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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에게 보내는 마지막 러브레터 (오락성 6 작품성 7)
은교 | 2012년 4월 25일 수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국민시인 이적요(박해일). 하지만 하루하루 힘없이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집 앞마당에서 자고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한다. 소녀의 이름은 은교(김고은). 이적요는 점점 열여섯 소녀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그와 동시에 죽어있던 욕망이 고개를 든다. 그의 제자 서지우(김무열)는 스승과 은교 사이의 관계를 의심, 행여 은교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적요에게 해가 될까 노심초사한다. 그러 던 중 서지우는 ‘은교’라는 제목의 원고지 뭉치를 우연히 발견한다.

청춘을 그리워하는 노시인의 마지막 러브레터라고나 할까. 박범신 작가의 동명 원작을 영화로 옮긴 <은교>는 젊음을 갈구하는 노인의 일장춘몽을 그린 작품이다. 이적요의 볼품없는 몸뚱이와 힘없는 성기가 생기를 잃어버린 그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런 그에게 은교는 한 줄기 빛이요, 행복이자, 삶의 쾌락이다. 이적요는 싱그럽다 못해 관능미 넘치는 소녀를 탐한다. 오직 글로서만. 자신의 달콤한 꿈이 깨질까 두려워 좀처럼 속마음을 내보이지 않는 이적요의 순정은 그 울림이 크다.

하지만 삼각관계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특히 이적요와 서지우의 관계는 탈고가 덜 된 원고를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읽히지 않는다. 서지우가 왜 이들을 질투하는지에 대한 동기 부여가 부족하다. 스승의 대한 존경과 재능에 대한 갈망만으로 질투와 미움이 생겨났다는 것은 다소 억지스럽다. 김무열의 연기가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해일 또한 70대 노인 역을 무난히 연기하는 편이지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 마냥 감정 전달에 미흡함을 노출한다. 두 배우 사이에서 빛나는 건 신예 김고은. 순수한 소녀였다가 섹슈얼한 여성으로 돌변, 거기다 따뜻한 엄마의 품까지 느끼게 한다. 그의 연기는 <사랑니>의 정유미 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남긴다.

분명 <은교>는 원작만큼 짜임새 있는 관계도를 형성하지 못한다. 그러나 사랑을 얻지 못해 좌절하는 인간 군상을 치밀하게 그린 정지우 감독의 연출력은 힘이 있다. 젊음을 향한 이적요의 한없는 동경, 그로 인해 발화되는 욕망의 꿈틀거림 그리고 현실이란 벽에 부딪혀 눈물을 머금는 순간까지 세세하게 담아낸다. 느리지만 촘촘하게 쌓여가는 이 감정들은 파국으로 치달으며 극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비록 <은교>가 <해피엔드> <사랑니>의 완성도를 뛰어넘지 못하지만, 정지우 감독의 장점을 고스란히 이어가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2012년 4월 25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올해의 발견. 김고은 주목!
-그 누구보다 사랑의 외로움을 잘 그려내는 정지우 감독의 연출력.
-강도 높은 노출과 베드신, 볼거리 충족.
-원작팬들에게는 다소 심심할 듯.
-김무열의 연기, 빛을 발하지 못한다.
-세 인물의 관계도,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
5 )
leesh1909
생각보다 스토리구성도 있고, 너무 선정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그냥 홀딱벗고 마는 영화보단 좋았다. 박해일의 연기가 많이 어색하긴 했지만.. ㅋ   
2012-05-23 15:46
mullan4
정적으로 흘러가도 시종일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영화가 있다. 은교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2012-05-16 12:25
day_dream
기대 이상이었어요~~
색다른 영화였어요..   
2012-05-04 19:42
ehwlsdl2
은교 예고편에서 너무 선정적인 쪽으로만 광고를 해서 그렇지 실제로 보면 그렇게 선정적이지도 않고 그 선정적인 부분마저도 아름답게 느껴지더라구요 70대 노인의 사랑이라.. 별로 재미없을거란 제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게한 영화였습니다 보고나서 계속 여운이 남더라구요 슬프고...영화보고 잘 안우는데 몰입을 너무 했나봐요 70대노인의 순수한사랑 정말 슬프고 아름다웠습니다 좋은영화였어요^^   
2012-05-04 16:33
chs933
은교는 이적요작가의 목마름이자 동경이다....마지막장면에서 눈물 한방울이 모든걸 대변해주네요...   
2012-04-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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