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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를 낳고 젖을 짜는 모성의 일생 (오락성 6 작품성 8)
카우 | 2022년 8월 10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안드레아 아놀드
배우: 루마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94분
개봉: 8월 11일

간단평
영국 켄트의 한 농장, 젖소 ‘루마’가 막 새끼를 낳는다. 다섯 번째 출산이다. 갓 태어난 새끼가 엄마 루마의 곁에 머물러 초유를 먹는 것은 아주 잠깐뿐, 이내 분리되어 사람 손에 키워진다. 출산한 루마는 잠시 쉴 틈도 없이 음악이 흐르는 착유장으로 이동해 늘 그렇듯 착유기계를 차고 우유를 생산한다.

젖은 새끼를 배고 낳아야만 나온다. 젖소라도 당연히 임신과 출산을 거쳐야 우유를 생산할 수 있다. 젖소가 거의 1년 단위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해야 하는 까닭이다. 다큐멘터리 <카우>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새끼를 낳고 우유를 만드는 젖소 ‘루마’의 모성의 일상을 담은 작품이다. 출산 장면으로 문을 연 영화는 루마의 여섯 번째 출산을 거쳐 결국에는 뜻밖의 죽음을 비추며 그 문을 닫는다.

<카우>의 오프닝에서 태어난 새끼는 귀표를 달고, 뿔이 자라지 않도록 인두로 지짐을 당하는 등 송아지 시기를 거쳐 우유를 생산할 젖소로 성장한다. 루마 또한 이런 성장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처음 분리된 후 새끼를 찾는 듯한 루마의 울음소리와 두리번거림, 묵묵히 착유장으로 향하는 발걸음, 때때로 올려다보는 하늘, 생전 처음 나간 초원이 신기한 듯 껑충껑충 뛰는 새끼의 뒷모습, 그리고 수시로 클로즈업되는 소의 얼굴과 눈망울까지 <카우>는 ‘우유’라는 확실한 용도를 목적으로 키워지는 동물인 ‘젖소’의 인식과 의식을 그들의 우직한 하루하루를 통해 드러낸다. 소 역시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통, 애정, 상실감, 분노, 기쁨 등의 감정을 느끼는 개체라는 것을, 그들에 밀착해 어떤 인위적인 개입이나 설명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장편 데뷔작 <레드 로드>(2006)를 비롯해 <피시 탱크>(2009)와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들의 노래>(2016)로 세 차례나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2021년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다.


2022년 8월 10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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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동물·자연 다큐멘터리 <군다>가 연상되기도. 평소 동물, 자연, 환경에 관심 있다면 강추!
-푸른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들, 이런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풍경을 기대했다면. 낙농장의 현실적인 현장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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