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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잇는 여성 성공 지침서 (오락성 7 작품성 7)
굿모닝 에브리원 | 2011년 3월 14일 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패션계를 소재로 사회 초년생 여성의 사회 진출기를 다뤄 여성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마치 뉴욕의 거리를 런웨이 삼은 듯 명품을 휘감은 배우들의 화려한 모습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주인공 앤디를 통해 마주하는 사회의 냉혹함과 현실의 무게감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여성들의 큰 지지를 얻었다. <굿모닝 에브리원>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쌍둥이 같다. 같은 각본가에 의해 탄생했다는 태생적인 배경은 분명 눈여겨 볼만한 공통점이다.

지방방송국 아침 프로그램 담당 PD 베키(레이첼 맥아덤즈). 사랑도 포기하고 일에만 매달렸지만 하루아침에 해고된다. 우여곡절 끝에 잘나가는 방송국에 취직한 베키는 다시 찾아온 기회에 감사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하필 새로 맡은 프로그램은 방송국 경비원도 안 볼만큼 시청률이 바닥인 모닝쇼 ‘데이 브레이크’다. 시청률이 낮으면 또 다시 해고당할 위기에 처한 그는 앵커 교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고, 전설의 앵커 마이크 포메로이(해리슨 포드)를 영입한다. 하지만 ‘세상에서 3번째로 최악의 인물’이라 불리는 마이크는 베키의 의도대로 따라오지 않는다. 게다가 파트너로 호흡을 맞출 앵커 콜린 팩(다이안 키튼)과의 신경전도 만만치 않다. 총체적 난국에 처한 베키는 일도 사랑도 위태위태하게 된다.

<굿모닝 에브리원>은 직장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극을 채운다. 베키는 성공을 위해 잠을 설쳐가며 일하고, 전쟁터 같은 일터에서 녹초가 되기 일쑤다. 여기에 악의 축으로 불리는 상사의 비유도 맞춰야하고, 또 매일 야근에, 없어질 위기에 놓인 방송의 시청률을 올리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연애 사업? 어렵게 성사됐지만 그마저도 도산 위기다. 영화는 그를 통해 흔히 직장 여성들이 겪는 고생담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사회초년생이 겪어야만 하는 현실의 무게를 공감가게 묘사한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직장 여성들의 비애만을 묵도하게 만드는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현실과는 괴리감이 있을 정도로 해피엔딩 공식에 맞춰 흘러간다. 그리고 서로 으르렁 거리며 자기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인물들의 기싸움과 그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팀워크를 맞춰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전형적이지만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만큼의 합의점을 찾아 나간다. 볼거리는 공공의 적으로 불리는 마이크와 베키의 신경전이다. 둘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와 앤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전쟁터 같은 아침 방송의 현장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처럼 <굿모닝 에브리원>도 사회적 성공이 삶의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라고 말한다. 편집장으로서는 최고지만 엄마로써는 꽝인 미란다처럼, 마이크도 전설적인 앵커지만 가족에게 사랑받지 못한 아버지이자 남편이다. <굿모닝 에브리원>은 마이크를 통해, 그리고 마이크처럼 성공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쓰는 베키를 통해 성공의 진정한 의미를 전한다. 다소 빤한 스토리 전개는 아쉽다. 하지만 매번 똑같은 이야기만 되풀이하는 여느 지침서보다 성공하는 여성으로 살아남는 법을 알려주는 지침서로는 분명 흥미롭다.

2011년 3월 14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즐겨 본 관객이라면.
-전쟁터 같은 아침 방송의 뒷모습을 훔쳐보는 재미.
-레이첼 맥아덤즈, 해리슨 포드, 다이안 키튼 등 연기 보는 맛은 일품.
-‘힘들어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베키가 캔디는 아니잖아.
-여성분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처럼 명품은 안 나옵니다. 기억하세요.
-베키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화가 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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