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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죽어서 영웅이 된 8명의 이야기
8인: 최후의 결사단 | 2010년 1월 18일 월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영웅 이야기는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과 그의 활약상은 드라마틱한 재미를 준다. 하지만 역사는 영웅만을 기록하고, 사람들 역시 영웅만을 기억한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역사의 한 구절은 항상 한 인물을 중심으로 기술되는 법이니까. 하지만 분명 그의 거사나 영웅적인 행동을 위해서는 그를 보좌했던 이들이 있을 것이다. 영웅을 도왔던 알려지지 않은 조력자들의 이야기, 그게 바로 <8인: 최후의 결사단>(이하 ‘<8인>’)의 이야기다.

중국의 영웅 쑨원이 혁명가들과의 회동을 위해 홍콩을 방문하다. 하지만 미리 정부를 입수한 반대파들은 쑨원을 제거하기 위해 수 백 명의 암살단을 미리 배치한다. 이를 알게 된 혁명가(양가휘)는 혁명을 돕는 오랜 친구 대부호(왕학기)에게 부탁해 쑨원이 회동을 갖는 1시간 동안 그를 보호해 달라는 요청을 한다. 하지만 그가 말한 보호는 1시간 동안 가짜 쑨원을 만들어 암살자들의 미끼가 되어 달라는 것. 대부호의 아들이 쑨원이 되고, 도박꾼(견자단), 인력거꾼(사정봉), 걸인(여명), 극단단원(리위춘), 만두 장수 등이 그를 호위하며 스스로 표적이 된다. 모임이 있는 1시간 동안 이들은 차례로 죽어가고 쑨원은 중국의 역사를 바꿀 역사적인 회동을 무사히 마친다.

아마 중국의 영웅인 쑨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전형적인 영웅 이야기가 됐을 것이다. 주인공에게 초점이 맞춰져 그의 활약상만을 묘사하는 단순한 영웅담으로만 전개됐을 것이 뻔하다. 하지만 진덕삼 감독은 쑨원이라는 영웅이 중국의 역사를 바꿀 수 있었던 이유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를 위해 죽어간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 덕분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쑨원을 영웅으로 만든 진짜 영웅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들이 쑨원의 혁명 회동 1시간을 위해 차례로 목숨을 바치며 희생했다면? <8인>은 마치 실제로 있었을 법한 야사를 통해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8명의 희생은 중국의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각자의 에피소드는 가슴을 아프게 한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도박꾼, 뛰어난 무술 실력은 있지만 걸인이 된 남자, 소림사 출신의 두부 장수, 아버지를 잃은 극단 단원, 충성스러운 인력거꾼, 중국의 미래를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혁명가 등 각 개인의 사연은 쑨원을 위해 타깃이 된다는 원대한 의도보다는 각 개개인의 사연이 있어 더욱 안타깝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거사에 가담하는 고수의 등장과 같이 치밀한 캐릭터 창조에서는 아쉬움을 남기고, 많은 인물의 이야기를 모두 다루다보니 상영 시간이 길어져 다소 지루한 감도 있다.

다소 방만하게 펼쳐진 이야기를 다른 시각으로 유도하는 것은 배우들이다. 홍콩의 대표배우와 떠오르는 신예가 총출동해 볼거리를 준다. 양가휘, 여명, 견자단 등 기존의 스타들에 사정봉, 판빙빙 등 최근 떠오르는 배우들이 호흡을 맞춰 ‘홍콩판 <오션스 일레븐>’이라 할 만하다. 또한 모든 배우들이 대부분의 거친 액션을 직접 소화하는 리얼 액션을 선보인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견자단은 이번에도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진짜’ 액션을 보여준다. 여기에 제작비의 1/3이 투입돼 8년간의 준비로 완성된 1:1 사이즈의 세트는 1906년의 홍콩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8인>은 역사의 가려진 부분에서 활약했던, 혹은 그랬을 법한 인물들을 다뤄 흥미를 유발한다. 픽션과 논픽션을 적절하게 섞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캐릭터와 지루하게 반복되는 격투 장면은 마지막 1시간에 대한 임팩트를 덜하게 한다. 중국에서의 흥행은 그들의 역사를 잘 다뤘기 때문이지만, 이야기 자체로만 보자면 구심력이 약하다. 살아서는 평범했던 인물들이 죽어서 영웅이 된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전개와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지지부진한 마지막 시퀀스는 아쉬움을 남긴다.

2010년 1월 18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역사적인 이야기를 잘 활용한 픽션과 논픽션의 조합
-내로라하는 홍콩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나이를 먹어도 견자단의 액션은 죽지 않았다
-여명의 액션은 죽었다. 아니 원래 없었던가?
-8명의 이야기를 나열하듯 다룬 138분은 지겨운 경향이 있다
-중국의 역사적인 이야기, 솔직히 별로 피부에 와 닿지는 않네
16 )
kisemo
기대되요   
2010-03-01 13:24
scallove2
잘봣습니당   
2010-02-05 20:40
mckkw
8명의 이야기를 나열하듯 다룬 138분은 지겨운 경향이 있다   
2010-01-28 21:29
bjmaximus
판빙빙 예쁘더라.   
2010-01-26 17:41
pretto
왠지 흥미진진한 얘기일것같아요   
2010-01-26 13:10
bjmaximus
‘홍콩판 <오션스 일레븐>’이라 함은 내용이 아니라 출연 배우들의 유명세를 말하는거였군   
2010-01-25 16:08
kooshu
중국영화   
2010-01-19 22:28
gaeddorai
중국에서는 인기가 많았을지 몰라도, 한국에서는 글쎼.;   
2010-01-1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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