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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느끼는 슬픈 공포 ‘가발’ 촬영현장
2005년 5월 9일 월요일 | 최동규 기자 이메일

많은 것이 비밀스러운 색다른 공포 영화 <가발>의 촬영현장 공개가 5월 8일 어버이날 파주 아트 서비스 세트장에서 있었다.

보도자료 하나 마련되지 않아 기자들 사이에서도 도대체 어떤 작품인지 입소문으로만 돌았던 터라 기자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았다. 처음 공개된 보도 자료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지는 않았으며 간단한 제작 의도와 시놉시스 그리고 배우와 감독의 프로필 정도였다. 도착한 현장은 여느 촬영장이 그렇듯 약간의 기다림이 있은 후에 본격적인 취재가 진행 되었다. 장소의 협소함으로 인해 약 30여명이 참석한 촬영현장은 적은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북적거렸다.

보통 세트에서 촬영을 하는 경우 배우들이 있는 곳은 상당히 밝은 편이지만 그 외의 구역은 칠흑 같은 어둠이 갈려있다. 특히 공포영화의 촬영장은 그 분위기로나 여러 가지 상황들이 상당히 공포스럽다. <가발>의 촬영현장은 특히나 그랬다. 미로처럼 얽혀 있는 어두운 진입로를 따라 들어간 곳은 영화 속 주인공 자매가 사용하는 작은 거실 겸 주방으로 사용하는 세트로 주연 배우 세 명이 모이는 몇 장면 안 되는 장면 중 한 씬을 촬영 중이였다. 그리 큰 장면도 아니고 배우들도 별 무리 없이 쉽게 진행 이 되었다. 하지만 세트 밖의 어두운 공간에 작은 백열전구 불빛 하나에 의지해 스토리 보드를 유심히 뚫어져라 바라보던 감독은 계속해서 재촬영을 지시했다.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배우들을 불러 모니터를 확인 시킬 때도 큰소리 한번 내지 않고 지적도 해주지 않았다. 배우들 스스로 느끼고 스스로 수정되기를 바라는 듯 보였다. 배우들이 세트로 올라가기 전 감독은 한마디 말로 모든 상황을 이해 시켰다. ‘서로 무엇인가 바라지 말고 그냥 일상 적인 모습을 하면 된다.’고... 이때 감독의 뒤에서 모니터를 주시하던 기자들은 한마디씩 했다. ‘그게 젤 어려운거 아냐?’라고 말이다.

그리 많은 시간이나 분량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영화의 스타일이나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알 수 있었던 현장이었다. 약 1시간의 공개를 마치고 가진 간담회에선 연출을 맡은 원신연 감독과 남자 주인공 기석 역을 맡은 문수가 미리와 여자 배우들을 기다렸다. 두 여배우들은 초췌했던 분장을 지우고 다시 메이크업을 하고 오느라 약 15분 정도 지체되기도 했다. 기다림이 길어지자 문수는 여배우들을 대신해 재롱을 떨겠다며 들국화의 ‘축복합니다.’를 즉석 개사해 불렀으며 취재진들은 박수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촬영용이 아닌 개인용 가발을 쓰고 온 채민서와 유선은 친자매처럼 밝은 웃음을 읽지 않으며 영화에 대한 자신들의 소신을 분명하게 밝혔다. 당초 채민서에게만 질문이 몰릴 것으로 생각했던 예상과는 달리 감독을 비롯하여 배우들에게 고른 질문들이 나왔으며 특히 감독에게 과연 어떤 스타일의 공포 영화인지?, <가발>이 추구하는 공포의 스타일과 비주얼에 대해 많은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감독은 “그저 놀래고 끔찍한 공포가아니라. 마음속 가슴속으로 느낄 수 있는 슬픈 공포를 만들고 싶다. 비주얼이야 공포영화에는 중요한 요소이며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빛깔은 가발 빛이다.”라는 말로 지금까지의 공포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느낌의 공포를 추구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백혈병 치료 때문에 머리가 모두 빠져버린 동생을 위해 언니가 가발을 구해오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을 보여주고 풀어나갈 <가발>은 현재 70%이상 촬영을 마친 상태로 5월 말경에 크랭크 업을 한 후 후반 작업을 거쳐 8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취재: 최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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