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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혁명가는 오늘날에도 필요하다 (오락성 6 작품성 7)
제비 | 2023년 4월 13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이송희일
배우: 윤박, 장희령, 유인수, 박소진, 우지현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37분
개봉: 4월 12일

간단평
1983년, ‘은숙’(장희령)은 동료이자 연인인 ‘제비’(윤박)와 함께 독재정권 타도 시위에 앞장선다. 난데없이 군대에 끌려간 학우가 의문의 죽임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절, ‘현수’(유인수)는 군대 징집을 피하고자 시위 중 다친 다리를 더욱 악화시킨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엄혹한 시기에도 꿈을 꾸던 이들은 절대 잡히지 않는다는 제비가 체포된 후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망연자실해진다.

엄마 ‘은숙’(박미연)이 홀연히 사라졌다, 아들 ‘호연’(우지현)은 엄마가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훌쩍 떠났다가 곧 돌아올 거로 기대했으나 엄마의 행방이 묘연하다. 자신이 쓴 일곱 번째 책 ‘제비’의 출간 기념회에서 맨발로 뛰쳐나간 엄마, 무엇이 누가 그녀를 거리로 내달리게 했을까. 1983년 정의를 향해 뜨겁게 항거했던 청춘의 기록을, 영화 <제비>는 40여 년이 흐른 시점에서 그 자식 세대로 하여금 한꺼풀 한꺼풀 베일을 벗기며 진실에 다가가게 한다. 고문과 회유가 만연하고 동지와 프락치가 혼재하던 폭력적인 시대를 고발하는 동시에 오늘의 현실은 어떤지 되짚는다. 과거를 망각 속에 흘려보낸 채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 ‘속물’이 돼 가고 있는 건 아닌지, 꿈을 꾸는 혁명가 ‘제비’는 어느덧 말살되진 않았는지 질문한다. 틀에 박힌 민주화 운동 미화나 옹호, ‘제비’라는 존재의 영웅시 같은 직접적이고 직선적인 묘사와 언급과 거리를 둔 점이 영화의 미덕. ‘엄마의 행방을 쫓는 아들’이라는 추리 구도 안에 불안감과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쌓아 올리며 드라마적인 재미를 확보했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송희일 감독이 “과거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말하고 싶었다”고 연출 취지를 밝힌 바 있듯이 <제비>는 잘 짜인 이야기 속에 가열찬 삶을 살았던 젊은 그들을 기억하고 현재의 우리를 둘러볼 것을 뭉근하게 제안한다. 제비와 은숙으로 분한 윤박과 장희령, 아들 호연과 그의 이혼한 아내 은미로 분한 우지현, 박소진 등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편안한 관람을 이끈다.


2023년 4월 13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한 편의 잘 쓴 소설을 읽는 듯한 인상도. 평소 학생운동 관련 소재에 관심 없거나 선호하지 않더라도 ‘이야기’적으로 충분히 흥미롭다는
-정치, 사회적인 색채가 강한 선전적인 영화를 기대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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