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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갈등? 그저 순진무구한 동심에 관하여 (오락성 5 작품성 5)
량강도 아이들 | 2011년 3월 16일 수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개봉하기까지 무려 8년, 오랜 산고 끝에 빛을 보는 <량강도 아이들>은 제목만 보더라도 북한을 소재로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념의 차이에서 오는 거부감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크리스마스를 모르는 북한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에 초점을 맞춘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은 정치적 이념의 잣대를 드리울 수 없을 정도다. 북의 가난한 현실을 비추기는 하지만, 그런 삶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들의 삶은 이념의 장벽을 뛰어넘는다.

량강도에서 홀어머니와 몸이 아픈 동생과 함께 사는 종수(김환영)는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부자다. 어느 날, 학교에서 “겉보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평양 여행을 가지 못한 종수는 우연히 크리스마스 때 남한에서 보내준 로봇 장난감과 멜로디 카드, 산타 옷을 발견한다. 친구들은 신기한 로봇 장난감을 보기 위해 야단법석을 떨고, 마을은 일대 소란이 벌어진다. 종수에게 관심이 쏠리는 걸 못마땅하게 여기는 도식(신민규)은 마을 보위부장(경찰서장)인 아버지의 힘을 빌려 로봇을 뺏으려 한고, 보위부는 로봇 장난감이 남한에서 온 것이라 확신하며 종수와 친구들을 추궁한다.

<량강도 아이들>은 오로지 아이들의 순진무구함에 기댄다. 계란 하나에도 ‘우와’를 외치며 좋아하는 아이들은 움직이는 로봇 장난감만으로도 모두 행복해한다.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몸이 아픈 친구를 위해 자기 것을 나눠주는 그들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따뜻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요즘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아이들의 순수함은 이념적 갈등까지 멀리 날려 보낸다. 북한 사투리를 유창하게 하는 아역들의 연기도 재미를 더한다.

반면 가난과 슬픔을 친구와 가족들의 사랑으로 이겨낸다는 다소 전형적인 이야기는 아쉬움을 남긴다. 남한과 북한의 이념적 차이를 부각시키는 진부함에서는 벗어났지만, 각기 다른 아이들의 소소한 일상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점철되기에는 그 이음새가 너무 헐겁다. 다만, 국내 아동영화 제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은 실정에서 어렵게 개봉까지 성사된 점은 반갑다.

2011년 3월 16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북한 마을의 모습과 아역들의 연기가 꽤나 사실적.
-순수한 동심은 이념의 장벽을 무너뜨리네.
-아동 영화라고 하지만 너무 전형적인 이야기.
-제목만 보면, 북한 영화로 오해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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