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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형 폼 안 나네
방탄승 | 2003년 9월 19일 금요일 | 김작가 이메일

주윤발이 돌아왔다. <와호장룡>의 성공으로 이제 할리우드에서도 자신의 입지를 굳힌 주윤발이 <영웅본색>으로 한때 우리 영화팬들의 가슴을 울렸던 오우삼과 함께 둘의 결합이라는 프로젝트만으로도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돌아왔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의 재회는 실망을 가득 안겨주기에 너무나 충분하다. 주윤발은 주윤발대로 오우삼은 또 오우삼대로 할리우드에서 전작이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동양인으로서는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배우와 감독이 되었지만 둘의 결합은 아무런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느낌뿐이다.

<와호장룡>의 그 수려한 무술실력을 아직도 몸에 지니고 있는 주윤발의 무예는 여전히 흥미롭다. 하지만 그 무예가 고층건물이 즐비한 도시에서는 그리 우아하지 못하고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오우삼이 <미션임파서블2>에서 보여줬던 그 이해하기 불가능한 액션 보다 더 어색함을 선사한다고 할까.

대대로 내려오는 비전을 누군가 읽게되면 그 사람은 세상을 지배할 힘을 갖게되기 때문에 이 비전을 아무도 읽지 못하게 지키는 방탄승이 존재한다는 설정은 얼핏 <반지의 제왕>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은 그 절대 반지를 파괴하려는 사람들의 여정이 흥미로운 반면, 방탄승에는 그토록 위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파괴할 수 없고 지켜내야만 하는지 그 이유가 없다.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 반지는 인간의 사악한 욕심 때문에 존재했건 만 이 영화에서 비전은 왜 여태까지 존재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파괴시키면 되는 걸 왜 자자손손 세상을 위험 속에 빠뜨리려하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영화는 방탄승이 된 주윤발이 60년이 흐른 뒤 자신의 후계자를 찾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제 동서양이 서로 화합하는 시대이니 만큼 굳이 자신이 숨어살았던 티벳이 아닌 서양에서 그 후계자를 찾는다는 설정까지는 좋다. 숨어살며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주던 방탄승은 고대의 예언과 자신의 믿음에 따라 후계자를 찾다 우연한 기회에 소매치기와 엮이게 되고 그를 후계자로 지목하게 된다. 이 소매치기는 홍콩 무협영화를 틀어놓고 무술을 연마했다고는 하나 실전에서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랬던 소매치기가 방탄승을 만나면서 별다른 고민 없이 다음 후계자 자리를 받아들일 때, 별다른 수련 없이 갑자기 현란한 무예실력을 선보일 때 영화는 너무나 관객의 아량을 요구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결론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것 쯤 생략할 테니 관객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라는 투다.

비전을 지키는 60년 동안은 총을 맞아도 죽을 수가 없고 늙지도 않는 다는 방탄승. 그 후계자를 찾는 여정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악당의 존재가 미약하다는 것 또한 영화의 재미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 멋진 주인공 못지 않게 그를 괴롭히는 악당의 존재가 영화에서 얼마나 중요하던가. 하지만 영화는 뒷골목을 배회하던 주인공을 영웅으로 탈바꿈시키는 데만 시간을 할애하다 관객들이 몰입하기 시작하는 갈등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어쩌면 이 영화는 여전히 서양인들의 동양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동양 액션영화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동양액션 영화를 보아온 우리로서는 자꾸 이런 식으로 동양액션이 소비되는 걸 원치 않는다. 마구잡이 식 서부 총잡이 영화가 더 이상 먹히지 않자 동양 액션으로 눈을 돌린 헐리우드의 사정은 알겠지만 그래도 제대로 그 액션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그 액션에 담긴 철학까지. 다행인 것은 오우삼이 감독이 아닌 제작자로 한발 물러섰다는데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싶다. 그가 감독으로 다시 복귀해 주윤발과 함께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2 )
ejin4rang
별로였음 영화도 방탄입었다   
2008-10-16 09:43
ejin4rang
별로였음 영화도 방탄입었다   
2008-10-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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