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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어떻게 홍보할지…' 공효진의 고민 <도어락>
2018년 11월 26일 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사회고발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26일(월)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도어락>(제작: ㈜영화사 피어나) 언론시사회에서 주연 배우 공효진이 고민스러운 속내를 드러냈다. 이권 감독, 배우 김예원, 김성오와 함께한 자리였다.

공효진의 고민은 스릴러 영화인 <도어락>을 이끄는 핵심 관계와 그 정서에 직결돼 있다.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홀로 사는 계약직 은행원 ‘경민’(공효진)은 자기 집 도어락을 열려는 낯선 자의 시도를 감지한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이형사’(김성오)는 별일 아니라는 듯 오히려 ‘경민’을 나무란다. 우연히 ‘경민’의 집 앞에 들른 직장 상사(이천희)가 살해당하면서 상황의 심각성이 주목받고, 직장 동료 ‘효주’(김예원)까지 스토킹 범죄의 피해를 보자 경찰 수사는 본격화한다. 하지만 ‘경민’은 정체 모를 범인에게 기어코 잡히고, 목숨 건 탈출을 감행한다.

<도어락>이 선사하는 공포의 핵심은 피해자가 느끼는 불안감이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혼자 사는 평범한 직장인 여성이 야근 뒤 집으로 향하는 골목길에서, 엘리베이터에서, 침대 밑에서 느끼는 공포를 실감 나게 표현한 대목은 남성 가해자가 여성을 대상으로 벌인 실제 범죄 사건과 유사하다. 영화적 연출을 가미한 허구의 상황이지만 실재하는 사회 문제를 연상시키는 까닭에 여성 관객 입장에서는 ‘그저 영화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즐기기에 편치 않을 수 있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주인공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근본 원인인 가해자는 모두 비뚤어진 남성이다. 최근 뜨거운 ‘혐오’ 관련 이슈에 더해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 취급한다는 일각의 불만을 고려하면, 남성 관객 입장에서도 그다지 선택하고 싶은 영화는 아닐 수 있다.

메가폰을 잡은 이권 감독은 “혼자 사는 집 안에서 누군가가 나를 노리고 있다는 구성 자체가 공포스럽기도 하지만, 피해자를 무심하게 바라보는 걸 넘어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사회 모습까지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다만 “모든 남자가 잠재적 범죄자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이형사’(김성오) 캐릭터를 통해 더욱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스페인 영화인 원작 <슬립타이트>(2013)는 범죄자 시선으로 진행되는 작품이지만 우리나라 현실상 그 시선은 굉장히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을 피해자로 바꾸고 우리 현실에 맞게 이야기를 마련했다. 내가 남성이기 때문에 공효진은 물론 현장의 20대 후반, 30대 초반 여성 스태프의 의견까지 심도 있게 고민했다”고 답했다.

‘경민’역의 공효진은 “여성 관객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은데, 계속해서 벽을 만나는 ‘경민’의 이야기로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고민스러웠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상상하기 싫은 공포를 주변에 권하기가 너무 미안하다. 말이 좋아 영화가 경각심을 끌어올린다는 것이지,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그 부분에 관해 감독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공효진은 “주먹질도 제대로 못 해본 여자가 상대 남자를 상대로 살기 어린 몸부림과 저항을 벌이고 결국 살아 나오는 이야기”라고 영화를 정의하면서도 “사회 비판 영화는 아니다. 사회적인 문제에 기반한 현실 밀착형 생활 스릴러라고 봐 줬으면 한다. 관객의 어깨를 움츠러들게 하고 심장을 쫄깃하게 할 수 있다면 성공”이라며 표현을 신중히 했다.

‘경민’의 직장 동료 ‘효주’역을 맡은 김예원은 “긴장감 속에서도 관객이 숨을 쉬어가게 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적당한 연기 톤을 고민했다. 불쾌할 수 있는 대목도 있겠지만, 특별히 용감하지 못하고 소심했던 약자 ‘경민’이 혼자 싸워 나간다는 점이 크게 와 닿았고 또 통쾌했다”고 말했다.

‘이형사’역의 김성오는 “<도어락>은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면 나는 과연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를 자꾸 생각하게 만드는 무서운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도어락>은 12월 5일(수) 개봉한다.

● 한마디
- 스토킹 혹은 ‘왜 안 만나줘’ 류의 여성 대상 범죄가 안기는 공포감이 스릴러의 핵심적인 정서를 이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오히려 매우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사회에 사는 한 명의 관객으로서 느끼는 찝찝함 그 자체. 혼자 사는 여성이 경험하는 공포를 묘사한 현실적인 연출,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장르적 긴장감 등 평가할 만한 요소가 많다. 다만 ‘피해자가 느끼는 공포’를 극대화해 스릴러라는 장르의 감성을 추동한 데 비하면, 그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줄 통쾌함은 상대적으로 약한 듯싶다.
(오락성 7 작품성 7)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8년 11월 26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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