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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모자’는 <트와일라잇>이 아니잖아! (오락성 5 작품성 5)
레드 라이딩 후드 | 2011년 3월 15일 화요일 | 하성태 기자 이메일

‘빨간 모자와 늑대 동화의 재해석’, 확실히 구미가 당길만한 소재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자로 나서고,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캐서린 하드윅이 연출과 기획을 맡았으며, <맘마미아!>의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빨간 망토를 걸쳤다는 제작소식이 들려왔을 때, 제법 볼만한 기획이 되리라 예상했던 이가 한 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에둘러가지 말자. 전세계적인 인기 시리즈로 우뚝 선 <트와일라잇>의 자장은 생각보다 거세 보인다. 소녀 감성, 늑대인간, 삼각로맨스를 경유한 판타지 로맨스 말이다.

‘빨간 모자’는 근대가 도래하기 전, 한 외딴 마을에 사는 당돌한 틴에이저 발레리(아만다 사이프리드)로 거듭났다. 어릴 적부터 가까웠던 외톨이 피터(실로 페르난데즈)와 부모가 점지한 부잣집 ‘훈남’ 헨리(맥스 아이언스) 사이에서 갈등하는 발레리. 삼각관계에 빠진 이 호기심 많고 당찬 소녀 주변에 ‘붉은 달’이 뜨는 밤 출몰하는 늑대까지 어슬렁거린다. 늑대는 발레리의 니를 비롯해 마을 사람들을 하나 둘 죽이기 시작하고, 이에 마을 사람들은 ‘늑대 퇴치 전문가’인 솔로몬 신부(게리 올드만) 패거리에 도움을 청한다.

소녀의 은밀한 욕망, <트와일라잇>의 관객층이 반길 만한 달콤한 로맨스, 마녀사냥이 엄연했던 중세 마을의 억압적 분위기, 그리고 늑대인간의 정체가 누구일까 하는 미스터리까지. <레드 라이딩 후드>는 실상 장르적으로나 내적 상징들로나 꽤나 풍성한 텍스트임에 분명해 보인다. 판타지와 로맨스, 호러와 미스터리의 요소요소를 잘 버무렸다면 분명 근래 보기 드문 ‘원작의 재해석’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을 것이다.

그런데 웬걸. 구슬도 꿰어야 보배랬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미스터리는 심심하기 짝이 없다. 빈번하게 등장하는 늑대인간의 시점 숏으로 아무리 긴장감을 고조시켜 봐도 그 정체가 궁금하지 않다니. 그건 다 결말까지 다소 지루하게 반복되는 로맨스와 미스터리와 추리의 교차가 매끄럽지 못한 때문이다. 또 중세라는 시대성이 충분히 깃들지 못한 공간은 그저 판타지의 배경으로만 기능하고, 전략적으로 배치한 삼각 로맨스도 생기가 부족해 보인다.

그나마 관람 욕구에 불을 지피는 건, 온전히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매력 덕택이다. 빨간 망토를 두른 ‘발레리’의 얼굴이야말로, <레드 라이딩 후드>를 상징하는 단 하나의 이미지일 터.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소녀와 여인의 경계에서 제 욕망을 충족시키려 뛰어다니는 발레리의 묘한 매력을 온 몸으로 발산하는데 성공한다. 반면 캐서린 하드윅 감독은 늑대 인간과 소녀 감성의 삼각로맨스란 장기를 다시금 끌어들였지만, <트와일라잇>이 원작에 꽤나 큰 빚을 지고 있었구나 하는 점을 확인시켜주는데 그쳤다. <레드 라이딩 후드>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캐서린 하드윅 감독의 차기작을 궁금케 하는 걸로 만족해야 할 듯 싶다.

2011년 3월 15일 화요일 | 글_하성태 기자(무비스트)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확실히 <디어 존> <레터스 줄리엣> 보다는 <클로이> 쪽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출간되고 미국에서 베스트셀러 1위라는 동명 소설이 재미있었다면야.
-아, 피터와 헨리 역의 두 꽃미남 배우를 보러가는 여성관객들도 있겠구나.
-게리 올드만 옹이 악역에다 극 속에서 사라지는 건 더 이상 보고프지 않다고!
-이리도 다층적일 수 있는 텍스트가 평범해 보이다니.
-늑대인간이 예상외로 흉물스럽지 않아?
1 )
iris1470
'넘나듬'이 아니라 '넘나듦'이 맞는 표현입니다.
기본형인 '넘나들다'에 명사형 종결어미 'ㅁ'이 붙은 경우입니다.
그리고 최근 무비스트 리뷰는 너무 평이하고 단조롭네요.
예전에 민용준 기자가 쓰던 글들이 그립습니다.   
2011-03-1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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