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제목에서 풍기는 처절함은 없다, 넷플릭스 영화 <야차>
2022년 4월 7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러닝타임: 125분, 4월 8일(금) 공개

홍콩의 밤거리, 사력을 다해 도망치는 ‘두더지’를 끈질기게 쫓아간 남자는 마침내 동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배신자를 처단하는 데 성공한다. 세계를 무대로 첩보 활동을 펼치는 국정원 블랙팀의 리더, 사람을 잡아먹는 사납고 무서운 신이자 동시에 불법(부처의 가르침)의 수호신라는 이중적인 속성을 지닌 ‘야차’로 불리는 ‘지강인’(설경구)이다.

다국적 첩보액션 영화를 표방한 <야차>는 일단 오프닝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추격신에 이어 두더쥐를 향한 야차의 차가운 분노와 거침없는 응징은 앞으로 드러낼 타래 같은 서사와 양가성을 지닌 매력적인 캐릭터를 향한 기대감을 높인다.

그런데 4년을 뛰어넘은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진행될수록 첫인상의 강렬함이 희미해지는 인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히 상업적이지만, 예상보다 순한 맛이고 영화가 지닌 여러 장점을 십분 발휘하진 못한 모양새다.

스파이들의 격전지로 북한과 인접한 중국 도시 ‘선양’을 배경으로 북한 한국 일본 중국의 격돌이라는 흥미롭고 보기 드문 소재와 중국어와 일본어 등의 다국어의 사용, 대만 로케이션과 한국 촬영을 절묘하게 섞어 완성한 이국적인 풍경은 색다른 볼 거리를 제공한다. 게다가 한국 영화로는 역대급(?)으로 등장한다는 각종 총기를 활용한 화려한 액션과 타격함 넘치는 맨몸의 부딪힘까지 액션 비중이 높고 꽤 역동적이다.

‘야차’로 분한 설경구와 블랙팀과 초반 대립각을 세우는 ‘한지훈’ 검사 역의 박해수, 현지에 익숙한 블랙팀의 총무 같은 ‘홍반장’ 역의 양동근, 그리고 블랙팀 3인방인 이엘, 송재림, 박진영 등 개성 있는 배우진의 캐스팅 또한 부족함이 없다. 더불어 진서연과 진경, 그리고 이수경은 짧고 굵게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긴장감이 떨어진다. 초반, ‘센터(국정원)에서 보낸 쁘락치’로 취급받는 한지훈 검사와 야차를 필두로 한 블랙팀이 세우는 대립각부터 무딘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그들이 원팀으로 활약해도 ‘당연한’ 수순으로 다가올 뿐, 극적인 화해와 화합에서 오는 일종의 카타르시스와 분위기의 반전은 감지하기 힘들다.

감정선도 아쉽다. 사선 위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인물들이 느끼는 어떤 절박함과 절체절명의 위기감이 체감되지 않는다. 생사를 넘나든 팀원 간의 끈끈한 동료애는 상당히 피상적이고, 스토리 역시 그리 예민한 촉을 지니지 않았더라도 예측 가능하다. 제목에서 풍기는 처절하고 깊은 정서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선악이 분명하고 전체적으로 농도가 진하지 않은 작품이라 두루두루 볼만하다.

<프리즌>(2016)의 나현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사진출처_넷플릭스

2022년 4월 7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0 )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