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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이야기가 있는 웃음, 허탈하진 않다!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 2007년 8월 1일 수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이하 <사랑방>)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음흉한 기운처럼 원작을 의도적으로 비튼다. 어린 옥희는 15세의 여고생으로 불쑥 자랐고 한복자락 곱던 어머니는 딸의 곱절 인생만을 더한 나이 서른의 말괄량이 미혼모로 둔갑했다. 또한 제목 그대로 사랑방 손님은 점잖은 ‘척’하는 선수다. 결국 이런 컨셉의 수용은 말 그대로 이 영화의 장르가 지향하는 코믹함을 위한 변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랑방>이 단지 관객을 웃기기 위해서 모든 것을 올인하는 막가파형 코메디 영화는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비약적인 설정과 과잉의 몸짓을 펼치며 웃음으로 보상될 수 없는 식상함의 경지에 이르던 우격다짐 표 코메디 영화가 <사랑방>을 통해 연상되는 건 무리가 아니다. 그건 아무래도 충무로 표 코믹 시리즈의 양대 산맥인 사부 시리즈와 가문 시리즈의 대표 선수 두 명, 정준호와 김원희가 전면에 배치된 까닭이다. 하지만 <사랑방>은 웃음을 위해 이야기를 도구로 전락시키진 않는다. 오히려 이야기에 웃음을 곁들이는 방식이다. 원작에서 변주된 캐릭터들의 설정은 배우들과 맞아 떨어지는 형국이고, 이야기의 짜임새도 후반부에 늘어지는 느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썩 나쁘지 않다. 몇몇 캐릭터의 애드립에 의존한 채 무색한 웃음 뒤로 허탈함을 남기던 코메디 영화들을 생각한다면 <사랑방>의 드라마는 위안이 된다.

무엇보다도 <사랑방>의 재미는 사랑방의 두 여성 캐릭터들의 변주된 설정 덕분이다. 옥희(고은아)가 엄마인 혜주(김원희)와 갈등을 빚는 건 그녀들의 나이차가 딱 15세에 불과한 덕분이다. 모녀관계치곤 짧은 15세 나이차는, 15세 소녀에겐 남부끄러운 사실이며, 이는 사춘기에 들어선 감수성을 신경질적으로 건든다. 한편으론 사랑방 손님 덕근(정준호)을 향한 여성의 라이벌 의식에도 맞닿는다. 또한 그 뒤에 숨은 사연들은 노골적이지만 극적이다. 어머니와 딸 사이에 애틋하게 존재하던 감정은 비밀의 고백으로 뚜렷이 드러난다. 또한 그 상황에 개입하는 덕근의 선수 생활 역시 아버지에 얽힌 기구한 인생사에서 비롯된 것임에 동정심을 부른다.

물론 이야기가 결과적으로 지향하는 건 가족주의적 해후이며 그것은 해묵은 신파적 감동으로 활용된다. 그 과정에서 약간의 비약이 드러나며 이는 극의 전개를 다소 느슨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와 함께 웃음의 코드가 후반부에 이르러 다소 약화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사랑방>은 완벽하지 않아도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구석이 있는 영화다. 그건 아무래도 캐릭터들의 사연이 만들어 낸 이야기의 모양새가 아기자기한 정감을 지니고 있는 덕분이다. 게다가 웃음은 이야기를 해치지 않는 데코레이션 수준으로 놓여있다. 단지 웃음을 위한 개그쇼 같은 영화가 아닌 이야기에 웃음을 곁들이며 정서를 형성하는 <사랑방>은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 노력의 잔여물로 인정받을 만하다.

2007년 8월 1일 수요일 | 글: 민용준 기자




-원작에서 변주된 캐릭터 설정, 장난스럽지만 사연이 있기에 가볍지 않다.
-웃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를 위한 웃음이다.
-과도하지 않은 애드립, 적절한 캐스팅, 밉지 않은 캐릭터.
-김원희의 눈물 연기, 날이면 날마다 오는 모습은 아니다.
-제대로 웃겨주길 원했다면 다소 양이 차지 않을지도.
-가족주의에 질렸다면 무슨 이야길 한들 지겹다.
37 )
kabohy
정준호 김원희 만남   
2009-03-14 12:54
gaeddorai
안방의 웃기는 김원희는 좋은데.
스크린속 김원희는 별로다   
2009-02-10 21:13
callyoungsin
큰 웃음을 주진 않지만 볼만했어요   
2008-05-13 10:48
kyikyiyi
재미있을거라고 기대되는 두주인공인데 막상보니 조금 실망스러웠어요   
2008-05-08 14:02
mckkw
솔직히 두 주연배우만 배고 빅웃음을 바랬는데...   
2008-01-17 16:48
ewann
좋아요   
2007-12-03 01:07
qsay11tem
볼만하던데요   
2007-11-20 13:02
js7keien
코미디와 감동의 시소 중 어느 것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2007-09-2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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