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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로얄2-레퀴엠
덩치 키우면서 약점까지 키워버린 레퀴엠 | 2004년 4월 8일 목요일 | 김용필 작가 이메일

액션영화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전사들
액션영화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전사들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을 기대하지 말라는 속설을 다시 한번 입증시키기 위해 이 영화는 탄생한 듯 보인다. 아니 영화는 배틀로얄의 속편이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판이한 성격을 띈다. 그저 한편의 전쟁영화를 감상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전편이 보여줬던 아이들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그 안에는 ‘태극기 휘날리며’ 적진을 향해 달리던 장동권과 원빈이 있었으며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총을 쏘아대던 톰 행크스가 있었을 뿐이다. 조용히 어른들에게 힘겨웠던 학창시절의 한때를 회고해 보라는 전편의 충고가 여전히 현실에서 효력이 없어서 일까? 허나 전면전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강한 어조는 굳이 배틀로얄이 아니어도 되지 않았을까?

감독은 왜 배틀로얄이 우리에게 그렇게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는가를 잊은 듯 하다. 그건 바로 1년 혹은 3년 동안 함께 티격태격 싸우고 정들었던 친구들을 사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우정과 사랑의 갈등과 화해 이런 걸 서바이벌게임에 접목시켜 보여줬다는 것이다. 여기서 살아남는 자가 진정한 승자였던가를 뒤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시간까지.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아파하고 갈등하게 만들었던 울림이 이번 영화에는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전투씬이 대변하듯 영화는 내적인 고민보다는 시각적인 형상화에 중점을 두고있다. 그럼으로써 전편에서 느꼈던 현실감각을 상실하게 만드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 아닌가 싶다. 전편에서 살아남았던 나나하라 슈야가 어른들을 향한 테러리스트 돌변했다는 설정이 가져올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결과였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영화를 오랫동안 기다려왔기에 실망도 컸는지 모른다. 처음 배틀로얄법을 만들었던 후카사쿠 긴지 감독이 새로운 배틀로얄법을 만들다 사망하자 속편은 물 건너갔구나 싶은 생각이었는데, 그의 아들 후카사쿠 겐타 감독이 메가폰을 이어받는다니 내심 기대되고 기다려졌던 것이다. 허나 이런 류의 블록버스터를 기대했던 건 아니다. 어른들을 향해 독설과 총으로 맞서는 아이들보다는 조용히 읊조리듯 그때의 감성들을 토해내는 아이들을 만나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이건 필자의 욕심일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전편의 흥행을 넘어섰다고 하니 감독의 전략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전편의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아도 될 만큼 일관성 내지는 연관성 부분에서의 성공은 아닐 것이다. 전편과 상관없는 전쟁영화로 즐기기에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편과 연관지어 이 영화를 관람한 필자에게는 단점만 눈에 뛸 수밖에 없었는지 모른다.

리틀 라이언 일병 구하기
리틀 라이언 일병 구하기
블록버스터급으로 성장한 영화는 그래서 아이들간의 감성적인 문제보다는 좀더 큰 시각을 요구한다. 미국과 일본의 구도로 세계를 바라본다든가, 미국의 요구에 쩔쩔매는 일본의 상황을 슬쩍 들이민다. 그리고 아이들과 어른들의 전면전. 전편은 분명 아이들의 영화였다. 하지만 속편은 아이들간의 관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부모들까지 포기한 문제아들만 모여있던 학급의 아이들은 전쟁터로 내 몰리자 그야말로 한 소대원으로 똘똘 뭉친다. 분명 그들 사이에 왕따나 문제아가 존재했을 텐데 어른들과의 싸움을 그리기 위해 그들의 문제들을 완전히 배제시킨다. 그럼으로써 영화는 이것이 현재 우리아이들이 처한 상황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2차대전의 한 상황으로 빗나가 버린다. 전편에서 아이들이 어쩔 수 없이 서로를 죽이고 벌벌 떠는 모습을 통해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을 저런 지옥으로 내몰았구나 싶어 마음을 쓸어내려야 하지 않았던가? 좀더 강렬하고 직설적인 어조로 어른들을 향해 일침을 놓으려 했던 감독의 의도가 도리어 큰 울림으로 다가오지 못하는 악재가 돼 버린 건 아닐까.

전편의 흐름에서 바라본 속편이기에 이처럼 가혹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모른다. 그저 또 다른 한편으로 보는 관객이라면 필자의 시각에 수긍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건 필자로서도 인정하는 바이다. 분명 전편을 인식하지 않고 본다면 또 다른 시각으로 흥미롭게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편의 느낌이 너무 강렬한 필자에게는 덩치를 키우면서 드러낸 약점들이 너무 허무하다. 능숙하게 전쟁을 치르는 아이들은 이미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전편이 온전히 아이들의 전쟁이었다면 속편은 어른들의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외모만 아이들일뿐 그 외의 어떤 모습에서 아이들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왜 아이들의 모습을 거둬내고 어른들을 흉내내게 했는지 궁금하다.

4 )
ejin4rang
잔인하지만 재미있고 한방이 좋았다   
2008-10-15 17:01
callyoungsin
1편만은 못했지만 그래도 볼만했어요 무기가 대부분 총으로 만싸워서리...   
2008-05-16 16:25
ldk209
확실히 속편이 인정 받기는 힘들어....   
2007-01-14 20:00
js7keien
만들지 말았어야 할 속편   
2006-10-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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