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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절개만큼이나 봉합도 중요하다.
해부학교실 | 2007년 6월 28일 목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선화(한지민)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왼다. ‘나는 양심과 위엄으로서 의술을 베풀겠노라’ 마치 <하얀 거탑>에서 고민될법한 화두가 <해부학교실>을 통해 활용된다. 물론 <해부학교실>은 제목의 뉘앙스처럼 의학이란 소재를 통한 공포의 신경향이다. <해부학교실>의 약제는 확실히 좋은 물건이다. 하지만 좋은 약제도 처방에 달린 법이다.

의학이란 소재를 공포에 접목시킨 <해부학교실>은 색다른 소재에 따른 이질감을 통해 낯선 공간에 대한 공포를 끌어낸다. 결말의 단서가 되는 잔혹한 오프닝을 배제하고 일단 진행되는 단순한 상황으로부터 얻어지는 초반의 긴장감은 성공적이다. 해부용 시체를 보관하는 냉동고에서 나오는 웅웅거리는 소리가 마치 흐느낌처럼 들리는 것은 <해부학교실>의 의학도들의 직접적인 언급 탓만은 아니다. 특히나 밀폐된 해부실습실에서 벌어지는 몇 번의 사건들은 꽤나 직접적인 공포를 주입하는데 성공한다. 특히나 최근 한국 호러에 대한 강박으로 해석되는 사다코 증후군과 대비되는 지점에서의 공포 산출력은 <해부학교실>이 거둔 일차적인 성과일 것이다. 특히나 등골이 오싹한 해부실습실의 분위기와 처음 시체에 메스를 가하는 의학도들의 심리적 갈등을 표출을 잡아낸 건 인상적이다. 또한 카데바(cadaver)라고 불리는 해부용 시체들을 리얼하게 만든 특수 효과도 볼거리다.

하지만 공포라는 장르적 목적성은 극의 초 중반까지 나름대로 선전하며 긴장감의 뼈대를 단단히 다지지만 중반 이후부터 붙여가는 이야기의 살은 다소 난해하다. 특히나 가장 큰 허점을 드러내는 건 캐릭터가 지닌 정체성이 불명확함이다. 소재가 불분명한 오프닝은 반전을 위한 최초 단서다. 이를 결말에 대입했을 때, 이야기가 꾀하는 초자연적 의도는 파악된다. 하지만 그것이 논리 정연하지 못한 까닭에 심리적인 공포는 되려 위축되고 동시에 불분명한 복선들이 어지럽게 배치되며 이야기적 혼란이 가중된다. 물론 마침표는 찍는다. 하지만 모든 의혹에 대한 속 시원한 답변이 되지 못한다. 무엇보다 반전의 키워드가 되는 캐릭터의 잔혹한 행동 근거가 선천적 기질 덕분인지 혹은 후천적 각성에서 비롯된 탓인지를 말끔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원한관계에 따른 복수극이라고 하기엔 이유 없는 살인이 걸리고 빙의로 인한 싸이코패스적 범행이라고 보기엔 중간 중간 흘려놓은 각성의 이미지들이 길을 막는다. 또한 인물들이 오가는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도 단순한 착시 현상이나 몽환적 도입으로 이해하기엔 남발이 심하다.

절개는 좋았는데 봉합이 서툴렀다. 슬래셔의 잔혹함에 호러의 불길함을 더하며 흥미롭게 진행되던 전반전은 갑작스런 싸이코 스릴러로 후반 교체되는 상황에서 의문을 해결하지 못하고 공포조차 고갈된다. 결국 <해부학교실>의 장르적 정체성이 흔들린다. 공포는 <해부학교실>의 장르적 맥거핀이었던가? 어지럽게 뻗어나간 가지는 몸통을 가리는 법, 말 그대로 과유불급이다. <해부학교실>은 해부실습실의 차가운 공기만으로도 공포의 냉기를 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적 논리가 새어나가는 틈새가 너무 많았다. 결국 공포는 녹고 어지러운 의혹만이 고인다.

2007년 6월 28일 목요일 | 글: 민용준 기자




-시체실습실, 그 살떨리는 공간에서의 밀폐감!
-공포의 신경향, 메디컬 호러, 신선함은 나쁘지 않다.
-사다코와는 확실히 다르다. 그건 확실히 칭찬감.
-의사 지망생 여러분, 시체가 진짜 일어날 거라고 겁먹지 마세요.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잘 날 없다. 정리가 안되는 이야기, 공포조차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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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igunz
해부...아나토미가 생각나는..   
2007-07-05 14:36
qsay11tem
무시워   
2007-07-04 07:19
dbwkck35
보고싶었어   
2007-07-03 19:06
lalf85
절개를 했는데, 봉합은 안 한 영화 ㅡ.ㅡ;; 실밥도 다 보이고 ㅡ.ㅡ;;   
2007-07-03 17:21
hrqueen1
장르가 왔다갔다 한건지, 아님 작품의 완성도가 못미치는 건지 좀 헷갈리네요. 어이없는 결과라면 그럴 만도 한데.... 읽어보니 또 궁금해지는데요.   
2007-07-02 01:55
bjmaximus
이야기가 정리가 안되는 공포 영화라..   
2007-07-01 12:08
lyk1414
음 그렇군,   
2007-07-01 03:38
kiki12312
아쉽네요 ㅜㅜ   
2007-06-3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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