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남기남 옹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 개봉박두
얼라, 니들 복많았다 | 2003년 7월 9일 수요일 | 서대원 이메일

혹 남기남 옹을 아시는지? 아마도 모르실게다. 세상이 다 그런 것이고 세월이 다 그런 것이다. 그로 말씀드리자면, 그는 C급 영화의 거두이자 어린이 영화의 대부이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남기남 감독은 전광석화처럼 빨리 영화를 찍는 테크니션으로 유명하다. 배우들조차 자신이 직접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뭔 내용이 뭔지 모를 정도로 후다닥 찍는데 달인이었던 말이다. ‘지방 가 한 편 찍고, 서울 오다 한 편 찍고, 서울 와 한 편 찍고’라는 소문이 날 정도였으니.

다음과 같은 일화도 면면이 내려오고 있다. 1984년도에 제작된 배삼룡, 임하룡, 심형래, 이성미 주연의 <철부지> 촬영 일주일 되던 때, 스탭 중 한 명이 점심시간 때 즈음 “밥먹고 찍읍시다”라고 하자 남기남 감독 왈 “찍긴 뭘 찍어! 다 찍었는데” 역시 그랬다. 남기남 옹 외에 모든 스탭들은 미처 다 찍었다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고, 그만의 촬영 시스템을 이해하지도 못한 것이다.

그는 1970년대부터 1988년도까지 무려 104편의 영화를 생산해낼 정도로 초인적인 인물이었다. 물론, 수입허가쿼터를 온전히 통과하려는 영화사들의 몸부림에 의해 주로 12월 달에 무대기로 만들어졌지만, 그럼으로써 당연, 완성도 측면에서는 미진한 부분이 많았지만, 영화사들 입장에서는 그가 구세주나 다름 없었기에 한 때 엄청난 찬사를 받았다. 그렇다, 그 땐 다 그랬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의 촬영비법에 관해 논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그가 한국영화사에 남긴 족적은 분명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성과라 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남기남 옹은 1989년, 200만을 훌쩍 넘는 얼라들을 끌어모아 비공식 최고흥행작으로 전설이 됐던, 하지만 전설로만 끝을 봐야만 했던 <영구와 땡칠이>의 감독이다. 안타깝게도 그의 이런 결실이 한국 연감에서 누락되는 참담한 일이 발발되었다는 것이다. 이거 안 된다.

헌데, 한국의 에드 우드라 불리는 그가 1997년도 작인 <천년환생>이후 드디어 신작을 내놓았다 한다. 것두, 현시대 최고 개그 스타 군단이라 불릴 만한 갈갈이 패밀리가 주인공이라니 방학 맞은 얼라 니들, 복 많았다. 내용은 이렇다. 한적한 마을에 뜬금없이 드라큐라가 출몰, 이에 정의 사회를 구현하고자 우리의 갈갈이 패밀리가 출동해 그 나쁜 넘과 피의 혈전 대신 웃음의 대적을 펼친다는 것. 그럼으로써, 장르는 코믹 액션이요 제목은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다.

앞으로 불러도 남기남 거꾸로 해도 남기남 옹의 야심작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는 8월 1일 개봉할 예정이다. 부디, 아이들이 있는 부모들께서는 꼬~~~옥 빨간 펜으로 달력에 표시해뒀다가 바로 저 날,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함께 관람하시길 바란다. 영화는 많은데 애들이 볼 만한 영화는 지지리도 없는 현 시점에서 그의 영화는 단비와 같을 것이라 사료되기에 이렇게까지 말씀드리는 것이다.

* 성인들 역시 다음과 같은 숙지 사항을 염두에 두고 그의 영화를 본다면 어느 정도의 만족은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 절대로 기존의 영화와 같은 탄탄한 줄거리나 화면 구성을 기대하지 않는다.
▶ 혼자 보기보다는 여럿이 몰려 가 보는 것이 여러 가지로 좋다. 대신, 실수로 웰 메이드 영화 선호자를 데려갈 시에는 자칫 의 끊기고 심지어는 몇 대 맞을 수도 있다.
▶ 영화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각자의 상상력을 발휘, 나름대로의 두뇌 창달에 이바지하면서 본다. 그럼 흥미로운 사실들이 많이 포착될 가능성 매우 농후하다.

*맨 위의 호방한 풍모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시고 있는 분이 남기남 감독이시다.

0 )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