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안내! 아이디어는 기발하나 조화롭진 못 하구나
킬미 | 2009년 11월 2일 월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사실 그동안 <킬미>를 잊고 있었다. 2007년 제작 소식을 들었지만, 그 뒤로 개봉 얘기는 쑥 들어가 버렸다. 할 때가 됐는데 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잊혀졌다. 그랬던 <킬미>가 2년이 지난 뒤에야 개봉을 했다. 타이밍도 애매한 것이 시사회가 주연 여배우 강혜정의 결혼식 날 열렸다. 제작사나 배급사가 공을 들이는 작품은 아니다 하더라도, 뭔가 대충 구색만 맞추는 듯한 어색한 시사회와 개봉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하다.

현준(신현준)은 에이전시에 소속된 전문 킬러다.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탓에 킬러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고, 공식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일들을 해결하며 살고 있다. 그러다가 자고 있는 남자를 죽여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어쩐지 일이 너무 간단하다 싶었는데, 죽이기 직전에 그가 여자이고 자살을 위해 자신을 고용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자친구에게 버림받아 죽음을 선택한 진영(강혜정)의 사연을 듣게 된 현준. 처음에는 자신을 우롱했다고 화를 냈지만, 결국 진영에게 끌리는 감정을 감추지 못한다. 어색한 데이트를 한 뒤에도 크고 작은 사건으로 자주 만나게 되는 둘. 그런 와중에 현준은 에이전시로부터 버림을 받고, 진영은 자신을 버린 남자친구의 결혼식장을 찾아가 깽판을 친다.

<킬미>는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영화다. 영상원 출신인 양종현 감독은 어느 날 길을 걷다가 건물 위에서 누군가 자신을 조준하고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영화를 시작했다. 그리고 특유의 유머감각을 섞어 장르를 규명할 수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킬러라는 직업과 자신이 죽여야 하는 대상을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는 언뜻 상투적인 내용을 연상하게 하지만, 영화는 사채업자와 술독에 빠져 사는 킬러의 엄마, 킬러 에이전시와 정치 조폭 등 여러 요소를 끌어들여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에피소드가 아무리 많아도 그것들의 정렬 방식이 좋지 않으면 관객의 동의를 얻기는 어렵다. 이야기는 난무하지만 그 흐름에는 집중할 수 없게 된다.

<킬미>의 최대 단점은, 감독 스스로도 밝힌 것과 같이, 신인 감독의 과욕이 부른 완결성의 부재다. 스릴러적인 설정에 로맨스, 코믹, 드라마, 액션 등 너무 많은 것들을 접목시키려고 했던 시도는 결국 어느 하나도 말끔하게 소화하는 못하고 어정쩡하게 마무리되고 만다. 뭔가 모자라고 수다스러운 킬러와 지속적으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여자라는 캐릭터에만 집중해, 이야기가 그들의 성향이나 행동반경을 넘어서지 못한다. 아이디어가 캐릭터를 넘어서지 못하고 그 안에서 생성되고 소멸된다. 신인감독이 범하는 대표적인 실수 가운데 하나가 이런 경우다. 기발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는 있지만, 그 아이디어를 이야기적으로 풀어내는 데에는 미흡하다. 게다가 정형화되지 않겠다는 의식적인 욕심도 탈장르를 넘어서 어떠한 형태로 규명하기 애매한 결과물을 내놓기도 한다.

그렇다고 <킬미>가 신인감독의 과욕으로 완전히 이상한 영화가 됐다는 건 아니다. 영화의 만듦새 자체는 거칠어졌지만, 독특한 유머와 낯선 상황들이 웃음을 준다. 뻔한 대사나 억지스러운 몸 개그로 손발이 오그라들게 하지는 않으니, 기존의 코미디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긴 한다. 또 조연급 출연진들의 캐릭터를 잘 잡아 반복적인 웃음을 주는 기술은 탁월하다. 하지만 그런 웃음이 강약 조절이 유연하지 않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시사회 이후 <킬미>는 <달콤, 살벌한 연인>과 비교되곤 했다. 두 영화 모두 통속적인 관계와 상황을, 독특한 대사와 기발한 전개를 통해 낯설고 색다른 이야기로 만들어낸 영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킬미>는 전제되는 상황 자체가 특수하다. 독특하고 기발한 코드에만 과도하게 집착하는 영화는 결국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에 시간이 걸린다. 아니면 아예 형성하지 못할 수도 있고.

2009년 11월 2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코미디라는 요소에 집중한다면 웃을 여지는 많다
-신현준, 강혜정이라는 배우 자체의 캐릭터가 많이 녹아 있다
-기존과는 다른 조폭 똘마니들, 재미있다
-너무 많은 요소가 정리되지 않은 채로 널려있다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의 나열, 이야기 전개보단 보여주기에 급급
-캐릭터들이 너무 독특하면 이질감만 커진다
(총 23명 참여)
kisemo
잘봤어요   
2010-03-12 19:52
cipul3049
강혜정 자꾸 건질거없는 영화에만 출연하고있다는....   
2010-02-18 20:45
scallove2
잘봣습니당   
2010-02-05 22:13
nada356
늦게 개봉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군.   
2009-12-02 18:25
mvgirl
신현준, 강혜정의 언발란스   
2009-11-12 23:44
skdltm333
평점이 썩 좋지는 않은...   
2009-11-12 18:30
kokosha
진짜 강혜정은 특이한듯!
원래 그런건지.. 너무 귀여워요!!ㅋㅋ   
2009-11-09 04:13
kooshu
흠 왠지   
2009-11-0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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