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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흑산도 유배 간 정약전, 청년 ‘창대’ 만나다 <자산어보>
2021년 3월 19일 금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서학을 공부한 이유로 흑산도에 유배된 ‘정약전’(설경구)이 섬 청년 ‘창대’(변요한)를 만나 책 ‘자산어보’를 쓴다. 이준익 감독의 신작 <자산어보> 이야기다.

19일(목)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자산어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준익 감독은 “어둠보다는 밝음이, 흑보다는 백이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는 주연배우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이 함께했다.

다산 정약용의 형인 손암 정약전을 주인공으로 한 <자산어보>는 성리학이 주류를 이루던 조선 시대 순조 1년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서학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유배당한 정약전이 흑산도 청년 ‘창대’를 만나 각종 바다 생물의 정보를 망라한 책 ‘자산어보’를 집필하는 십수 년의 과정을 다룬다.

이정은은 ‘정약전’의 유배 생활을 살뜰히 살펴주는 ‘가거댁’역으로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은 “고증과 허구가 적절하게 짜인 이야기”라고 운을 뗐다.

”기록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정약전’은 표현에 큰 어려움이 없었으나 ‘창대’는 ‘자산어보’의 내용 안에 그가 언급했다는 몇몇 구절만 남아있을 뿐이기에 그 배경을 허구로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또 “시대와 불화를 겪었던 개인을 찾아내면 그 (이야기) 안에서 집단이 지닌 근대성의 씨앗이 크게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연출 계기를 전했다.


<자산어보>는 사제 관계를 형성한 ‘정약전’과 ‘창대’가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는 대목을 다룬다.

임금 없는 평등한 세상을 지향하는 서학을 수용한 ‘정약전’과 달리 ‘창대’는 임금을 중심으로 한 성리학의 유지를 받들기로 한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나 <자산어보>나 극 중 개인은 시대와 불화를 겪지만, <자산어보>는 (그 불화를) 이겨내는 방식이 훨씬 더 재미있고 아름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약전’과 ‘창대’ 사이를 잇는 ‘가거댁’역의 이정은이 선보이는 능수능란한 연기와 조우진, 동방우, 방은진 등 특별출연진의 면면이 극의 재미 요소를 더한다.

‘가거댁’ 역을 맡은 이정은은 “이야기를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내가 맡은 역할이 어떤 것인지 많이 생각했다. 흑백 영화이다 보니 얼굴의 표정이 정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나나 (조)우진 씨나 과하지 않게 (연기를) 조율하는데 제일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정약전’을 연기한 설경구는 “사극이 처음이라 처음에는 거기에서 오는 하중이 있었지만 ‘잘 어울린다’는 감독님의 말을 믿고 연기했다”고 전했다.

‘창대’역의 변요한은 “촬영 전 ‘정약전’ 선생님이 계셨던 유배지 흑산도를 미리 보고 공부하려고 잠시 다녀왔다. 그곳으로 가는 배를 타는 게 진짜 힘들더라. 영화에서 그 배에 탄 (설경구의) 모습이 굉장히 쓸쓸해 보였다”고 말했다.

‘창대’역에 관해서는 “비록 서툴고 부족해도 진실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자산어보>는 3월 31일(수) 개봉한다.


● 한마디
<사도> <동주> <박열> 등 숱한 사극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이야기 솜씨가 흑산도로 유배 간 ‘정약전’과 그의 제자가 되는 섬 청년 ‘창대’의 관계를 무리 없이 풀어낸다. 두 사람 사이를 잇는 ‘가거댁’역의 이정은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능수능란한 연기로 <자산어보>의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책임진다. 다만 ‘창대’가 스승 ‘정약전’과는 다른 길을 걷기로 한 뒤에야 ‘진짜 현실’ 앞에 서고, 어떤 한계를 체감하는 동시에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는 후반부의 전개는 그 이야기를 드러내는 방식 면에서 다소 고전적인 감도 있다.
(오락성 6 작품성 7)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21년 3월 19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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