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음모로 미쳐 돌아가는 세상 (오락성 7 작품성 6)
크레이지 | 2010년 4월 5일 월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생활이 안정되고 먹고 살기 좋아지자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생겼다. 윤택하고 풍족한 삶을 두고 죽어버리면 어쩌나, 혹은 희귀한 병에 걸려 이 사회로부터 이탈되면 어쩌나 하는 공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심리는 공포영화에 반영돼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베트남 전쟁 이후에 생겨난 이러한 흐름은 고엽제의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는 세상이 발전할수록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질병들이 생겨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이러한 걱정은 사스, 조류독감 등을 거쳐 최근 신종인플루엔자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어떤 음모에 의한 것이라면? 세상을 미쳐 돌아가게 하는 죽음의 음모가 <크레이지>에 담겨 있다.

인구 천 명 남짓의 작은 마을, 이곳 주민들은 이웃집 숟가락 개수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오붓하다. 어느 날, 마을의 축제날 야구장에 총기를 든 주민이 난입한다. 하지만 술에 취했거나 약에 취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보안관 데이빗(티모시 올리펀트)은 총을 든 그를 위험 인물로 판단하고 현장에서 사살한다. 이후,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급기야 가족은 물론 이웃까지 살해하기 시작한다.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조사를 하던 데이빗은 동료인 러셀(조 앤더슨)과 마을의 강 한 가운데 비행기가 불시착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식수가 오염됐다는 사실도 밝혀낸다. 이런 와중에 갑자기 들이닥친 정부의 군대. 주민들을 통제하고 마을 전체를 고립지역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크레이지>는 의문의 물질 ‘트릭스’를 싣고 가던 비행기가 외딴 마을에 불시착하고 이로 인해 마을 전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시작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지독한 폭력성을 보이며 주변 사람들을 살해하기 시작하고, 정부는 군대를 파견해 마을을 몰살시키고 이 지역을 아예 없애버릴 계획을 세운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정부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는 공포영화의 거장 조지 A. 로메로의 1973년작 <분노의 대결투>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그리고 조지 A. 로메로는 <크레이지>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크레이지>는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어 좀비로 만드는 좀비물과는 다르다. 바이러스를 통해 전염된다는 설정은, 아무런 이유 없이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만들고 나 혹은 내 주변의 누군가가 감염됐을지 모른다는 의심과 불안도 함께 유발시킨다. 여기에 이 모든 것이 정부의 음모라는 기본 배경은 더한 충격을 준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 음모의 시작이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크레이지>처럼 예상치 못한 비행기 불시착으로 인해 오염 물질이 퍼지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한 마을을 없애버리기로 하는 정부의 선택은 완벽한 허구의 영화적인 상상력이라고 보이진 않으니 말이다.

<크레이지>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잔혹하게 사람을 죽인다는 측면에서 공포영화의 뉘앙스가 풍기고, 바이러스로 인해 마을 전체가 재앙을 맞는다는 차원에서 재난 영화의 소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어떤 거대한 음모에 의해 조종된다는 스릴러적인 요소가 강하게 깔려 있다. 비록 스타급 배우들이 나오는 대규모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가끔 이야기에 허술한 부분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크레이지>는 음모이론, 생존을 위한 사투, 극한의 상황에서의 공포 등 여러 요소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2010년 4월 5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좀비물과 엇비슷하지만, 그와는 또 다른 재미의 바이러스 공포물.
-국가의 음모 이론, 우리 사회 어디에도 음모는 있을 수 있지.
-극한의 상황에서 누굴 믿고 누굴 의심해야 하는가?
-A급 스타도 없고, 막대한 물량 투입도 없는 재난 블록버스터.
-두 사람의 탈주를 성공시키기 위한, 약간은 허술한 이야기 전개.
33 )
geo1999
잘읽었습니다.   
2010-06-02 15:01
cipul3049
의외였던 영화.
볼만했어요.   
2010-05-09 21:11
mckkw
극한의 상황에서 누굴 믿고 누굴 의심해야 하는가?   
2010-04-22 02:13
again0224
잘봤습니다   
2010-04-14 12:41
mvgirl
볼만할까요..   
2010-04-10 08:58
spekio
오늘 보고 왔어요. 블럭버스터라고 하기에는 좀 오버스러운거 같고,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호러스러운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해준 점은 높히 평가해주고 싶네요. 간만에 호러물 다운 호러물을 본 것 같습니다.   
2010-04-09 01:30
jinicoke
오늘 보고 왔습니다. 재미는 있는데 뭔가 부족한 이 느낌... 좀 더 잘 살릴 수 있는 이야기였는데 아쉬운 점이 좀 많았습니다.   
2010-04-09 00:50
wnsdl3
과연..   
2010-04-09 00:13
1 | 2 | 3 | 4 | 5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