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가보다 빠른, 수사반장보다 유능한 '홍반장' 언론시사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 2004년 2월 25일 수요일 | 임지은 기자 이메일


짱가보다 빠른, 수사반장보다 유능한 그 남자의 직함은 동네반장. 그래서 어려운 일 생길 때마다 슈퍼맨보다 먼저 그를 찾는 동네 사람들에게 남자는 본명보다 '홍반장'으로 더 익숙하다. 엄정화, 김주혁의 코믹멜로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제작 제니스엔터테인먼트)이 오늘(2월 24일) 대한극장에서 언론시사를 가졌다.

눈길을 잡아끈 제목에 더해 <엑스 파일>을 능청스럽게 패러디한 예고편은 그간 <....홍반장>에 대한 궁금증, 혹은 수상쩍음을 증폭시켜온 요인. 도중에 몇 번은 족히 쉬어가야 할 듯한 숨가쁘게 긴 제목이지만 아쉽게도(?)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 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에 한 글자 차이로 뒤져 아차상에 머물렀다. 상영에 앞서 눈이 시리게 화사한 붉은 드레스 차림의 엄정화를 위시한 배우들과 강석범 감독이 무대에 올라 인사를 건넸다. <...홍반장>은 <튜브>의 현장편집을 맡았던 신인 강석범 감독의 데뷔작으로 시나리오도 감독이 직접 썼다.

홧김에 내민 사표가 만류 한 번 없이 초고속으로 수리돼 버리는 바람에 때아닌 실업자 신세가 된 치과의사 윤혜진(엄정화)은 그 길로 한 조용한 어촌마을에 병원을 개업한다. 그리고 내려온 첫날부터 바람같이 나타나 간섭하는 동네 반장 홍두식(김주혁). 그 이후 공사장에 가도, 편의점에 가도, 심지어 짜장면을 배달시켜도 어디에나 그 남자는 있다. 처음에는 귀찮기만 했지만 '홍반장 올마이티'의 칭호를 하사해도 무리 없을 듯한 유능함과 무뚝뚝한 가운데 배어 나오는 자상함이 깐깐한 여자 혜진의 마음을 스르르 녹아들게 한다. 짜식 꽤 괜찮아보여서 친구 먹자고 하긴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게 아닌 것 같다. "너 나 좋아하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도 보지만 돌아오는 건 심플하기 그지없는 한 마디. "짜증나."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설렘에 당황하는 혜진 앞에 마을의 스타 홍반장의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한다.

"코믹보다 재미있는 멜로"라는 호언장담이 무색하지 않게, 비호감 치과의사와 정체불명 동네반장의 훈훈한 로맨스를 응시하는 내내 객석에는 잦은 웃음이 터져 나온다. 아닌 게 아니라 <... 홍반장>은 의심의 여지없는 적역캐스팅 김주혁의 매력과 함께 억지 없이 깔끔한 유머가 매력인 영화. X파일보다 오묘한 그 남자의 'H 파일'은 3월 12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상영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 내용은 아래 간추려 소개한다.


Q: 캐릭터 소개를 부탁한다.
김주혁: 뭔가 특별한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사실 홍반장은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다. 동네 사람들의 손에 키워졌고, 그들을 누구보다 사랑하기 때문에 보답하는 뜻으로 눈에 보이는 일은 뭐든 열심히 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
엄정화: 내가 연기한 윤혜진은 똑똑하고 자신감이 있지만 허점도 많은, 그러니까 보통 여성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참다운 사랑을 알아볼 수 있는 마음과 눈을 소유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랄까. 덧붙여 감독님 캐릭터는 재미있으십니다(웃음).

Q: X파일의 멀더와 스컬리를 패러디한 예고편이 인상적이던데.
강석범 감독: 아, 그건 기획실에 전적으로 일임했다. 난 구경만 했고(웃음).

Q: 어떤 영화가 만들고 싶었는가.
강석범 감독: 잔잔하면서도 입가에 웃음을 머금을 수 있는 영화. <튜브>의 현장편집을 맡았었는데, 워낙 스케일 방대하고 요란한 영화를 하다보니 작은 영화가 그리워지더라.

Q: 촬영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김주혁: 육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건 수영복 입고 등장하는 장면. 참 키스씬에서 엄정화씨가 자꾸 NG를 내는 바람에 뽀뽀를 계속해야 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엄정화: 여자가 먼저 키스하는 씬이라 경험이 없다보니 그런 것뿐이다(일동 웃음). 근데 왜들 웃으시지. 특별히 사건이 있었다기보다는 매일 매일이 즐거웠던 촬영이었다.

Q: 엄정화, 김주혁 두 배우는 <싱글즈> 이후 다시 한 번 뭉친 셈이다.
김주혁: 실은 <싱글즈>에선 같이 촬영하는 장면이 없었지만 원래 서로 알던 사이라 연기하기 편했다. 워낙 밝은 사람이라 허물없이 지낼 수 있었고, 힘이 많이 되어줬다.
엄정화: (김주혁씨는) 첫 인상과 다르게 익살맞은 면이 많아서 쉬는 시간에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단점이라면 너무 혼자만 노는 경향이 있어 누나랑 놀아주지 않았다는 것(웃음).
김주혁: 촬영하는 동안 펜션에 묵었는데, 밤에 누나를 부르면 왠지 기분이 이상할 것 같기도 하고, 또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것 같기도 해서 늘 혼자 시체놀이를 했던 거다. 아까 영화 속 수영복 씬의 불필요한 '덩어리'들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은근슬쩍 변명).

Q: 홍반장 캐릭터 최고의 미스터리인 문제의 '3년 간'이 끝내 미궁으로 남았다. 결국 그는 그 동안 뭘 한 건가?
강석범 감독: 여운으로 남겨 두겠다.
김주혁: 사실은 바로 그 3년간이 홍반장이 전달하는 메시지다. 사람들 사이에선 그가 그 동안 뭔가 대단한 일을 했을 거라는 소문이 돌지만, 사실은 다른 마을에서 지붕을 칠했다던지, 그런 식으로 변함없는 삶을 살고 있었겠지.

Q: 주인공의 모델이 있는가?
강석범 감독: 있고, 실제로 홍씨다.

Q: "결혼은 미친 짓이라더라"는 엄정화의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강석범 감독: 그건 100퍼센트 엄정화가 생각해 낸 애드립이고,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인용하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돼 그대로 가기로 했다.

취재: 임지은
촬영: 이기성, 유지인

(총 1명 참여)
js7keien
흥미로운 초반부, 하지만 뒷심이 부족했음은 자인해야지?   
2006-10-06 18:23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