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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투자사 바른손, 인터랙티브 VR영화 만든다
2021년 12월 1일 수요일 | 이금용 기자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VR 기술이 게임을 넘어 영화와도 접목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VR애니메이션 <디어 안젤리카>, <스피어스> 3부작 등이 공개되며 호평을 얻었고 국내에서도 한국영화아카데미를 통해 제작된 단편부터 극장 상영용 VR영화까지 매해 다양한 VR영화들이 제작되고 있다. 이에 칸국제영화제의 칸 XR, 베니스국제영화제의 VR 경쟁부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비욘드 리얼리티, 부산국제영화제의 VR 시네마 in BIFF 등 국내외 영화제들도 적극적으로 VR영화 전문 섹션을 신설하며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칸과 아카데미를 휩쓸며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기생충>의 투자사 바른손(대표 강신범) 또한 VR 영화에 주목했다. 바른손은 영국의 웨일즈 인터랙티브와 손 잡고 기존의 VR 영화에서 한발짝 나아가 관객의 선택에 따라 플롯이 바뀌는 VR 인터랙티브 실사영화에 도전한다. 바른손 콘텐츠사업부 박재하 실장은 “바른손은 새로운 미디어에 도전하는 문화 콘텐츠 투자・제작사”라며 “VR 영화는 관람객이 실제로 영화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몰입도를 높인다. 이런 기술을 활용한다면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도 더 발전될 거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한다.



인터랙티브 실사 영화, 게임과 영화의 매력을 한 번에
바른손이 현재 제작하고 있는 < 지평선VR >(가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 ‘5G 전략시장 해외공동제작’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높은 완성도와 기술력으로 화제를 모은 인터랙티브 영화 <레이트 시프트>, <더 벙커>, <더 컴플렉스> 등을 선보인 영국의 웨일즈 인터랙티브와 협업하고 있다.

< 지평선VR >은 군 시절 최전방 GP에서 근무하던 중 사고를 당한 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된 한 남자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관람자는 심리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과거 속으로 들어간 남자가 올바른 선택을 내려 진실을 대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VR 단편을 연출한 바 있는 강민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신동일, 변상문, 서주형, 류권하, 석보배 등 신예 배우들이 출연한다.

인터랙티브 영화인 만큼 관객은 분기점마다 선택을 내려야 한다. 텍스트 선택지가 아닌 머리 움직임이나 컨트롤러 조작 등을 통해 분기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영화는 관람객의 선택에 따라 크게 3가지 플롯으로 나뉜다. 엔딩은 하드 엔딩, 소프트 엔딩, 배드 엔딩을 포함한 9개가 존재한다. 러닝타임은 엔딩에 따라 50분에서 90분까지 달라질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영화에는 게임적인 요소가 곳곳에 가미돼 있다. 장소를 탐색하며 정보를 수집하거나 힌트를 얻기 위해 특정 물건을 찾는 등 여러 미니게임이 마련돼 있으며, VR로 GP를 관찰하며 현장을 실제로 체험해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연출을 맡은 강민지 감독은 “엔딩에 도달하는 과정이 사다리 게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이 실제 인생과도 비슷하다”며 “관객 각각이 다른 체험을 하고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점, 실제 극 중 인물이 되어 사건을 경험하는 듯한 몰입도가 < 지평선VR >의 매력”이라고 전했다.

< 지평선VR >의 최윤 총괄디렉터는 “360 VR 기술을 접목한 인터랙티브 영화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며 “< 지평선VR >은 영화산업에 있어 대단히 모험적이고 역사적인 시도”라고 밝혔다.



제작부터 감상까지 2D와는 ‘차원’이 다른 360 VR 영화
360 VR 영화의 촬영은 일반적인 2D 영화와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단 장비부터 다르다. < 지평선VR >은 ‘인스타360’사의 VR 카메라 ‘타이탄’을 이용해 촬영을 진행했다. ‘타이탄’은 마이크로 포서즈 이미지 센서와 8개의 렌즈를 배치해 최대 11K 해상도로 360 VR 영상을 담아낼 수 있다.

‘타이탄’의 각 렌즈는 120도 이상의 화각을 담아내기 때문에 촬영 후에는 각각의 렌즈가 촬영한 영상을 이어 붙이는 ‘스티칭’ 작업이 필수적이다. ‘스티칭’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사방을 둘러볼 때 왜곡된 부분이 그대로 관객의 시야에 노출돼 VR의 품질을 떨어뜨린다. 영상의 방향과 간격을 수작업으로 미세하게 조정하기 때문에 여타 2D 영화에 비해 편집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스티칭’ 작업이 끝나면 CG와 VFX , 게임엔진 작업이 진행된다. CG와 VFX를 통해 영화의 시각적인 완성도와 몰입도를 높이고, 게임엔진 팀이 분기점에 게임 효과를 입히고 나면 최종 콘텐츠가 완성된다. 거리감을 구현할 수 있는 입체적인 사운드 작업 역시 동반된다.

<지평선 VR>은 3DoF (3 Degrees of Freedom) 모바일 VR 환경에서의 감상을 최우선으로 한다. 3DoF는 고정된 제자리 위치에서 360도 VR 영상을 둘러볼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로, 대표적인 3DoF VR HMD(Head Mounted Display) 기기로는 피코 G2, 오큘러스 고 등이 있다.

바른손은 모바일 VR 버전 외에도 닌텐도 스위치, 소니 PS4 등의 콘솔판과 PC 일반 버전, 2D 영화 버전을 개발해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또한 웨일즈는 영화의 2D 컨버팅과 현지화 작업을 맡아 글로벌 배급하게 된다. 박재하 실장은 “웨일즈는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에선 최고의 배급사 중 하나이며 글로벌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며 “다국어 버전을 지원해 해외에서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평선 VR>은 오큘러스 스토어를 통해 공개될 계획이다. 또한 선댄스, 트라이베카, 칸, 베니스영화제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도 출품될 예정이다. 박재하 실장은 “이번 작품 이후로도 VR 영화를 지속적으로 제작할 계획”이라며 “문화적 다양성이 필요한 때이다. 개개인이 각자의 취향과 욕망에 맞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바른손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최윤 총괄디렉터는 “VR 콘텐츠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 지평선 VR >과 같은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통해서 VR이 대중화되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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