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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유쾌한 신신(新神)세계라니! (오락성 7 작품성 9)
이웃집에 신이 산다 | 2015년 12월 17일 목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감독: 자코 반 도마엘
배우: 브누와 포엘부르드, 까뜨린느 드뇌브, 욜랜드 모로, 프랑수아 다미앙, 필리 그로인
장르: 판타지,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시간: 115분
개봉: 12월 24일

시놉시스

“신은 브뤼셀에 존재해요. 개망나니죠.” ‘신’(브누와 포엘부르드)의 딸 ‘에아’(필리 그로인).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인 신을 증오한다. 항상 서재에 쳐박혀서 피조물인 인간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입구도, 출구도 없는 신의 아파트에서 ‘에아’는 신을 경멸한 나머지 역겹다 말한다. 화가 난 신은 ‘에아’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에아’는 가출을 결심한다. 그러나 그냥 나갈 수는 없다. ‘에아’는 휴대폰을 지닌 모든 인간에게 남은 수명을 발송해 신에게 복수하고, 오빠인 ‘예수’의 도움을 받아 ‘세탁기’를 통해 인간계로 떠난다. 덕분에 인간계는 혼란에 빠지고, ‘에아’는 혼란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신약성서를 다시 쓸 6명의 사도를 찾아 나선다.

간단평

동서고금 막론하고 ‘신’은 인간의 단골 소재다. 호메로스는 물론이거니와 플라톤, 공자, 장자, 무함마드, 현대에 이르러서도 온갖 종교인과 예술인들까지 ‘신’을 말한다. 부르는 방법도 다양하다. 서구에서는 기독교 세계관에 따라 ‘하나님’이라 부른다면 한국에서는 ‘천지신명’, ‘옥황상제’라 부르고, 이슬람에서는 ‘알라’라고 부른다. 즉, 인간은 인격신이든 자연으로 묘사하든 항상 ‘신’을 궁금히 여겨왔다는 것이다.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 벨기에의 거장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이 만든 ‘신신(新神) 세계관’이다. 세계는 괴짜 신이 만든 것이고, 세계의 부조리는 괴짜 신의 악취미일 뿐이란 상상은 ‘하나님’에 대한 ‘인간다운 복수’다. 그는 신의 악취미로부터 벗어하기 위해서는 죽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신이 인간을 고통과 죽음으로 길들이고 있으므로 진정 자유롭고 싶다면 죽음을 인정하고 자기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신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인간의 자유나 주체성을 제시하는 건 그닥 참신한 철학도, 세계관도 아니다. 또한 지극히 서구적 신에 대한 서구적 해결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딱딱한 철학서나 어려운 예술영화가 아닌 방식으로 풀어내기에 이 영화는 그야말로 수작이다. 인간 존재를 탐구한 뤽 베송의 <루시>도, 신을 탐구한 리들리 스콧의 <프로메테우스>도 대중적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위트는 더욱 두드러진다. <브루스 올 마이티>보다 진일보한 신에 대한 철학은 관객의 뇌를 깨우며, 사랑스러운 장면 구성은 눈을 즐겁게 한다. 세계의 부조리에 화가 나 신문 보기가 싫어진 이들, 기독교 신의 위선이 지긋지긋해진 이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이웃집에 신이 살게 되길 바랄 것이다. 2015년 시체스영화제 최우수유럽영화상 수상작이다.

2015년 12월 17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기독교 신의 부조리에 환멸을 느낀다면.
-크리스마스를 맞아 로맨스는 싫고, 판타지도 싫은데 웃긴 영화 보고 싶다면.
-신은 고상하고 근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청소년 관람불가라서 야한 영화 기대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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