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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와 현실의 중간에 놓인 부산 (오락성 5 작품성 6)
그녀에게 | 2010년 5월 7일 금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이번엔 부산이다. 서울을 카메라에 담은 윤태용 감독의 <서울>, 춘천으로 달려간 전계수 감독의 <뭘 또 그렇게까지>, 인천을 페이크다큐멘터리 속에 녹여낸 문승옥 감독의 <시티 오브 크레인>에 이은 ‘영화, 한국을 만나다’ 시리즈의 네 번째 주인공은 부산을 배경으로 한 김성호 감독의 <그녀에게>다. 김성호 감독은 영화인들의 도시라는 부산 속에 어떤 꿈을 새겨 넣었을까. 미리 알리고 가지면, 김성호 감독이 보여 주는 부산의 꿈은 결코 달달하거나 희망적이지 않다. 대신 그곳에는 애매모호하면서 파편적이고 몽환적인 꿈 혹은 기억들이 자리해 있다.

배우 캐스팅을 위해 부산으로 내려온 감독 인수(이우성)는 여배우로부터 시나리오 수정을 요구 받는다. 잘 풀리지 않는 글 때문에 고민하던 인수는 죽은 남자친구와의 추억을 지우고 싶어 하는 혜련(한주영)을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영감을 받아 시나리오를 써 내려간다. 한편 20년 전 가족을 떠난 또 한명의 남자 동연(조성하)이 있다. 시력을 잃어가는 동연은 마지막으로 딸 혜련을 보고 싶은 마음에 부산으로 향한다.

<그녀에게>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의 직선이 아닌, 사선이나 곡선으로 기울어뜨리고 비틀고 휘어서 조립해 낸다. 영화는 인수의 시나리오 속에 동연의 에피소드를 삽입하는데, 이 에피소드를 다시 실재하는 혜련과 연결시키며 현실과 시나리오 속 세계의 경계를 지운다. 다분히 영화는 관념적으로 읽힌다. ‘내러티브’보다, ‘이미지’에 집중하는 감독의 연출 방식도 영화를 조금 더 피상적으로 보이게 하는 약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가 이 영화만의 개성이자 힘인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극 중간 중간 삽입된 거친 필름 화면과 세련된 미장센이 오랜 잔상을 남기고, 등장인물들의 기억을 ‘동굴’이라는 이미지로 치환한 아이디어도 인상적이다. 쇼트와 쇼트를 짧게 이어 붙인 몽타주 씬과, 적절한 곳에서 튀어 나오는 롱테이크의 분배도 제법 조화롭다.

한편 영화는 잘 알려진 부산의 관광지보다, 구석진 골목길, 비좁은 시장, 평범한 산길 등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일상적인 모습을 카마라에 담았다. “도시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교류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려 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부산이라는 도시의 외면 보다, 이방인과 토박이들이 섞여 있는 이 도시의 내면에 조금 더 집중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로 인해 <그녀에게>는 한국을 알리고자 기획된 ‘영화, 한국을 만나다’ 시리즈 중, 목적성이 가장 약한 영화가 되기는 했지만, 반대로 제법 흥미로운 영화로 탄생했다.

2010년 5월 7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김성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 <거울속으로>를 인상 깊게 본 관객이라면 비교하는 재미가 있겠다
-<집행자>의 조성하를 아시는지. 제2의 김윤석으로 불리는 그의 존재감을 확인 할 수 있다
-세련되고, 인상적인 이미지들
-이게 당최 무슨 얘기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는 절대 아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와 비교한다면.. 아니 될 말씀
16 )
kwyok11
세련되고, 인상적인 이미지들   
2010-05-09 06:13
mooncos
배우의 얼굴이 낯익다했더만..   
2010-05-09 02:05
bjmaximus
나름 의미는 있는 영화일 듯.   
2010-05-08 13:54
kisemo
잘봤어요~   
2010-05-08 13:03
ldh6633
잘봤어요~   
2010-05-08 10:12
seyoungn
잘봤습니당!   
2010-05-08 05:14
ooyyrr1004
조금 불편한?   
2010-05-07 22:17
loop1434
별로   
2010-05-07 22:10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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