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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시작은 특별했으나 결말은 평범하다!
두사람이다 | 2007년 8월 11일 토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만남은 집단을 형성하는 기본적인 행동 양식이다. 그리고 그 만남의 기본 단위는 최소 두 사람이다. 결국 모든 집단의 최소단위는 두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어떤 감정이 발생하는 것도 두 사람이라는 최소단위의 만남이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사람이다>는 바로 그 어떤 사건의 발생 지점이자, 그 어떤 감정의 촉발 지점인 인간 관계의 최소단위, 바로 두 사람에서 시작하는 관계에 대한 서늘한 상상이다.

<두사람이다>는 강경옥의 원작 만화 타이틀을 고스란히 빌려오지만 유약한 만화적 상상력을 좀 더 단단한 영화적 모티브로 전환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참혹한 장면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도입부는 <해부학교실>과도 엇비슷하다. 사실 <두사람이다>는 비밀을 끌고 가는 이야기다. 전후를 알 수 없는 도입부의 배치부터 시작해서 초반부, 가인(윤진서)을 바라보는 석중(홍석중)의 의아한 눈빛, 그리고 딸들을 향해 미소를 짓던 가인의 부모가 딸들이 없는 자리에서 불안한 눈빛을 교환하는 장면까지. 그 모든 것이 무언가가 시작될 것이란 불길함을 암시한다.

암시됐던 불길함은 상황으로 재현된다. 제목 그대로 두 사람의 상황에서 사건은 발생하고 그것이 매 순간마다 공포의 구심점 노릇을 한다. 하지만 연속된 현상들은 역시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해주지 않은 채, 더욱 의심을 가중시킨다. 그 의심은 그 모든 상황을 관통하는 '왜'라는 단서에 대한 갈증과도 같다. 하지만 <두사람이다>는 그 의심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지 못한다. <두사람이다>는 제목처럼 두 사람이라는 소규모 단위의 인간 관계 사이에 발생하는 충동적인 행동 양식에 대해 심리적인 접근을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충동적으로 드러나는 사건의 형태는 일관적이나 그에 상응하는 원인들은 각각 균등하지 않다. 모든 상황을 발생시키는 원인은 충동적인 감정에서 비롯되는 것이 사실이나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원인이 따로 논다. 모든 상황을 적절하게 설득시킬 수 있는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것이다.

<두사람이다>는 인간관계가 급작스럽게 부서지는 상황에 놓인 당사자에게 파편처럼 날아드는 심리적 혼란을 공포로 치환하려 한다. 인물 사이에 존재하는 심리적 거리감은 충동적인 상황에 대한 근거가 된다. 하지만 이런 근거가 모든 인물에 얽힌 상황에 설득력을 부여하지 못한다. 인간의 질투적 본능에서 기반된 살인 충동과 갑작스럽게 야기되는 폭력적 상황을 하나로 묶어서 설명하기엔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특히나 현중(이기우)과 관련된 후반부 상황은 전체적인 이야기와 무관하게 개별적인 느낌까지 들게 하며 기본적인 설정이 야기하던 특수한 현상을 평범한 복수극으로 내려 앉힌다. 사실 <두사람이다>는 현상이 지니고 있던 징후적 기운이 공포를 야기하는 근원이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결과적 상황에 몰입하는 후반부는 전반부가 쌓아 올린 이야기적 근거에 대한 호기심을 증발시켜버린다.

공포의 연출, 즉 무언가 벌어질 것 같은 불안감과 그것이 실체로 드러나는 순간의 긴장감은 적절하다. 특히나 가장 가까운 누군가가 갑자기 돌변하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위기감은 시각적인 자극을 넘어 심리적 충격으로 전이된다. 하지만 이야기가 지니고 있던 특별한 설정은 전체적으로 치밀하지 못했던 이야기의 논리에 의해 헛점을 드러낸다. ‘찌르는 사람이 있으면 찔리는 사람이 있다’는 의미심장한 대사가 연출적 이미지 이상의 심리적 상상의 깊이로 활용됐다면 좀 더 독창적인 공포로 와 닿을 수 있지 않았을까. 분명 이야기의 시작은 특별한 기대감을 품게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디선가 보았던 평범한 장면의 나열로 이어지며 흔한 난도질 공포로 결말을 내려버린다. 다만 캐릭터를 이용한 반전의 코드는 섬뜩한 맛이 있고, 슬래셔적 잔혹함은 화면을 피칠갑하며 어느 정도 시각적인 압력을 가하는데 성공한다.

2007년 8월 11일 토요일 | 글: 민용준 기자




-당신이 믿는 그 관계에 대한 경고, 가장 친한 친구가 두려워질지도.
-공포를 연출하는 방식은 장르적인 목적을 적당히 거둔다.
-이기우, 박기웅, 윤진서. 신선함 이상의 열연은 인상적이다.
-좀 더 신선한 공포를 수혈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어디선가 본 이야기가 된다.
-이야기가 시작된 지점과 끝나는 지점의 논리가 교묘히 틀어진다.
-피칠갑 영화가 정서에 맞지 않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36 )
gaeddorai
별로였다   
2009-02-10 21:20
callyoungsin
공포영화같지 않았어요   
2008-05-09 16:46
kyikyiyi
별로 무섭지 않았어요   
2008-05-08 13:49
qsay11tem
시시하던데..   
2007-11-20 12:59
ldk209
왜 두사람이지???   
2007-10-20 21:03
remon2053
대박은 아니었죠   
2007-10-05 22:11
js7keien
원작자가 보면 땅을 치고 대성통곡할 영화   
2007-09-24 22:37
ewann
재미있겠네   
2007-09-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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