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드라마 <정글피쉬>의 장점, 어디 갔니? (오락성 5 작품성 5)
정글피쉬 2 | 2011년 3월 2일 수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지난해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정글피쉬 2>는 고등학생들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여타 청소년 드라마와 차별성을 띄었다. 청소년들의 희망찬 미래에 대한 이야기 대신, 입시 문제, 부모와의 갈등, 학교 폭력 등 실제 고등학생들이 봉착한 고민들을 촘촘히 삽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다뤘다는 바로 그 점 때문인지 동시간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시청률은 높지 않았다. 반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평단과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영화 <정글피쉬 2>는 이 드라마를 재편집한 작품이다.

전교 1등인 효안(한지우)이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그와 단짝이었던 호수(홍종현), 바우(이준), 라이(신소율), 공지(김보라)는 친구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마음의 짐을 덜어내기 위해 효안의 전 남자친구였던 호수는 자살사건에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기로 마음먹고, 효안의 오랜 친구인 율(지연)을 찾아간다. 그러나 율은 효안의 죽음에 무심하다. 한편 바우는 학교에서 일어난 폭력사태에 의해 보호관찰을 받고, 라이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면서 각자의 고민에 빠진다.

영화 <정글피쉬 2>는 시험지 유출 사건을 소재로 한 청소년 드라마 <정글피쉬>의 후속편으로도 볼 수 있다. 등장인물과 이야기는 바뀌었지만, 청소년들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다는 주제 의식은 변함이 없다. 극중 인물들은 성적을 위해 약을 복용하거나, 용돈 벌이로 여자들과 데이트를 하고, 미혼모란 이유로 퇴학당할 위기에 놓인다.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극장판 또한 어른들이 만든 규범들로 인해 낙오되고 고통 받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조명한다. 또한 이 문제가 어른들에게 비롯됐다는 점을 각인시키며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놓치지 않는다. 그 화법이 너무 직설적이어서 마주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다른 청소년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는 소재를 꺼내들었다는 측면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의 모습은 현실적으로 잘 와 닿지 않는다. <정글피쉬 2>는 처음부터 ‘원 소스 멀티유즈’로 기획된 작품이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지만, 드라마와 영화의 특성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8부작으로 방영된 드라마를 100분으로 재편집한 <정글피쉬 2>는 그런 면에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수 없을 만큼 정보나 개연성 모두 불충분하다. 또한 개별 인물들의 이야기 전개를 매끄럽게 연결시켜줄 매개도 없어 맥락이 툭툭 끊긴다. ‘티아라’ 지연과 ‘엠블랙’ 이준 등 아이돌 스타와 신인 배우 등을 기용한 신선함도 드라마가 갖고 있던 장점들을 살리진 못했다.

2011년 3월 2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티아라 지연과 엠블렉의 이준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니.
-<반올림> <최강! 울엄마> 등 청소년 드라마 전문 감독 김정환 PD의 연출력.
-고등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꼭 보여줘야 하는 영화.
-영화를 보느니 차라리 드라마를 추천한다.
-신선하지만 연기면에서 부족한 신인 배우들.
-재편집이 아니라 리메이크를 하는 게 작품을 살리는 길.
0 )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