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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몬티'에 '나의 장밋빛 인생'을 섞은 수작
빌리 엘리어트 | 2000년 11월 2일 목요일 | 김응산 이메일
여성다움, 남성다움에 대한 규정만큼 모호한 것도 없다. 생물학적인 차이를 제외하면 대체 무엇이 여성을 여성으로 만들고, 또한 남성을 남성으로 만드는가? 이러한 모호함 때문에 현대인들은 성(性)을 생물학적인 성(sex)과 사회학적인 성, 혹은 성차(gender)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인 성이 일치해야만 한다는 성차의 신화(Gender Mythology)이다. 어떤 개인이 자신의 생물학적인 성에 '합당한'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그 개인에 대한 사회적 기대치는 추락하고 만다. 역사와 생활의 대부분을 가부장적이고 유교적인 전통에 바탕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히 이런 사안에 민감한 사회라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우리들은 일상 생활에서 의도적이건 아니건 성차의 신화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 흔히 우리가 말하는 남자 같은 여자 아이(Tomboy), 혹은 여자 같은 남자 아이(Sissyboy)는 이와 같은 성차의 편견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서론이 좀 무거웠는데, 이번 영화 '빌리 엘리옷' 역시 사회적으로 강제되는 남성다움, 여성다움에 대한 반항으로 시작하는 영화이다. 물론 이 영화가 성차의 신화를 깨는 혁명적인 영화는 결코 아니다. 그런 영화라면 오히려 호주 영화 '프리실라(The Adventures of Priscilla, Queen of the Desert)'나 벨기에 영화 '나의 장밋빛 인생(Ma Vie en Rose)'을 추천해야할 것이다. 어쨌든 그럼에도 이 영화가 가치를 갖는 것은 우리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가볍게나마 개인의 선택과 꿈의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배경은 1984년, 탄광 노동자 파업이 있던 당시이다. 11년 동안 영국을 이끌었던 보수당의 대처(Margaret Thatcher) 수상은 비효율적인 탄갱들을 강제로 문을 닫게 했는데, 졸지에 일자리를 잃어버렸거나 앞으로 잃게될 탄광 노동자들이 전국적인 파업과 폭동을 일으킨 사건이다. 굳이 역사책을 들춰보지 않아도, 우리가 잘 아는 영화 한 편이 당시의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97년작 '풀 몬티(The Full Monty)'는 공황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어버린 영국의 철강노동자들이 스트립댄서로 돈을 벌게된다는 블랙 코미디이다. 계속되는 외환고와 경제 위기를 해결하고자 대처는 외국 자본 유치에 힘쓰고, 국내의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비경제적인 중소업체들의 강제적 퇴출과 저소득층에게도 높은 세금을 거둬들이는 등의 정책을 통해 노동자들의 대량 실업 사태를 유발시켰다. 결국 '있는 자'는 더욱 살찌고, '없는 자'는 더 굶주리는 불합리한 사회를 창조해 낸 것이다. 영화 '풀 몬티'는 이러한 대처 시대의 문제점들과 그녀의 실정을 씁쓸하게 돌아보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먼 영국의 일만은 아니다. 지난 IMF 사태 이후의 일들은 과거 대처 집권기의 영국과 꼭 빼닮았다.

어쨌든 이 영화 '빌리 엘리옷'도 그런 씁쓸한 돌아보기를 통해 지난 영국 현대사를 조명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그런 배경에 한 가지 문제를 더 섞어 놓았다. 발레를 계속 배우고 싶지만, '남자에게 맞지 않는다' 하여 계속 할 수 없는 주인공은 첫째, 가난한 노동자 계급의 자녀라는 점에서 고뇌를 갖고 있으며, 둘째, 사회적 기대치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또한 고민을 안고 있다. 영화의 아이러니는 주인공이 첫 번째 문제인 가난을 잊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 바로 발레라는 점이다. 노동자 계급에게는 부르조아적 취미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발레, 그것도 여자 아이들(주인공의 이름 Billy가 남녀 공히 쓰이는 이름이란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점이다.)이나 배우리라 기대되는 발레는 따라서 주인공의 가족들에게는 당치도 않은 일이다. 아버지와 형에게 노동자 파업이 중요한만큼 어린 소년 빌리에게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느냐 아니냐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이 두 가지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 소년에게 떠안겨진 문제이며, 우리는 영화를 통해 이 순수한 소년이 어떻게 자신 주위의 가족과 사회를 설득해 나가는 지를 보게 된다.

이미 짐작했다시피 영화의 플롯은 굉장히 단순하다. 또한 두 가지 문제를 섞어 놓다보니 어떤 한 가지도 깊게 다루지 않고 있다. 성차에 관한 성장영화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노동계급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기는 더욱 아닌 듯하다. 그러나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은 바로 그 단순함이 아닌가 한다. 이 영화는 '빵과 장미(Bread and Roses)', 혹은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Ladybird, Ladybird)' 등의 켄 로치(Ken Roach) 감독 영화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마찬가지로 모니카 트로이트(Monika Treut)의 충격적인 영화 '젠더의 항해(Gendernauts)'와도 역시 다르다. 고민의 깊이 면에서는 앞의 영화들을 결코 따라갈 수 없다고 해도 일반 관객들의 피부에 와 닿는 감동 면에서만큼은 뒤지지 않는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굳이 정의를 내리자면 '풀 몬티'에 '나의 장밋빛 인생'을 곁들인 영화 정도라고나 할까? 따뜻한 마음을 가진 관객이라면 눈을 돌려봄 직하다.

이 영화는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으로서 데뷔작치고는 매우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3주째 영국 박스오피스 상위를 달리고 있다. 주인공 빌리 역의 제이미 벨은 올해 13살로 영화에서는 발레를 처음 시작하는 소년으로 나오지만, 실은 이미 6살 때부터 발레를 배워온 '프로급' 발레 소년이다. 무려 2000명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하게 오디션에 합격한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무용 뿐만 아니라 연기에도 기막힌 소질이 있음을 증명하였다고. 제 2의 크리스쳔 베일(Christian Bale)이 되리라 기대되는 유망주이다.

어떤 이야기일까

복싱을 배우던 11살의 소년 빌리는 어느 날 지나가다가 발레 수업을 엿보게 된다. 참을 수 없는 운명에 이끌린 그는 그의 재능을 알아챈 윌킨슨 선생님으로부터 수업을 받게 되고, 가족들에게는 비밀로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빌리는 탄광 노동자 파업에 참가 중이던 그의 아버지에게 발각되어 발레를 금지당하게 되는데, 빌리는 이후 발레가 단순한 취미가 아닌 그의 운명이라는 것을 가족에게 설득하려 한다.

영화에 출연한 사람들

줄리 월터스 (Julie Walters) .... 윌킨슨 부인 역
제이미 벨 (Jamie Bell) .... 빌리 역
제이미 드레이븐 (Jamie Draven) .... 토니, 빌리의 형 역
게리 루이스 (Gary Lewis) .... 아버지 역

줄리월터스-윌킨스 부인 역 제이미 벨-빌리 역 제이미 드레이븐-토니, 빌리의 형 역 게리 루이스-아버지  역 스티븐 댈드리 감독

영화를 만든 사람들

감독 - 스티븐 댈드리 (Stephen Daldry)
제작 - 존 핀 (John Finn), 그렉 브렌먼 (Greg Brenman)
각본 - 리 홀 (Lee Hall)
촬영감독 - 브레인 튜파노 (Brain Tufano)
편집 - 존 윌슨 (John Wilson)

official site : http://www.billyelliot.com/

4 )
ejin4rang
그럭저럭 봤다   
2008-11-12 09:33
ldk209
남성성과 여성성이 조화가 소위 알파...   
2008-09-06 22:36
rudesunny
기대됩니다.   
2008-01-14 14:08
cinei33
마지막에 매튜 본이 나오지요 !!   
2005-07-1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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