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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어땠어요? ‘혈의 누’ 언론시사회
강렬한 임펙트를 선사한 한국형 스릴러 <혈의 누> 기자시사 | 2005년 4월 22일 금요일 | 최동규 기자 이메일

황사로 뿌옇게 흐린 하늘처럼 그저 사극이라는 것과 연쇄 살인을 수사하는 조선시대의 수사관의 이야기라는 것 외에 잘 알려진 것 없던 차승원 주연의 <혈의 누>의 기자시사가 21일 오후 4시 서울 극장에서 열렸다.

영화의 특성상 블라인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일반 시사회가 없고 또한 언론을 위한 시사회도 단 한번뿐인 이유로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들이 몰려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이로 인해 시사회는 주최측이 600여 석이 넘는 자리를 마련했으나 모자라 통로에서 2시간 넘게 관람하는 상황까지 생겨났다. 행사 시작 2시간여부터 극장에 도착한 취재진들과 평론가들은 장르의 특성상 많은 인원이 몰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의외라며 삼삼오오 모여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무대인사가 시작되자 자리를 한 <번지 점프를 하다>의 김대승 감독은 “영화사 대표가 정장 입지 말고 편한 복장을 하라고 했는데 함께 고생한 동료에 대한 그리고 자리를 찾아주신 분들께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정장을 입었다. 이것이 나의 마음이다.”고 첫인사를 했다. 하지만 바로 옆에서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있던 차승원은 감독의 인사말에 놀란 눈을 하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옷을 가리키는 유머를 선보였다. 또한 “장르의 특성상 공개 되지 않아야 할 부분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 잘 써주세요.”라는 간단한 인사로 마쳤으며 박용우와 지성은 작품에 참여하고 열심히 찍어서 후회 없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시사가 시작되면서 극중 긴장에 상당히 조용한 분위기를 보였으나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화면에 펼쳐지는 다소 잔혹한 장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탄성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평소 진행되던 4충 로비가 아닌 서울 극장의 가장 적은 관인 12관에서 진행되었는데 예상 밖으로 모인 취재진 때문에 협소한 간담회장은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북적거렸다.

간단한 포토타임 뒤에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재미있는 현상이 있었다. 바로 많은 취재진들이 모인 관계로 매체의 특성에 따라 질문의 방향이 크게 갈렸다는 것이다. 영화의 특성 때문인지 혹은 예상 밖의 평가 때문인지 영화에 대한 감독과의 뜨거운 논쟁과 질문이 쏟아진 반면 배우를 중심으로 한 영화의 비하인드스토리와 소감을 묻는 질문들이 다른 한 주류를 이뤘다.

감독은 오랜만의 활동에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 동안 쉰 것은 아니다. 단지 여러 가지를 벌여봤는데 모두 잘 안돼서 고생을 좀 했다. 이렇게 다시 현장에 서게되어 기쁘다.”고 밝히며 “이 영화는 좋은 영화사에서 기획되어 나온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직접 쓴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의 능력을 최대한 담으려 노력했다. 또 <혈의 누>가 반전 영화나 범인이 누구냐가 중요한 영화는 아니다. 그렇지만 돈을 내고 볼 관객들을 위해 기자 분들이 수위 조절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비록 영화는 상업영화지만 감독과 배우들의 감정을 넣으려 했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했다. 차승원은 영화를 마친 소감과 자신의 연기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나는 같은 편이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못하다. 그리고 영화는 만족스럽다. 나의 연기는 여기서 내 입으로 말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하겠다.”고 말하며 영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박용우는 “이런 자리가 처음이다. 뜨거운 취재 열기가 놀랍다.”며 영화를 공개한 소감을 밝혔다. 지성은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다. 이 작품을 할 때 드라마를 함께 하고 있었다. 그래서 죄송했고 더욱 잘하려고 노력 했는데 마치고 나니 정말 나 자신이 아쉽다.”고 말하며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이날 간담회는 상당히 긴 시간 진행 되었는데 감독의 색깔 보다는 너무 기획되어 상업 영화가 아닌가, 헐리우드 영화의 스타일을 빌려온 부분이있지 않은가,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등 기본적인 질문 외에도 영화의 메시지와 연출의도, 배역들의 조율과 미술, 기타 심도 있는 질문들까지 기사에 담기 벅찰 정도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진지한 이야기가 오가면서 감독의 연출력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감독은 “많은 부분이 준비한 측과 연기자, 스태프들의 잘못이 아닌 연출의 부족이며 감독의 탓이다. 솔직히 부족한 부분도 많고 스스로도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를 표현하고 제작하고 완성된 상태에서는 이것이 최선이고 가장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감독으로서의 아쉬움은 있지만 영화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며 강한 어조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특히 마지막 인사말로 “사실 기대를 많이 하고 왔는데 반응들이 썩 좋지 않은 것 같아 서운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하다.”며 다소 의기 소침한 모습을 보이자 한 기자가 다른 취재진들을 대신해 “관심이 있고 영화가 좋기 때문에 논쟁도 되고 질타와 격려도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영화가 아니었으면 질문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을 던졌다. 간담회가 끝나자 취재진들은 박수로 감독과 배우들을 격려하며 마무리했다. 이날 재미있었던 것은 차승원의 간담회 후 모습으로 일일이 간담회장을 빠져 나온 기자들을 찾아 다니며 영화의 소감과 그 밖의 여러 가지 것들을 이야기 나누는 모습에서 프로다운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모습으로 찾아온 <혈의 누>는 다소 과격한 영상과 파격적인 표현들이 관객들의 이성을 자극하며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들추는 메시지 강한 작품으로 일체의 시사회 없이 5월 4일 제1일째 날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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