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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시 쓰는 개구쟁이 할머니들 <칠곡 가시나들>
2019년 2월 1일 금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개구쟁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유쾌한 할머니들의 다큐멘터리 <칠곡 가시나들>이 31일(목)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재환 감독과 그간 할머니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온 주석희 교사가 참석했다.

<칠곡 가시나들>은 경상북도 칠곡군에 거주하는 1930년대생 7명의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다. 평균 나이가 86세에 이르는 이들은 칠곡군의 평생교육과정을 통해 뒤늦게 배운 한글로 시를 쓰기 시작한다.

<트루맛쇼>(2011) <MB의 추억>(2012) <쿼바디스>(2014) <미스 프레지던트>(2017)까지 정치, 종교,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주로 연출해온 김재환 감독은 전작과는 판이한 결을 선보이는 신작 <칠곡 가시나들>로 할머니들의 짧은 시구에 담긴 무심한 듯 재기 넘치는 웃음 지점을 포착해낸다.

동네 노래자랑 예선에 출전하고, 경로당에 둘러앉아 고스톱을 치는 등 젊은이들의 막연한 상상보다 훨씬 즐겁고 유쾌한 노년의 삶을 담아낸다.

김재환 감독은 “출근길 우연히 시 팟캐스트에서 칠곡의 한 할머니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시를 들었다. 마치 주변의 소음이 다 사라지는 것 같은 평화로운 느낌을 받았다. 2016년 봄 그렇게 칠곡으로 갔다”며 연출 시작점을 떠올렸다.

김 감독은 “당초 <쉘 위 댄스>의 칠곡 할머니 버전을 만들고 싶었다. 나이든 자에게도 삶의 설렘이 있다. 방송에서는 노년을 과거를 먹고 사는 사람 아니면 죽음을 바라보는 존재로 묘사하는 경향이 강한데 그에 대한 일종의 반감이 있었다. 그건 젊은 사람들의 선입견”이라고 짚었다.

영화의 심상을 드러내는 주요 소재인 시에 관해서는 “할머니들의 일기에 ’사랑’이나 ‘어무이’같은 제목을 붙인 것”이라며 “한글을 처음 배우는 할머니들의 설렘을 담는 동시에 그들의 삶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시를 선택해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출연한 주석희 교사는 “할머니들이 제일 기뻐하신 건 아무도 관심 두지 않았던 당신들의 삶을 영화로 만들어 자식들을 불러 모아 함께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자제분들 역시 엄마의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걸 고맙게 생각하셨다”고 전했다.

<칠곡 가시나들>은 2월 27일(수) 개봉한다.

● 한마디
- 노년의 삶이 이토록 귀엽고 즐겁다는 걸 보여준 건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설 기회가 적은 젊은 관객을 위한 대단한 선물이다. 개구쟁이 할머니들의 삶을 지긋이 관찰해온 김재환 감독의 애정이 담뿍 묻어나는 작품으로, 애잔함보다 유쾌함에 집중한 연출 기조와 음악 활용이 특히 매력적.
(오락성 7 작품성 7)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9년 2월 1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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