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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잠식해버리는 아름다운 영상미 (오락성 6 작품성 6)
푸른소금 | 2011년 8월 30일 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조직을 떠나 요리사를 꿈꾸는 두헌(송강호)은 요리학원에서 세빈(신세경)을 만난다. 그는 자신에게 차갑다 못해 당돌하기까지 한 세빈에게 ‘급우’라는 호칭을 부르며 친근감을 표한다. 사실 세빈은 빚을 갚기 위해 두헌을 감시하게 된 전직 사격 선수. 두헌은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빈과 가까워진다. 세빈 또한 두헌의 따뜻한 마음에 감시자의 본분을 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세빈은 두헌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게 되고, 다시 한 번 총을 잡게 된다.

<그대안의 블루> <시월애> 등 다수의 작품에서 아름다운 영상미를 선보였던 이현승 감독. <푸른소금>은 그가 11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장편 영화다. 강산도 변할 만큼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감독의 영상미는 그대로다. 하늘과 바다의 푸른 빛깔이 넘실거리는 영상은 감독의 작품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처음 접한 이들에게는 신선함을 줄 정도다. 두 시간동안 펼쳐지는 푸른 영상의 향연은 영화의 장점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영상의 매력을 따르지 못한다. 먼저 두헌과 세빈이 나누는 감정이 모호하다. 사랑이라 하기엔 뭔가 모자라고, 연민이라 하기엔 너무 과하다. 기자간담회에서 감독은 다양한 남녀 관계를 그리고 싶었다는 말로 연출의도를 밝혔지만, 정작 모호한 관계 속에 두 캐릭터는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한다. 인물들의 감정 또한 직설화법이 아닌 은유적 대사로 표현하다보니 이들의 관계가 더욱더 명확해 지지 못한다. 여기에 느와르와 멜로 장르의 접합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이야기의 힘이 한 번 더 꺾인다. 결국 아름다운 영상이 이야기를 잠식해 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다만 송강호의 연기는 영화의 소금 같은 존재로 각인된다. 때로는 이웃집 아저씨의 편안함이, 때로는 조직 보스의 아우라가 표출되며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다. 세빈과의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이 확실하게 표현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지만, 여타 조연들과의 호흡은 잘 맞춰나간다. 특히 천정명과 나누는 코믹한 대화 장면은 유쾌한 재미를 준다. 송강호가 없었다면 소금기 없는 심심한 영화가 될 뻔했다.

2011년 8월 30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시월애> 이후 이현승 감독의 장편 영화를 고대하고 기대했던 분들.
-실제 23살 나이차를 극복하고 파트너로 공연한 송강호와 신세경의 호흡이 궁금해.
- CF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가 시선을 사로잡네.
-은유적인 대사호 감정을 표현하는 대사 때문에 오글거릴 수도.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세경이가 그립다면 이 영화는 pass~
-영상보단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관객들에게는 아쉬움만 쌓이네.
4 )
ogml27
영화속의 영상~~~자연을 접하긴 어려운 현대인들에겐 영화속의 영상이 아주 깊은 인상을 줍니다. 물론 예외인 사람도 있겠지만 전 너~어무 너~어무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별로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무릎쓰고 보고싶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2011-09-04 19:54
cdhunter
신세경은 연기도 이미지도 색깔도 없었다.
차라리 곽지민이나 김옥빈(송강호와 <박쥐>도 함께 했기에 더 묘한 느낌일 수도)을 캐스팅 했다면 더 잘 어울리고, 몰입이 잘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2011-09-03 02:33
ldk209
영상을 잠식해버리는 빈 이야기가 아니구요????   
2011-09-02 00:05
maya3416
절대적인 공감이다! 이영화는 자칫 영상만 아름다운 졸작이 될뻔 했지만 송강우가 살렸다!   
2011-08-3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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