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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감정 진폭을 아우르기엔 2% 부족한 영화
하우스 오브 디 | 2008년 12월 15일 월요일 | 박정환 객원기자 이메일


곪은 상처에서 고름을 짜내지 않으면 저절로 낫기보다는 냄새 풍기는 고약한 종기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 사람 역시 마음의 상처를 입었으되 이를 적절한 시기에 치유하지 못한다면 그 트라우마로 인해 성인기 이후라도 대인관계에 있어 악영향을 끼치기 쉽다. 이 영화는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넘어가는 13살 질풍노도의 시기에 겪은 마음의 트라우마로 인해 현재 프랑스인 아내와 아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톰 워셔(데이비드 듀코브니)가 아들의 생일밤 아내에게 본인의 13살 당시의 아픔을 밤새도록 고백하는 플래시백을 통해 스토리가 진행된다.

<엑스 파일>로 스타덤에 오른 데이비드 듀코브니가 감독, 각본, 공동 주연이라는 1인 3역을 해내는 이번 영화엔 로빈 윌리엄스의 친딸 젤다 윌리엄스가 아버지와 같이 출연한다. 젤다 윌리엄스가 현재는 성숙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지만 영화 속에선 풋풋한 소녀시절 모습으로 출연한다(이에 대해 관람객이 고개를 갸우뚱하기 쉽지만 이 영화는 4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임을 감안하시길). 데이비드 듀코브니의 아내였던(현재는 두 사람이 파경) 테아 레오니는 어린 시절 토미의 어머니로 출연한다.

영화는 톰의 13살 시절인 토미(안톤 옐친)와 41살 정신발달지체 장애우 파파스(로빈 윌리엄스)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주축으로 여러 캐릭터들이 주인공과의 인물 관계를 곁가지처럼 구축해나간다. - 토미가 흠모하는 여학생 멜리사(젤다 윌리엄스)와의 로맨스, 남편을 잃고 진정제로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엄마 워셔 부인과 돈독해져가는 모자간의 애정, 그리니치 빌리지 구치소에 수감된 레이디 버나뎃(에리카 바두)과의 멘토링( Mentoring)이라는 세 개의 가지. 레이디 버나뎃과 토미의 멘토링 관계는 토미의 데이트 조언 뿐만 아니라 어린 토미가 감당하기 힘든, 익숙한 것과 떠날 것을 권유하는 성장통(成長痛)의 통과의례적 요소도 내포하기에 토미에게 있어선 파파스와의 관계 못잖은 중요한 관계다.

이 영화는 <시네마 천국>(1988)에서 알프레도와 토토의 관계, <굿 윌 헌팅>(1997)에서 윌과 숀의 관계와 일정 부분 오버랩 된다. 앞서 열거한 영화들의 캐릭터가 구축하는 돈돈한 인간관계는 토미와 파파스의 관계와 일정 부분 들어맞으며 토미에게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요구하는 버나뎃의 차가운 면모는 <시네마 천국>에서 알프레도의 시퀀스와 매치한다. 이들 영화와의 차이점도 있는데 앞서 열거한 두 영화 속 캐릭터들은 익숙한 장소와 지인들과의 결별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진출하여 성공하거나 혹은 보다 나은 자아발달단계의 확립을 구축하고 떠난다는, 발달론적 과제 수행의 요소를 지닌다. 하나 토미는 뉴욕을 떠나 새로운 삶을 개척함에도 불구하고 13살 당시의 경험을 정신적으로 승화해내지 못하고 현재 아내와 아들과의 부조화적 인간관계 구축이라는, 신천지 진출을 통해서도 해결받지 못하는 트라우마를 갖게 된다. 그리고 톰의 이런 당시 아픔은 그가 아내에게 자신의 과거사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귀향(歸鄕)을 통해 치유가 이뤄진다.

영문학에서 익히 보아온 바보 파파스와의 우정, 죄수 버나뎃과의 멘토링 관계라는 두 축을 통해 관객에게 성장담을 통한 감정 진폭의 확장을 꾀하고자 했으나 이 부분에 있어 영화는 일부 실패한 듯 보인다. 우정과 멘토 관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어설프게 잡으려기 보단 두 가지 중 한 관계만 역량을 집중해서 다뤘어야 했다. 아픈 기억을 환기하고 고백함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시퀀스는 트라우마 극복이라는, 동일 영역의 <사랑과 추억>(1991) 같은 치밀한 연출을 해내지 못하는 단순함을 나타낸다. 그와 더불어 익숙한 것과의 이별은 존속살해라는 극단의 영역과 꼭 맞닿았어야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파파스라는 캐릭터는 순진무구함과 경박함(멜리사의 집에서 파파스의 대사를 보라)을 자유자재로 왕래함으로 일관성을 상실한다.

6일 만에 이 영화의 각본을 탈고해서일까. 현실로 다시 회귀하는 영화 후반부에서 트라우마 극복과 우정, 멘토링과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이들 모두를 영화 한 편에 응집하려 한 데이비드 듀코브니의 열정은 높이 살 만하지만 못내 아쉬운 영화다.

*멘토링이란?
지식 혹은 특정 기술의 전달 같은 영역이 아니라 삶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성 혹은 이에 관한 지혜를 일대일로 조언 지도해주는 관계를 지칭한다.

2008년 12월 15일 월요일 | 글_박정환 객원기자(무비스트)




-로빈 윌리엄스의 영화는 한 편도 빼먹지 않고 보았던 관객
-스크린 속에서 나타나는 우정에 관심 많은 관객
-평소 성희롱에 민감한 관객
-영화 선택의 요소에 있어 오락성을 우선시하는 관객
12 )
kisemo
잘봤어요~   
2010-04-22 16:55
kimshbb
그쎄요 보는 관점이..   
2009-01-08 14:27
kki1110
우정과 멘토.. 역시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죠..
(결국 사람들은 소년은 자라서 멀더요원이 되었다고 말하죠.. 풉~)
나름 무언가를 남겨주려고 했는데 영화가 끝나서 가져간건 허무뿐이였죠.. 글 감사합니다.

- 이슬반병   
2009-01-08 01:13
taijilej
로빈 윌리엄스가 좋기 때문에 보고싶네요.   
2009-01-07 21:09
hsh0101
생각보다 평이 별로네요... 지루한 영화인가..   
2009-01-07 14:05
mvgirl
평이 좋지 않네요   
2008-12-21 17:51
justjpk
생각보다 별론가 봐..ㅠㅠ   
2008-12-17 16:56
theone777
망했군..   
2008-12-17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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