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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xth Sense
식스 센스 | 1999년 9월 14일 화요일 | 김도연 이메일

스포일러 경고: 영화 아직 안보신 분들이 더 많은 거 압니다. 글 읽지 마세요. 제 글에서 결말을 안 밝히려고 노력은 했지만 짐작할 수 있을만한 대목이 몇군데 있습니다. 저같이 인터넷을 생각없이 돌아다니다가 미리 결말을 알아버리는 비극을 막읍시다... -_-;

식스센스 아동 심리학자(맞는 용어인가요?)인 말콤 박사(브루스 윌리스)에게 어느날 한 청년이 찾아와 총을 겨눕니다. 옛 환자였던 자신을 제대로 치료해주지 못했다면서요. 그 일로 죄책감을 느끼게 된 말콤은 콜이라는 아이를 치료해주기 위해 애쓰는데, 웬지 사람들을 기피하고 조숙해보이는 콜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영화평을 쓸 때는 누구나 딜레마에 빠집니다. (물론 읽는 사람은 신경도 안쓰는 머저리들도 의외로 많지만요.) 사실 "결말에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언급 자체가 영화의 관람을 방해하는 셈이거든요. 그럼 아니면 아예 언급을 하지 말까요? 그치만 마지막이 가장 인상적인 영화에서 그 부분만 빼고 글을 쓴다는 자체가 또 위선이니, 이것 참 곤란하군요. 그냥 솔직하게(?) 결말 위주로 주절주절 늘어놓아보겠습니다. 하지만 되도록 내용을 쓰지는 않도록 노력해보죠.

"솔직"이야기가 나온김에 쓸데없는 말을 또 하자면, 솔직히 지금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난 평을 써야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시사회장에 조금 늦게 들어간데다가(저는 크레딧 15초만 놓쳐도 그 영화를 제대로 안본거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관람이 아니었거든요. (인터넷의 폐해 중 하나죠. 미국 개봉 즉시 내용을 알 수 있으니 원...) 근데 덕분에 "쇼킹 효과"는 놓쳐버리고 말았지만, 나름대로 더 재미있게 본 것 같기도 합니다. 감독의 속임수를 아는 상태였기 때문에 인물들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었고, 지루하다고 소문난 초반부가 상당히 흥미있게 느껴지더군요. 결말을 숨기기 위한 감독의 절묘한 곡예가, 트루먼 쇼에서 트루먼을 막는 차량들의 행렬만큼이나 정교했기 때문이었죠. 대사나 시선의 타이밍과 절묘한 편집이 정말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속여넘겼던 것을 보면, 한동안 이 영화를 능가할 "깜짝 쇼 영화"는 못나올 것 같습니다.

시놉시스만 보아서는 "머큐리 라이징"의 허접한 심리 스릴러 버전같은 이 영화가, 시사회 한 번 했다구 입소문에 힘입어 1위로 데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결말 덕분이겠죠. 처음 보는 사람들은 "도대체 결말이 뭐길래 그 난리들이야?"라고 보러 가서, 영화 마지막에 충격을 받은 관객들이 "말도 안되, 어딘가 헛점이 있었을꺼야"라며 영화를 다시 보고, 그리고 또 다시 보고....

그러나 그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유주얼 서스펙트"가 단지 깜짝 쇼 때문에 걸작이 아니듯이, "식스 센스"의 매력도 영화의 마지막 릴에만 있는 건 아니죠. 오히려 "관객의 기대를 배신한 매력"은 결말보다는 영화 전체의 분위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류의 영화를 보러오는 사람들은 대개 뻔한 "깜짝 놀라는 장면들"을 생각하지만, 이 영화는 그보다 한 수 높은 수준의 공포를 보여주거든요. 특히 후반부에 몇몇 유령들이 출몰하는 부분의 서서히 고조되는 긴장감들은 일품입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이번 여름에 나온 영화 중에서는 드물게 "감동적인" 영화라는 겁니다. 유령 분장이 너무 실감나서 감동했다...는 당연히 아니구요(^^), 단순히 유령 몇 번 나오다가 마는 영화가 아닌 등장인물들에게 정말로 신경을 쓰게 되는 종류의 영화라는거죠. 특히 거의 마지막 부분의 몇몇 장면들 - 차 안에서 나누는 모자의 대화나 콜이 고통을 극복하기 시작하는 부분들 - 은 거의 잘만든 멜로물을 보는 느낌까지 줍니다.

결말 미리 알면 안된다고 해놓고 주절주절 얘기해댔네요.
저같이 글쓰는 놈들 정말 짜증나죠? (저도 짜증납니다.... )
음, 다른 얘기 좀 해보죠.

이 영화에서 빛나는 부분이라면 역시 인물들간의 "관계"를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일 것입니다. 우선 가장 기억에 남는 토니 콜레뜨는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발버둥치는 아이의 어머니 역을 훌륭하게 해냅니다. "훌륭하게"라는 표현이 맘에 들지는 않지만, 배역의 성격으로 보나 연기력으로 보나 달리 어울리는 말이 없네요.

특히 그녀의 캐릭터가 전형적인 "수퍼 엄마"도, "무능력표 엄마"도 아니라는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아이가 보이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에 보이는 반응이나 주위 사람들의 은근한 무시에 둘러싸이는 장면들은 눈물을 찔끔거리게 만들 정도죠. (참, 이 배우가 바로 "뮤리엘의 결혼"에 나왔던 뮤리엘이랍니다! 믿기지가 않는군요.) 올리비아 윌리암스도 어찌 보면 혼자서 동떨어져 있지만 또 어찌 보면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배역을 무난하게 한 듯 합니다. 하지만 토니 콜레트의 역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조금은 비교가 되는군요.

브루스 윌리스는 우리(근데 누구?)가 생각하는 것보다 괜찮은 배우라는 것을 오랜만에 다시 증명해 보입니다. "펄프 픽션"이나 "식스 센스"같은 영화에 주력하고 "아마게돈" 같은 데 좀 안나온다면 덜 느끼해질 수도 있을텐데 말이죠. 도니 월버그는.... 그나마 "랜섬"에서보다는 인상적입니다. 그치만 저야 NKOTB의 팬이 아니었는데 알게 뭐람. :-P (그러고보면 NKOTB가 New Kids On The Block의 약자라는 걸 아예 잊은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을 듯....?) 참, 영화 중간에 나오는 인도인 의사는 바로 감독 M. Night Shyamalan입니다! 아무래도 이 사람 얼굴을 자주 보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그리고 이 영화의 진정한 스타인 해리 조엘 오스먼트가 있죠. "포레스트 검프"의 검프 Jr.나 "보거스"의 주인공도 그런대로 기억에 남는 역들이었지만, 식스 센스의 콜 시어는 아마 역사에 길이 남는 역이 될 것 같습니다. 불안해하면서도 강단있어보이는 이 친구의 연기는 이미 올 여름 가장 나은 남자 배우로 뽑힐 정도이니까요. (스타워즈의 제이크 로이드만 불쌍하게 된건가요?) 그러고보니 이 친구가 뜨는 바람에 "검프 And Co."의 제작에 다시 발동이 걸리지 않을지? 검프 판권 가진 녀석들 신나겠군요....

식스 센스는 "극장을 들어서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류의" 영화 중 하나입니다. 스타를 내세운 삼류 호러물일 것 같지만 전혀 다른 종류의 영화, 감동적인 스토리와 잘 구성된 고급 호러라는 좀체로 만나기 힘든 두 물줄기가 만난 작품이죠. 그렇지만 포스터를 보고 "브루스 윌리스가 나온 깜짝 깜짝 놀래키는 영화"를 기대하신 분들이라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듯은 합니다. 그런 장면 생각보다는 많이 나오니까요. ^^; 하지만 처음 보는 관객들에게는 초반에서 중반까지의 진행이 좀 지루할 수도 있을겁니다. 마지막까지 보고나면 이 영화를 한 번 더 보고싶을지 아닐지가 결정되겠죠.

p.s. "식스 센스"가 맞는 발음인가요? "식스쓰 센스"가 아닌가? 누구 영어 잘하는 분?

p.p.s. 캐슬린 케네디와 프랭크 마샬이 제작을 맡았더군요. 그걸 까맣게 모르다니.. 오프닝 크레딧을 못 본게 죄죠. 하여간 스필버그 생각이 안날 수가 없습니다. 혹시 감독도 스필버그의 영향을 받은게 아닐까요? 혼자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 유사 부자 관계.....

9 )
mckkw
식스 센스, 디아더스   
2010-04-14 01:20
naredfoxx
헐.. 식스센스가 젤 첫 기사였구나.. 재밌었던 식스센스 ㅋ   
2010-01-01 21:02
hakus97
중앙시네마에서 본 추억이 떠오르네.반전 정말 제대로 맞았던 영화   
2009-03-05 21:22
ejin4rang
반전최고   
2008-12-02 14:52
ljs9466
반전의 짱!!   
2008-01-14 15:12
rudesunny
기대됩니다.   
2008-01-14 13:38
pyrope7557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용...역시 식스센스 짱...   
2007-07-19 13:21
kangwondo77
식스센스..정말이지 그 때는 최고의 반전..   
2007-04-2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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