7 작품성 8)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8년 9월 6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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