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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루한 충효사상과 영웅주의에 물든 디즈니 (오락성 5 작품성 4)
뮬란 | 2020년 9월 23일 수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니키 카로
배우: 유역비, 견자단, 공리
장르: 어드벤처, 드라마, 가족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115분
개봉: 9월 17일

간단평
북쪽 오랑캐가 침입하자 중국 황제는 징집령을 내리고 딸 ‘뮬란’(유역비)은 아버지를 대신해 군대로 나선다. 원작 애니메이션과 큰 얼개는 같지만, 실사영화 <뮬란>은 오래도록 회자된 원작의 세련된 감수성을 한정하는 아쉬운 작품이다. 실사영화 <뮬란>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신체 능력과 기운을 타고난 주인공 ‘뮬란’이 전쟁터로 향한 뒤 뛰어난 무술 실력을 드러내며 전쟁의 승리를 이끈다는 전형적인 영웅 서사를 택한다. 유역비의 액션 활약에 <엽문>의 견자단까지 ‘탕 장군’ 역으로 활약하면서 확실한 무협 색채를 드러낸다. 그러나 나라를 구하는 모험에 뛰어든 자유로운 개인이자 여성 ‘뮬란’의 원조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실사영화는 여성 서사를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편의적으로 사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 어둠의 힘과 손잡은 마녀 ‘시아니앙’(공리)이 채 연대의 감정을 나눌 틈도 없던 ‘뮬란’을 위해 돌연 희생하는 대목은 물론이고, 악한 까마귀와 신격화된 불사조로 선악을 뚜렷하게 구분짓는 방식은 세계관을 더욱 납작하게 만든다. 더욱 난감한 건, 이 모든 전개가 ‘효’(孝)라는 글자를 큼지막하게 비추는 영화의 말미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무려 22년 전 개봉한 원작에도 없던 고루한 충효사상이다. 기민한 감수성으로 만인의 사랑을 받은 디즈니의 작품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은 결과물이다. 니키 카로 감독이 연출했다.

2020년 9월 23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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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뮬란>의 실사 버전, 주인공 유역비에 견자단, 공리까지 출연한다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캐스팅이라면
-중국 무협 영화 특유의 액션과 물량공세, 볼거리 위주의 블록버스터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편이라면
-이 영화, 정말 디즈니 작품 맞니!? 고루한 충효사상에 물든 결과물에 적잖이 충격받을 것 같다면
-무려 22년 전 개봉한 애니메이션보다도 촌스럽게 구현된 여성주의 서사, 그 편의적인 사용에 실망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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