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귀향>은 올레티비에서 어떻게 '성폭행 영화'가 됐을까
2017년 1월 16일 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사진 출처: 위OO씨
사진 출처: 위OO씨
위OO씨는 지난 11일(수) 밤 올레티비에서 영화 멜리사 맥카시가 출연하는 <스파이>(2015) 를 찾아보기 위해 초성 ㅅㅍ를 연이어 눌렀다가 두 눈을 의심했다. 연관 검색어로 '성폭행 영화'라는 문구가 떴기 때문이다. 위씨를 더욱 경악하게 한 건 해당 연관 검색어를 클릭했을 때 뜨는 585개의 관련 영화 목록에 <귀향>(2015)이 올라 있었다는 점이다. 조정래 감독의 <귀향>은 우리나라 최초로 일본 위안부 문제를 영화화 한 작품이다. 위씨는 13일(금) 새벽 다시 한 번 같은 상황을 확인한 후 해당 장면을 스마트폰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 유명 페이지에 제보했다.

◆ 자동완성 문구 관리 미비
'성폭행 영화'라는 연관 검색어는 어떻게 형성 된 것일까. 올레티비는 무비스트와의 통화에서 “초성 검색과정에서 ‘성폭행 영화’라는 연관검색어가 표시된 것은 단순히 ‘자동완성’기능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올레티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영화 검색란에 ‘성폭행 영화’라는 문구를 여러 번 입력했기 때문에 초성 ㅅㅍ를 연이어 누르기만 해도 해당 문구가 자동으로 완성됐다는 의미다. 자동완성이 제공되는 연관 검색어는 “인기도, 텍스트 일치도, 최신순 등 여러가지” 기준으로 선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 기업을 자칭하고 있는 KT가 ‘성폭행 영화’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직접 운영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관련 카테고리를 운영했다는 일각의 보도를 반박했다. 다만 “검색어 관리에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책임을 느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한 상태”라고 말했다. 올레티비는 위OO씨의 제보가 이루어진 13일 즉시 ‘성폭행 영화’라는 연관검색어를 삭제하고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 정교하지 못한 영화 추천 알고리즘
정교하지 못한 올레티비의 영화 추천 알고리즘도 문제였다. ‘성폭행 영화’라는 문구가 아무리 자동완성 기능에 의해 제공됐다고 하더라도, 그 문구를 클릭했을 때 <귀향>이라는 영화가 검색 결과에 포함되는 건 올레티비가 자체 개발한 영화 추천 알고리즘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올레티비는 “그간 두 단어 이상 검색 할 경우, 어느 한 단어라도 해당하는 콘텐츠를 모두 검색결과로 표시하는 ‘OR 방식’을 채택해왔다”고 해명했다. ‘성폭행 영화’를 검색 할 경우, ‘성폭행’과 ‘영화’ 둘 중 한 단어만 포함되는 경우도 검색 결과에 노출되도록 검색 시스템이 설정 되어있었다는 뜻이다. 확인 결과 문제 상황이 발생했던 당시 <귀향>은 ‘영화_귀향’이라는 이름으로 검색 결과에 올라있었다. 같은 이유로 ‘남심을 저격하는 전쟁영화’라는 이름으로 정의 돼있는 <신기전>, ‘뮤지컬 영화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정의 돼있는 <맘마미아> 등의 영화도 검색 결과에 함께 포함됐다. 모두 ‘영화’라는 공통적인 검색어를 포함하고 있는 작품이다.

◆철저한 검색어 관리와 정교한 영화 추천 알고리즘이 해답
IPTV사업자는 TV방송과 영화 등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인만큼, 자신들이 운영하는 플랫폼에 입력되는 수많은 검색어들을 제대로 관리 할 의무가 있다. ‘성폭행 영화’처럼 도덕과 상식에 비추어 봤을 때 부적절한 검색어가 자동으로 완성되는 경우가 있다면 해당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적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영화’라는 특정 단어가 겹친다는 이유로 관련 없는 작품들이 ‘성폭행 영화’라는 검색 결과에 함께 노출되는 것 역시 보완해야 할 문제다. 보다 정교한 영화 추천 알고리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올레티비는 무비스트와의 통화에서 “성폭행, 성폭력 등 금칙어를 검색할 시 조회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보완 할 예정이며, 검색 방식 역시 어느 한 쪽 단어만 포함되어도 검색되는 ‘OR 방식’ 대신 두 단어 모두 해당되는 영화만 검색되는 ‘AND 방식’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 한마디
올레티비,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신경 쓰시길


2017년 1월 16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pgot@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0 )
1

 

1 | 2 | 3 | 4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