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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詩집살이’ 시작한 곡성 할머니들 <시인 할매>
2019년 1월 30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시인 할매 >(제작 제이리미디어) 언론시사회가 1월 29일 오후 2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이종은 감독과 양양금, 윤금순 할머니와 김선자 관장이 참석했다.

<시인 할매>는 전라남도 곡성의 작은 마을에 사는 시인 할머니와 할머니들을 시의 세계로 인도한 ’작은길 도서관’ 김선자 관장의 일상을 담는다.

2009년 동네의 작은 도서관에 책을 정리하던 갔던 할머니들은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을 알아챈 김선자 관장의 권유로 한글을 배운다. 이후 시를 쓰고 그림을 손수 그려 시집 ‘시집살이 詩집살이’를 출간하게 된다.

그간 방송용 휴먼다큐멘터리를 주로 연출해온 이종은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다.

이종은 감독은 “2016년 ‘시집살이 詩집살이’를 읽고 그 직관적이고 강렬함에 깜짝 놀랐다. 까막눈인 할머니를 ‘시’로 인도한 김선자 관장과 시를 쓴 할머니들이 궁금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히며 “할머니의 모습은 이 시대 어머니의 상이라고 생각한다. 그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담아 관객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양양금 할머니는 “시를 써 책으로 나오니 가족들이 아주 기뻐했고,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며 “촌에서 살다 보니 말을 잘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

윤금순 할머니는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할매인 우리가 김선자 관장과 이종은 감독 덕분에 이 자리까지 왔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김선자 관장은 “마을 아이들이 거의 방치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을 도와줄 방법을 찾은 끝에 내가 보유한 3,000여 권의 책을 바탕으로 2004년 ‘길작은 도서관’을 개관했다. 이후 가정 도서관처럼 운영하다 책 정리를 도와주러 온 할머니들이 책을 거꾸로 꽂는 모습을 보고 한글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한글을 배울 것을 권유했다”고 사연을 밝혔다.

이어, “할머니의 삶의 기록을 남겨 놓을 수 있어 기쁘다. 영화를 본다는 건 할머니의 삶을 거저 가져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시인할매>은 2월 5일 개봉한다. 전체 관람가이다.

● 한마디
책을 거꾸로 꽂으면서도 잘못 꽂았다는 사실을 모른다. 불편해도 불편함을 안고 사는 삶에 익숙해진 어머니들은 가난해서 여자라서 제대로 먹지도 배우지도 못한 채 희생인지도 모르고 기꺼이 희생하며 살았다. 까막눈 어머니들은 글을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속 꼭꼭 숨겨 놨던 한마디 한마디를 서툰 글씨로 달력으로 만든 연습장에 꾹꾹 눌러 토해낼 수 있었다. 그렇게 완성된 한 줄 한 줄의 시. 시가 지닌 치유력과 정화의 힘을 품고 있는 <시인 할매>는 시인의 감성을 간직한 할머니들과 그분을 앞에서 옆에서 이끈 도서관장과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은 이종은 감독이 빚어낸 그 자체로 시詩이다.
(오락성 6 작품성 6)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9년 1월 30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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