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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언론시사회
검을 든 두 남자, 그 날선 눈빛 | 2003년 7월 9일 수요일 | 임지은 이메일

달빛을 반사해 희고 푸르게 빛나는 검, 그리고 검보다 더 날선 눈빛의 두 남자. 어긋난 운명 때문에 서로에게 칼을 겨눠야 하는 두 친구의 이야기 <청풍명월>이 어제 2시 서울극장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상영 전 김의석 감독, 그리고 두 주연배우 조재현과 김보경이 함께 무대에 올라 인사를 건넨다. 또 다른 주연인 최민수는 현재 캐나다에 체류중인 터라 이날 시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조성연 프로듀서는 <신용문객잔>, <황비홍>, <지존무상>의 원빈감독이 무술자문을 맡았다는 점에서부터 극사실적인 액션과 400년 전 조선에 대한 고증을 비롯한 <청풍명월>의 자랑거리들을 하나씩 전한다. 조재현은 김보경의 무술솜씨가 “장만옥도 놀랬을 정도”라며 상대 배우를 추어주고, 김의석 감독은 여섯 번째로 만든 영화인 <청풍명월>이 전작 5편을 다 합한 것보다 더 힘들었다고 마치 투정처럼 감개무량함을 전했다.

피의 시대를 관통한 두 남자의 우정의 스토리 <청풍명월>은 7월 16일 개봉한다. 상영 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오고간 질문과 답변들을 아래 간추려 소개.

Q: 감독에게 묻는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과 아쉬운 점은?
김의석 감독: 조재현씨가 스승의 머리를 베는 장면에서 보여준 명연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최민수와 조재현이 함께 한 라스트씬도 둘 사이의 흐르는 느낌이 대단히 만족스럽다. 그 장면을 찍는 과정 자체가 한 편의 영화였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아쉬운 점은 해외 로케 대신 우리 나라의 풍광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싶다는 게 당초 포부였는데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

Q: 주연인 조재현이 꼽는 아쉬운 장면은 어느 부분?
조재현: 스승의 목을 베는 장면. 이유는 모르겠고, 그냥 아쉽다. 이야기해두고 싶은 것은 만약 내게 최민수씨 역할이 맡겨졌으면 아마도 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이다. 한 가지만 바라보는, 마치 신과 같은 역할은 좀더 나중에나 하고 싶다. 내가 연기한 규엽의 경우 나약하고 인간적인 면들도 함께 가지고 있어 그것이 애처로우면서도 마음에 들었다.

Q: 개봉 전까지 특별히 다시 다듬을 부분이 있는가?
김의석 감독: 사실 일정이 촉박하게 잡혀 후반작업이 덜 된 부분이 있다. 손댄다면 라스트씬. 좀 더 강조할 수 있을 것 같다.

Q: 기존 사극과 비교해 <청풍명월>이 가지고 있는 차별성은?
김의석 감독: 어릴 때부터 중국이나 홍콩의 칼싸움 영화들, 일본 사무라이 영화들에서 보아온 칼의 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가지게 된 의문이 “왜 우리한테는 이런 영화가 없을까”라는 것. 우리가 사는 장소, 우리의 이야기들을 화면에 담아내고 싶었다. 역사적 사실 뿐 아니라 현대의 문화들. <청풍명월>을 통해 사극은 칙칙하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Q: 배우들에게 묻는다. 촬영중 가장 힘들다고 느꼈던 장면은?
김보경: 4개월의 연습기간도 그렇고, 무술을 비롯 체력싸움을 요하는 장면이 많았다. 이거 장난이 아니다 싶더라.
조재현: 칼을 사용하는 액션은 처음 도전한다. 오늘 보면서도―물론 편집의 힘이 크지만(웃음)―내가 칼싸움을 잘하는 것처럼 보여 기분 좋았다. 참, 스턴트맨을 거의 쓰지 않았다는 사실도 말해두고 싶다.

Q: 또다른 주연인 최민수에 대해.
김의석: 원래 검도를 열심히 해온 배우고, 칼을 유난히 좋아한다. 집에 진검 6자루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다루는 솜씨도 뛰어나 더할 나위 없는 적역이었다고 생각한다.

Q: 목이 날아가는 장면을 비롯해 끔찍한 부분도 많은데.
김의석 감독: 처음부터 잔인함을 위한 잔인함은 배격하자는 게 모토였다. 반정의 냉혹함을 묘사하기 위해, 혹은 극적인 긴장감을 위해 필요한 부분만 최소한으로 담아냈다. 자극이나 오락으로써가 아니라 진실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취재: 임지은
촬영: 이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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