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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기억되지 못하는 주인공, 우리는 액션을 위해 태어났다.
우린 액션배우다 | 2008년 8월 25일 월요일 | 조태현 기자 이메일


모든 것을 몸뚱어리로 받아들이며 몸뚱어리로 반응한다. 그들에게 연기와 그들의 삶은 더 이상 다른 것이 아닌 것이다. 나는 그들을 스턴트 맨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들은 액션배우다 -감독 정병길

지난 5월 제 9회 전주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인기상을 수상하며, 화제에 오른 다큐가 하나 있었다. 그 다큐의 제목은 <우리는 액션배우다>. 5점 만점중 4.69점의 다큐라는 장르 특성상 상당히 이례적인 이 다큐의 인기도는 역대 전주영화제 사상 최고의 점수이자 국내 출품작으론 최초의 수상이었다고 한다.

이 다큐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라는 점에서 직접 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아우라가 존재한다. 유머와 인간적 감동, 그리고 고독한 인생의 목표를 향해 몸이 부서지고, 망가져도 끊임없이 한곳을 향해 떼로 몰려가 자살하는 충동적인 레밍처럼, 이들의 의지는 액션배우라는 고지를 향해 끊임없이 전진한다.

흔히 액션배우 혹은 감독을 떠올린다면 정두홍 감독과 액션스쿨이 대표적으로 알려진 케이스지만 그 액션스쿨이 양산한 스턴트맨 혹은 액션배우라 일컬어지고 싶은 이들에 대해 알려진 건 거의 전무하다. 이 영화 <우리는 액션배우다>는 2004년 서울액션스쿨 8기 오디션에서 합격한 36명중 권귀덕, 곽진석, 신성일, 전세진, 권문철 등을 중심으로 때론, 무모하고 때론 유머러스하게 느껴지는 독특한 개성들 사이에서, 그들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을 조명한다.

희한하게 아무리 차에 치여도, 부딪치고 넘어져도 안 다치는 재주를 가져서 오디션에 합격한 권기덕,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인간적 후회가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지금 이 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이 순간에도 열심히 스턴트를 찍고 있을 것이다. 이 배우는 8기 오디션 합격자 중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스턴트맨이자 배우이다.

또 너무나 잘생겨서 어설픈 발차기 동작에도 잘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뽑힌 신성일의 지금 직업은 홍대에 분위기 있는 BAR의 사장으로 전업중인데, 마지막 작품이 <놈놈놈>에서의 마적단원이라니 영화를 유심히 살펴본다면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지도 모른다. 더불어 전직 미용사 출신의 아마복싱 신인왕 도전 이력의 녹녹치 않은 곽진석, 역시 지금은 스턴트 일을 그만두고 극단 홍사의 일원으로 배우로서의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이 영화의 가장 개그맨 스러운 캐릭터이자 말타는 마빡이 동영상으로 한 번에 시선을 잡아끌었던 용문신 사나이 전세진의 등장은 이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자 감초 같은 역할이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하는 것 마다 어설픈 이 캐릭터의 매력은 다른 주인공들 사이에서 유독 더 튀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어느 흑인의 인대를 접붙였을지 모른다는 다리수술자국을 보이며, 가수로의 전업을 꿈꾸고 있는 가장 나이어린 권문철은 오디션 당시 가장 높은 점수로 합격한 재능을 가졌지만 두 번의 인대파열과 사고후유증으로 지금은 가수일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이 다쳤던 피멍든 멍울 하나하나 그리고 영화 속 액션 하나하나에 부서졌던 뼈의 숫자만큼이나 액션배우로 불리길 바라는 이들의 혼이 그들이 걸어온 길속에 살아 숨 쉬고 있고, 영화는 이를 진정성 있게 길어 올린다. 더불어 땀 냄새에 버무려진 액션연기는 흐릿한 눈물자욱과 함께 눈부신 잔영으로 남는다.

20대 중반에서 30대를 갓 넘긴 이들의 출연작은 무려 100편을 넘긴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작을 비롯해 소소한 단편영화까지 실로 방대하다. 하지만 이 열혈 청년들을 기억하는 이는 없다. 누구나 이들의 모습을 보았음에도 알지 못하는 거다. 유령 같은 존재들인 셈이다. 이들을 기억하는 관객이 비록 한명도 없을지라도, 이들이 참여했던 영화들은 이들을 액션배우로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액션배우다>를 통해 이들의 액션배우로서의 진정성과 혼이 새롭게 대중에게 인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여...
<우린 액션배우다>의 연출을 맡은 정병길 감독은 자신 또한 액션스쿨 8기출신으로서 정말 주연을 맡고 싶었지만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주인공들의 대대적인 만류와 자신의 소심한? 성격 탓에 눈물을 머금고 연출을 맡았다고 한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 아쉬움을 온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언젠가는 주연 자리를 꿰찰 기회가 분명 올테니 파이링 하시길 바란다.


2008년 8월 25일 월요일 | 글_조태현 기자(무비스트)




-누가 다큐를 재미없다고 하였나! 감동과 인간미에 어느덧 동화된 자신을 발견한다
-인간극장의 감동은 언제나 심금을 울린다. 고독한 그들의 뒷모습을 통해 인생의 맛을 절실하게 느끼고 싶은 분들!
-다큐 비스무리한 건 죄다 싫다는 당신! 성공하지 못한 루저 들의 그저 그런 인생드라마! 이거 또한 내 스탈 아니라는 당신!
20 )
kisemo
기대되네요   
2010-05-15 13:53
nada356
잘 읽었습니다.   
2009-12-14 22:37
ejin4rang
괜찮은 것 같네요   
2008-09-26 10:10
podosodaz
평이 생각보다 좋더라구요ㅎㅎ보러가야징~   
2008-09-12 11:31
ooyyrr1004
이거 재미있나요???   
2008-09-07 19:59
ldk209
내내 포복절도하게 웃기다.. 결국 눈물짓게 하네...   
2008-08-30 20:04
madmanz
한때 스턴트에 몸담았기에....이 영화 꼭 보러 갑니다.   
2008-08-30 02:41
seon913
기대만땅이네요~ㅎㅎ   
2008-08-3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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