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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빈 디젤 ‘옵화’가 돌아왔다. 그것도 시리즈 4편으로.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 | 2009년 4월 1일 수요일 | 하성태 이메일


개과천선과는 도무지 거리가 먼 녀석들이 돌아왔다. 영화의 오프닝, 경찰에게 쫓기는 신분이기에 도미니카 공화국 고속도로에서 유조차틀 탈취하고 있는 도미닉(빈 디젤)과 레티(미셀 로드리게즈) 일당이 바로 그 녀석들이다. FBI 브라이언은 어떤가. 여전히 범죄 조직을 쫓으면서 스피드의 짜릿한 쾌감을 끊지 못하는 브라이언(폴 워커) 또한 8년 전 바로 그 녀석이다. 1편의 오프닝을 연상시키는 유조차 탈취 장면으로 시작하는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은 이렇게 1편을 계승한 작품임을 공공연히 한다. 21세기 들어 제목을 달리하며 질기게도 살아남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새로운 4편이 귀환했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밀레니엄은 그야말로 눈과 귀가 호강했던 한 때였다. 2000년 <식스티 세컨즈>, 2001년 <드리븐>과 <분노의 질주>가 연이어 개봉하면서 진일보한 카레이싱 장면들을 알현할 수 있는 호사스러운 시기였다. 그 중 <분노의 질주>는 범죄영화의 플롯을 가져온 니콜라스 케이지의 <식스티 세컨즈>나 스포츠 영화를 표방한 실베스타 스텔론의 <드리븐> 보다 곱절은 더 단순명쾌한 오락영화였다. 잠복경찰과 범죄자의 우정을 녹여내긴 했지만, 실상 이 정도의 나른한 플롯은 카레이싱 장면을 전시하기 위한 사족에 불과했다. <분노의 질주>는 그렇게 범인들은 범접하지 못하는 ‘스피드’의 쾌감을 청춘의 동의어로 포장했다. 그러자 거대한 스크린의 환영이 주는 대리만족에 열광한 미국의 10대들은 이 영화를 누구도 예상 못한 흥행작으로 만들어줬다.

물론 1편의 최대 수혜자는 빈 디젤이었다. 그 전까지는 <에이리언 2020>의 괴물과도 같은 범우주적인 범죄자 역할로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터였다. 하지만 <분노의 질주>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트리풀 X>와 <디아블로>, <리딕-헬리온 최후의 빛> 그리고 <바빌론 A.D>까지 할리우드의 차세대 근육질 액션 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반면 <타임 라인>이나 <블루 스톰> 등 고만고만한 작품에서 액션 연기를 펼치던 폴 워커는 올해 서른일곱으로 6살이나 많은 빈 디젤과 달리 액션영화의 주인공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온 듯 보였다. 어쨌거나 1편부터 시리즈의 제작을 담당한 닐 H. 모리치는 분명 빈 디젤과 폴 워커를 다시 불러들일 절박한 상황에 봉착했을 것이다. 이미 거물이 된 빈 디젤이 2, 3편을 고사하는 사이 시리즈의 수익은 줄어만 갔고, 특히나 캐스팅을 모조리 바꾸고 일본으로 날아갔던 3편 <분노의 질주: 도쿄 드리프트>는 미국에서 1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익을 거둬들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모리치를 위시한 제작진이 <원티드>의 각본가 크리스 모건에게 주문한 것이 바로 과거로 돌아갈 것.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할리우드에서 과연 불가능 한 일이 존재하던가? 그래서 <분노의 질주: 오리지널>은 1편에서 도미닉과 브라이언이 헤어진 뒤 5년 후의 시점으로 시계를 되돌려 놓았다.

그리하여 4편에서 내놓은 새로운 테마는 복수다. 범법자 생활을 계속하며 경찰에 쫓기던 도미닉의 반쪽 레티가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FBI로 승격해 여전히 범죄조직을 쫓고 있던 브라이언과 도미닉은 1편의 본거지 LA에서 재회한다(2편은 마이애미, 3편은 도쿄가 배경이다). 또 다시 잠복이 시작되고, 몇 번의 카레이싱과 몇 번의 액션 장면을 거쳐 이들이 복수에 성공한다는 것은 당연한 수순. 그 와중에 1편에서 브라이언과 눈이 맞았던 도미닉의 동생 미아(<패털티>와 <D.E.B.S>, <텍사스 전기톱 살인>의 몸매 좋은 아가씨 조다나 브루스터)와 재회하게 된다.

사실 <분노의 질주: 오리지널>을 기대하는 이는 두 부류로 나뉜다. 1편부터 꾸준히 소화해 온 충성도 높은 팬들과 주말 멀티플렉스에서 데이트용 무비로 애인을 설득해 액션 영화를 볼 남성관객들. 다행인 것은 언제나 기본은 하는 빈 디젤의 액션이 녹슬지 않았다는 것. 게다가 전편들보다 확연히 큰 스케일이 늘어난 빈 디젤의 몸 값 만큼의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1편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기대하지는 마시길. 사실 어느 누가 3천만 달러를 들여 전세계에서 2억 달러의 수익을 뽑은 1편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다크 나이트>가 사상 최대의 수익을 올려버린 지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편의 법칙은 여전히 힘이 세다.

2009년 4월 1일 수요일 | 글_하성태(무비스트)




-빈 디젤의 액션영화가 한국에서도 기본은 하지 않았던가?
-자동차 마니아라면 ‘쌔끈한’ 명차들의 질주에 몸이 근질근질할 텐데.
-<스피드 레이서>를 나름 악몽으로 기억하고 있다면, 안심하시라.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한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는 사실.
-‘The Fast and the Furious’란 원제와 기이한 한국 제목이 여전히 불만인 당신
-왜 이 영화의 제작비는 대외비인거야?
19 )
kisemo
잘봤습니다   
2010-04-07 17:24
nada356
잘 읽었어요.   
2009-12-07 21:25
mckkw
자동차 마니아라면 ‘쌔끈한’ 명차들의 질주에 몸이 근질근질할 텐데.   
2009-06-30 18:54
bjmaximus
<스피드 레이서>,완전 악몽이었다.끔찍했을 정도로..ㅋㅋ   
2009-04-09 09:58
bjmaximus
빈 디젤의 액션 영화가 한국에서 흥행한 건 <트리플 엑스>뿐이고,제작비 8천 5백만 달러라고 나왔어요.   
2009-04-08 08:29
kwyok11
작품성이 너무 낮네요   
2009-04-08 08:18
hyosinkim
평이 그저그런..   
2009-04-07 22:48
bjmaximus
평이 생각보다 짜네요.   
2009-04-0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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