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을 넘긴 당신이라면 아마도 아련하게나마 기억하실게다. 붙었다 하면 지고, 쳤다 하면 아웃으로 고배를 마셔야만 했던 1982년 원년 프로야구 꼴찌팀 ‘삼미 슈퍼스타즈’를. 그리고 꼴찌를 밥 먹듯 하던 이 팀에는 감사용이라는 패전처리 전문 좌완투수가 있었고, 그는 단 1승 15패 1세이브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그라운드를 떠나야만 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감사용 이 투수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불러내 제작한 <슈퍼스타 감사용(제작:싸이더스)>이 오늘 6일 서울극장에서 언론에 첫 공개됐다.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답게 시사장에는 신화적인 존재로 남아 있는 박철순 장효조 김소식 등 야구인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고, 무대 인사 역시 이례적으로 토탈 16명의 배우가 올라 이채로운 풍경을 연출했다.

감사용 선수로 분한 이범수는 “감사용 선수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고, 이에 화답하듯 감사용 선수는 “나의 일대기를 그린 감독과 연기해준 배우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감사용의 어머니로 등장한 김수미는 “1등이 돼야만 한다는 강박에 눌려 사는 현대인에게 귀감이 될 만한 영화”라 말해 <슈퍼스타 감사용>의 메시지를 단적으로 전했다.

약육강식의 법칙만이 통하고 2등도 여지없이 스러지기 마련인 냉혹한 이 세계에서 자신의 꿈을 달성하고자 쉼 없이 노력한 한 야구 선수의 이야기를 그린 <슈퍼스타 감사용>은....

무엇보다 큰 욕심을 버린 채 오바하지 않고 애틋하면서도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착실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인 ‘슈퍼스타 감사용’처럼 말이다. 꼴찌이지만 우리네와 다를 바 없는 그이기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범수 윤진서의 <슈퍼스타 감사용>은 9월 17일 개봉예정이다.

취재: 서대원 기자
촬영; 이기성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