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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기억이 삶을 비추는 빛이 되는 순간, 한숨과 안도 (오락성 6 작품성 7)
작은 빛 | 2020년 1월 23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조민재
배우: 곽진무, 변중희, 김현, 신문성
장르: 가족,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90분
개봉: 1월 23일

간단평

<작은 빛>은 기억을 잃을지도 모를 뇌수술을 앞둔 남자 ‘진무’가 (곽진무)가 자신의 가족을 차례로 방문해 그들의 모습을 캠코더에 담으며 아버지의 기억과 마주하는 드라마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인지 극영화인지 초반 구분이 애매할 정도의 극사실적인 얼굴로 훅 치고 들어온다. 소주 광고 포스터와 오래된 액자가 나란히 걸린 얼룩진 벽지, 한쪽이 떨어져 나간 듯 비틀린 작은 싱크대 문짝, 천장에 매달린 형광등과 늘어진 줄 등 마치 옛 드라마에서 볼 법한 빈곤한 풍경과 배우인지 일반인인지 구분하기 힘든 낯선 인물들이 특히 그렇다.

영화는 ‘진무’의 여정을 따라간다. 그가 가장 먼저 찾아간 이는 엄마 ‘숙녀’(변중희)다. 취학 연령이 된 딸 ‘현’(김현)에게 호적을 마련해주기 위해 급히 결혼한 후 ‘진무’를 낳는다. 평생 남편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던 엄마는 ‘진무’의 존재만이 남편에게 단 하나 고마운 점이란다. 쑥스럽게 아들을 향해 애정을 표하는 엄마의 모습을 담은 후 진무는 형을 찾아가 함께 술 한잔 기울인다. 돌싱인 누나를 찾아가 남자의 손길이 필요했던 살림을 뚝딱뚝딱 고쳐준다. 형은 엄마를 누나는 형을 캠코더 속 영상으로 만나며 과거 속으로 시선을 던진다. <작은 빛>은 그렇게 발목 잡던, 삶의 멍에처럼 무겁기만 했던 기억이 삶을 비추는 작은 빛으로 화하는 순간을 전하며 한숨과 안도를 남긴다.

서울독립영화제(2018), 무주산골영화제(2018), 광주독립영화제(2019) 등에서 주목받은 조민재 감독의 데뷔작으로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진무의 첫 방문지이자 극 중 핵심 공간인 엄마의 작고 남루한, 세월의 흔적 역력한 좁은 집은 조민재 감독 외할머니의 집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2020년 1월 23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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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메기> 등 웰메이드 독립영화로 영화 보는 즐거움 풍성했던 2019년, 그 느낌을 2020년에도 이어가고 싶다면, <작은 빛>은 어떨지
-직면할 엄두가 나지 않아 마음속에 켜켜이 쌓아 놓은 이야기가 있다면, 꺼내 볼 용기를 받을 수도 + 이복, 동복, 의붓 등등 가족 형태를 지닌 분이라며 좀 더 몰두할 수도
-직장 생활을 정리한 퇴직금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젊은 조민재 감독, 치열한 노력과 애정과 뚝심이 영화 곳곳에 묻어난다는
-근사한 영상과 현실에서 보기 힘든 멋진 비주얼의 배우를 보는 맛으로 영화를 보는 건데? 이런 당신이라면
-독립영화를 볼 때, 참신한 발상과 상상력과 새로운 시도를 특히 높이 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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