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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지독한 멜로의 늪에 빠지다
뉴문 | 2009년 12월 1일 화요일 | 하정민 이메일


생사를 넘나들며 뱀파이어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와의 사랑을 지켰지만 그의 종족이 되는 데는 실패(?)한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 현재 그녀의 가장 큰 고민은 영원불멸의 존재인 그와 달리 자신은 하루하루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아름다운 그와 늙은 자신이 함께 있는 악몽을 꾸기도 수차례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더 이상 벨라가 자신의 종족 때문에 위험에 처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 에드워드는 그녀를 떠난다. 절망한 벨라는 에드워드의 환영이라도 보기 위해 위험에 몸을 던진다. 벨라를 짝사랑하던 제이콥(테일러 로트너)은 홀로 남겨진 그녀를 보살핀다. 하지만 그에게도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제이콥의 비밀을 알고 혼란스러워하는 벨라에게 에드워드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트와일라잇>을 봤거나 신드롬을 간접적으로 목격한 관객이라면 이제 알 것이다. 스테파니 메이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뱀파이어물이 아니라 할리퀸 로맨스 뺨치는 로맨스 소설이라는 것을 말이다. 뱀파이어가 주인공이지만 시리즈는 뱀파이어 종족의 역사라든지 세계관이라든지 하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뱀파이어들은 보통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 정도로만 그려진다. ‘송곳니가 없다’ ‘햇빛을 받으면 피부가 다이아몬드처럼 빛난다’ 하는 나름의 독창적인 시각 또한 이들의 외모를 찬양하기 위한 설정에 불과하다. 시리즈가 주목하는 것은 오로지 계급차이와 성적욕망을 뛰어넘는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이다. 그것도 끈적끈적하고 음험한 어른들의 사랑이 아니라 10대들의 순수하고 신비로운 첫사랑이다. 10대 소년, 소녀와 뱀파이어들은 최초로 접한 이성과 욕망사이의 갈림길에서 혼돈을 겪는다. 이런 떨림을 공유할 수 있다면 <트와일라잇>시리즈는 가슴 저릿한 로맨스물이 될 터이고 떨림이 손발이 오그라드는 현상으로 이어진다면 이 시리즈는 최악의 장르물로 기억될 것이다. 첫 번째로 영화화된 <트와일라잇>(2008)은 원작의 이런 무드를 고스란히 가져옴과 동시에 장르물의 매력을 되살려 원작에 호감을 가진 10대 독자들은 물론 성인 여성들의 환호성까지 이끌어냈다.

속편 <뉴문>은 이런 1편의 기조를 더욱 극대화 한다. 하지만 2편이 1편만큼 트왈러(<트와일라잇>시리즈의 광팬을 지칭하는 용어)들 이외의 관객도 사로잡을 지는 의문이다. <뉴문>은 성공한 영화의 속편이 늘 그렇듯이 더 화려한 볼거리를 위한 장치들을 곳곳에 배치한다. 늑대인간과 뱀파이어 왕족이라는 독특한 캐릭터의 수만큼 늘어난 액션 신에서 시리즈는 판타지 블록버스터로서의 자리매김을 하려는 야심을 드러내 보인다. 하지만 정작 영화의 야심이 두드러진 부분은 로맨스다. 1편의 성공요인이 무엇이었는지를 너무도 잘 아는 영화는 우직할 정도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고통스러워하는 벨라와 에드워드의 감정을 깊이 파고든다.

<뉴문>의 첫 장에 등장하는 것은 수업시간에 에드워드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대사를 암송하는 장면이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이 전하는 운명의 안타까움이나 비극의 정조는 <뉴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배한다. 그 정서가 얼마나 짙고 무거운지 벨라와 에드워드의 절절함은 드라마는 물론 제작진이 2편의 히든카드라고 자평했을 법한 액션 신(사실 여타 판타지 영화들에 비하면 조악하기 그지없는)들마저 집어삼킨다. 두 주인공뿐만이 아니라 스크린 밖 관객의 감정까지 증폭시키기 위해 툭하면 등장하는 슬로우 모션과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은 영화 전체를 늘어지게 만든다. 맥락 없는 감정 남발의 최대 희생자는 뱀파이어도 홀릴만한 퀸카에서 최악의 어장 관리녀로 신분 하강한 벨라나 절반도 안 되는 출연분량 내내 인상만 쓰고 등장하는 에드워드가 아니라 2편의 엄연한 주인공 늑대인간 ‘제이콥’이다. 그가 영화에서 하는 것이라곤 질투에 휩싸여 눈을 부라리거나 식스팩이 선명한 복근을 드러내는 것뿐이다. 그 과정에서 1편이 각색과정에서 고군분투해 되살린 장르적 매력이나 학원물의 풋풋한 감성은 조금씩 희석된다.

사실 <뉴문>에 대한 이런 비판은 또 다른 감정의 낭비일지도 모른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애초에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였던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 시리즈 같은 판타지 물을 염두에 두고 쓰여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교 종목을 뱀파이어 물로 한정지어도 마찬가지다. 관객이 2시간동안 예쁜 뱀파이어 소년과 인간 소녀의 간질간질한 로맨스에 취할 수 있었다면 영화는 자신의 의무를 다한 것이다. 이 또한 영화의 또 다른 감상법일 것이다. 시리즈의 가볍지만 달콤한 마력이 10대 소녀에게만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은 <뉴문>이 북미 개봉 첫날 <다크나이트>(2008)의 오프닝 기록을 깬 것으로 재증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면 인간 소녀와 뱀파이어 소년의 사랑이라는 더없이 영화적인 소재가 그 이상 나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일 것이다

2009년 12월 1일 화요일 | 글_하정민(무비스트)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즐긴다면 <트와일라잇>은 더없이 매혹적인 멜로물.
-A고의 얼짱이냐 B고의 얼짱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벨라에게 ‘닥빙’
-소녀뿐 아니라 누나들의 완소남 리스트에 올라 마땅한 테일러 로트너의 매력.
-‘짐승남’ 늑대소년들의 영화 의상은 반바지 한 벌 뿐. 이들이 떼로 등장하는 장면은 이 영화 최고의 스펙터클이다.
-어쩌면 남녀를 차별하는 영화.
-상황과 대사의 오글거림 지수는 전편보다 높다.
-아무리 원작에 충실했다지만 전 세계 최고의 섹시가이 로버트 패틴슨의 비중을 줄인 것은 무리수.
-‘짐승남’ 제이콥이냐 ‘냉미남’ 에드워드냐에 따라 별점 두 개는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에드워드의 미모를 위해 고난이도의 투명화장법 도입이 시급하다.
-티가 나도 너무 나는 늑대인간 CG 기술. <황금나침반>을 연출한 그 감독 맞아?
-다코타 패닝의 ‘안습’ 출연 분량.
30 )
mckkw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즐긴다면 <트와일라잇>은 더없이 매혹적인 멜로물.   
2010-07-08 15:17
bjmaximus
로버트 패틴슨은 주연에서 조연이 됐네.   
2010-03-08 17:45
kisemo
잘봤어요   
2010-03-07 10:39
scallove2
잘봣습니당   
2010-02-05 21:26
minam3030
대박   
2010-01-05 11:34
naredfoxx
ㅇㅇ 이 영화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좋을 수도 별루 일 수도 있는 듯.
벨라는 꼬이는 남자마다 사람이 아니넹... ㅋ   
2010-01-01 17:20
ritschl
전편보다는 못해지만 나름 괜찮았습니다.   
2009-12-29 00:17
jun150
1편이 훨 나은 트왈라잇   
2009-12-0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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