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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슬’ 오멸 감독의 우직한 세월호 추모 (오락성 5 작품성 6)
눈꺼풀 | 2018년 4월 2일 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오멸
배우: 문석범, 성민철, 이상희, 강희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85분
개봉: 4월 12일

시놉시스
죽은 자들이 마지막으로 들른다는 섬 미륵도에 사는 노인(문석범)은 손수 절구에 쌀을 빻아 떡을 만든다. 죽은 이들의 마지막 가는 길에 그 떡을 먹이고 이승에 남겨진 이들의 마음을 전한다. 어느 날 젊은 선생(이상희)과 학생 두 명이 미륵도에 찾아오자 안타까운 마음에 떡을 지어 먹이려 하지만, 불청객인 쥐가 찾아 들어 노인의 절구가 깨지고 우물물까지 썩고 마는데…

간단평
참선 도중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기 위해 제 눈꺼풀을 도려냈다는 달마대사 이야기로 시작 하는 <눈꺼풀>은 오멸 감독이 자기만의 우직한 화법으로 세월호의 비극을 추모하는 작품이다. 불안할 정도로 넘실대는 파도가 위협적이면서도 쓸쓸하게 느껴지는 미륵도에서 노인은 손수 떡을 짓는다. 저승으로 가는 젊은 선생과 학생 두 명을 마주한 그는 큰 사건이 벌어졌음을 직감하지만, 불청객 쥐 때문에 떡을 지어줄 수 없어 고통스러워한다. 서사는 이게 전부다. 특정한 이야기보다는 이미지와 소리에 의지해 세월호 이후 고통스러웠던 누군가의 감정을 전하는데 몰두한다. 달팽이, 뱀, 지네, 쥐의 움직임을 한참 바라보고, 불안하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와 절구에 떡 찧는 소리가 반복된다. 여러 시청각 상징을 유추하다 보면 ‘눈꺼풀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비극을 바라본다’는 감독의 진심에 젖어 들어갈 만하다. 다만, 영상 호흡은 긴 반면 서사와 대사가 거의 없고 상징 또한 다소 거친 데가 있어 누군가는 그저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게 될 여지도 분명 있는 작품이다.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2012)로 제주 4.3을 기억하고 추모했던 오멸 감독이 2014년 소규모의 스태프와 함께 무인도에 들어가 촬영했다. 4년 만에 개봉한다.

2018년 4월 2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로 존재감 각인한 오멸 감독의 세월호 추모작
-상업영화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롱테이크, 바다와 산… 긴 호흡에 몸을 맡겨 보길
-때로는 백 마디의 대사보다 단 하나의 장면이 더 큰 메시지를 준다고 믿는 분
-대사도 거의 없고, 있어도 알아듣기 불분명… 특정한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여러 상징을 각자 유추하며 관람해야 하는 작품, 불친절하다고 느낀다면
-독립영화 특유의 우직한 정서, 멋있지만 편히 즐기기엔 부담스럽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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