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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헷갈리는 것은 남녀의 태도이다
장화,홍련 | 2003년 6월 16일 월요일 | 서대원 이메일

*주의사항
반전이 도사리고 있는 영화에서는 어떠한 글도 자극적인 스포일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여지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하오니, 영화를 온전하게 감상하시고 싶은 분들은 ‘뒤로’를 사뿐히 즈려 밝아주시길 바랍니다.

<장화,홍련>은 희한하게도, 또는 당연하게도, 어떤 호러 영화보다 남녀의 반응 편차가 심한 영화이다. 일반화의 오류를 무릅쓰고 이야기하자면, 통시적으로 한국 공포영화의 궤적을 바라보았을 때 드라큐라나 프랑켄슈타인 혹은 이상한 변이종이 공포의 대상이었던 외국과 달리 우리는 속절없이 가슴 절절한 사연을 안고 싸늘하게 죽어가야만 했던, 주로 귀신이라 불리는 혼령의, 여인네들이 그 자리를 적잖게 차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예나 지금이나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다지 변한 것이 없는 한국의 사회에 위치한 여성관객들은 사회와 주변으로부터 억압받고 귀환한 공포 그 자체였던 귀신들을 자기와 동일화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말이다. 이에 더해 표독스런 계모(염정아)로 인해 비참하게 세상을 등진 엄마와 남은 구성원의 자리마저 위태로운 사정에 빠진 상황에 맞서 가족이라는 근원적 사회집단 안의 헤게모니를 쟁취하기 위해 두 자매(임수정 문근영)가 연대하는 모습. 그리고 이 모든 참혹한 불씨를 잉태하게 한 장본인인 아버지(김갑수)의 무기력하고 냉담한 자세는 더더욱 여성들의 감정과 부합한다.

결국, 슬프고 아름다운 공포의 분위기를 창출하고자 내러티브보다 훨씬 공을 들인 공간과 미술, 소품, 가구. 그리고 이를 불안한 정서를 지닌 인물들의 모습과 심리와 함께 효과적으로 잘 뽑아낸 촬영이 감성이 보다 남자보다 잘 발달된 여성들에게 어필돼 성별에 따라 호오가 극심하게 갈리는 이 같은 현상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고전물인 <장화,홍련>의 기본적인 설정만을 빌려왔을 뿐 그 외의 것들은 모두 새롭게 복원된 영화는, 전언했듯 또렷한 생명력이 아로새겨져 또 하나의 캐릭터로 자리한 시각적 이미지에서는 한국 호러 영화의 역사에 새롭게 등재될 만큼 뛰어나다. 서서히 조여 오다가 한번에 후려치고 또다시 뒤로 빠지는 촬영의 기가 막힌 속도감과 타이밍은 목조건물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삐걱거림과 기품이 포화상태에 이른 서양식 가구, 그리고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기괴한 아름다움을 선사해주는 꽃무늬 벽지, 신경질적이면서도 평화롭기 그지없는 이병우의 음악 등과 어울려 부조리하면서도 섬뜩한 공포의 아우라를 스멀스멀 흘리며 영화를 관장해나간다.

여기까지가 중반을 넘어 종반부를 달려가는 지점이자 여성들이 예의 칭찬해마지 않는 부분이다. 남성(필자 포함)들 또한 지금까지의 영화연출력에는 동의를 한다. 문제는 슬슬 효율적으로 끌고 온 팽팽한 긴장감을 어떻게 마무리를 할까, 하는 걱정스런 모드로 진입하는 후반부터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는 무현이 수미에게 결정적 한 마디를 내지르는 반전에서부터 결정적 문제가 도출돼 상당수의 관객들에게 ‘싸다만 느낌’의 찜찜함을 안겨다 준다.

단말마의 고통으로 스크린을 울린 반전의 외마디는 정말 충격적이다. 한데, 그걸 풀어가는 방식에서 영화는 균열을 일으키며 점점 힘을 잃어간다. 우선 <식스 센스>, <싸인>, <디 아더스>처럼 뒤통수를 단칼에 내리침과 동시에 시간을 거슬러 짚어가며 명쾌하게 짜릿함을 느끼게 하는 대신 전체 이야기 자체를 뭉개고 주름지게 만들어 보는 이들을 혼란함으로 영화의 종반부는 이끈다.

물론, 이러한 마무리 서술과정을, <장화,홍련>의 주제인 ‘죄의식’을 드러내는 데 있어 정서적으로 슬프고 아름답게 보이고자 한 의도라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반전에 이은 또 다른 반전, 그리고 그것에 대한 허탈한 설명이 쫙 나열되다가 결말이라는 마침표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것은 엔딩을 통해 감정적으로 충만한 무엇을 더 남겨주어야 함에도 가족의 비극에 대한 비밀을 구구절절, 튼실하지 못한 과도한 거리들로 무리하게 전달해줌으로써, 그 전까지 잘 구축해 놓은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마저 이야기 껴 맞추기 속에 파묻게 만드는 <장화,홍련>의 안타까운 실수다.

또한 공포를 극대화하기 위해 <디 아더스>, <링>, <오디션>으로부터 빌려온 장치들과 자매의 아름답고 슬픈 애절한 정서를 묘파하고자 피터 잭슨의 <천상의 피조물>에서 빌려 온 듯한 불길함이 깃든 동화적 분위기의 장면들이 조금은 과도하게 쓰인 것은 아닌가 하는 점도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처럼 한 가족의 돌이킬 수 없는 참담한 실체가 노출된 이후 바로 이 지점부터, 불편함을 느낀 남성들 꽤나 있다. 아귀가 맞지 않는 듯한 이야기와 그것의 배치 방식 때문일 게다. 하지만 이건 김지운 감독이 엮어낸 영화의 스토리라인이 뒤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불충분했다는 표현이 더 옳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이렇게 추측할 수 있다. <장화,홍련>은 내러티브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탄탄하고 논리적인 일관성으로 유지해나가는 영화라기보다 차라리 찰나적 감성과 분위기에 더 많은 공을 들인 노력과 흔적이 역력한 작품이라고. 그래서 논리적인 것을 기대하는 남성보다 감성에 더 방점이 찍히는 여성들에게 영화가 더 심정적으로 와 닿아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결국, <장화,홍련>의 최대 미스테리는 여러 가지가 존재하겠지만 모두에서부터 얘기한 눈에 뛸 정도로 갈리는 영화를 본 남녀의 태도이다. 뜬금없기도 하고 별반 생산성 없는 질문일지라도 정말 궁금하다. 필자가 무리하게 제시했던 근거인 영화의 시점과 화법이 여성이 주체라서. 아니면 더 비약적으로 추측해 한 여린 소녀가 평생토록 버겁게 짊어지고 가야 할 ‘죄의식’을 잉태한 아버지 무현의 뻔뻔한 행동처럼 남성들의 시선은 이미 여성들의 아픔을 머리로는 이해하되 심적으로는 헤아리지 못할 만큼 고착화되었다는 의미일까? 정말 이건 미스테리다.

6 )
moviepan
태도   
2010-03-07 15:12
naredfoxx
ㅇㅇ 무서웠음.. 귀신도 기억에 남고.. 반전도 짱이었음.   
2010-01-01 20:28
gaeddorai
명작이다   
2009-02-21 22:04
ejin4rang
반전이다   
2008-10-16 09:59
ldk209
한국 공포 영화의 수작...   
2007-12-21 16:19
pyrope7557
극장 안의 분위기 때문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음...무서웠어용...   
2007-07-1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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