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죽음을 이기지 못한 사랑
키스드 | 2000년 6월 26일 월요일 | 김지영 기자 이메일

네크로필리아 (necrophilia) : (necro) 죽음, 시체 + (philia) 집착 . 즉 '시체 애호증'이란 뜻을 지니고 있는 단어.

영화 [키스드]의 주인공은 젊은 여인이다. 그런데 이 여인은 네크로필리아에 빠져있다. 아니, 젊은 여인이 시체 애호증에 빠져 있다니.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이 엽기적이고 다소 매력적인 설정에 상상의 나래를 펼칠 것이다. 장르는 호러나 스릴러 쯤. 젊은 여인에 의한 연쇄살인 정도는 기본으로 등장할 것이고, 화면 곳곳은 피가 흥건할 것 이고... 그러나 속단은 금물. [키스드]는 시체 애호증이라는 충분히 엽기적인 소재를 '그다지' 엽기적이지는 않게 그저 조금 독특한 취향의 로맨스로 풀어나가고 있다.

주인공인 여인. 어렸을 적부터 죽은 동물의 시체에 각별한 애정을 느끼고, 성장해서는 젊은 남자의 시체를 사랑한다. 이 여인이 왜 이렇게 죽은 것에 대해 애정을 느끼고 집착하는지는 영화 어디에서도 설명되지 않는다. '정상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사랑 방식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네크로필리아'라는 단어의 어원을 살펴본다면 이 기이한 사랑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necro에는 '시체'라는 의미 외에도 '추억' '잊혀진 사람'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네크로필리아에 빠진 여인을 시체 애호증 환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잊혀진 사람들을 사랑하고, 집착하는 사람으로 해석한다면 아마도 이 여인의 집착이란 것이 무조건 괴이한 것은 아닐 것이다.

주인공이 사랑한-과연 이것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것은 죽음 그 자체였을까? 아니면 죽어있는 육신이었을까? 그녀가 '살아있는' 젊은 남자와 사랑-이것은 사랑임에 분명해 보인다-에 빠진 점으로 미루어 보아 후자에 가까운 듯 보인다. 그러나 살아있는 이 남자는 계속해서 '죽은 몸'을 끊임없이 원하는 여자의 부족한 사랑을 메꾸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여자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육체적인 부분을 빼놓고는 완성할 수 없었고, 그 육체적인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죽음'은 필요조건 이었다. 그러나 상대편이 이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자신의 삶을 포기해야만 한다는 아이러니. 여기에서 어긋난 사랑의 비극은 비롯된 것이다.

3 )
ejin4rang
인상적이다   
2008-11-12 09:43
ljs9466
기대되는 영화!!   
2008-01-14 15:31
rudesunny
기대됩니다.   
2008-01-14 13:50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