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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 관심 없는 엑소시즘 영화 (오락성 6 작품성 6)
더 라이트: 악마는 있다 | 2011년 4월 22일 금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의사인 아버지를 벗어나 신학생이 된 마이클(마이클 코박). 그는 다른 신학도들보다 믿음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신부가 되기를 포기한다. 이를 알게 된 담당 신부는 퇴마수업이 진행되는 바티칸을 가보라고 권유한다. 바티칸에 도착한 마이클은 퇴마수업을 받지만 신과 악마의 존재를 믿지 못한다. 어느 날 그는 전설의 퇴마사 루카스 신부(안소니 홉킨스)를 만나고, 직접 퇴마의식에 참여한다. 이후 그의 주변에서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들이 일어나고, 자신도 몰랐던 악마성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더 라이트: 악마는 있다>는 ‘엑소시즘’을 소재로 한 <엑소시스트>와 그 궤를 같이 한다. 실제 바티칸에서 이뤄지고 있는 퇴마수업을 소재로 한 영화는 지금까지도 관심을 유발하는 신과 악마의 대립을 그린다. 하지만 영화는 악령 들린 소녀의 이미지로 공포감을 조성했던 <엑소시스트>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나간다.

감독은 퇴마의식을 단순히 공포 장치로 치환하지 않는다. 대신 신과 악마의 존재를 종교적으로 접근하는 루카스 신부와 이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마이클을 통해 선과 악의 본질을 탐구한다. 또한 첨예한 설전을 벌이는 이들을 통해 ‘과연 믿음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도 곱씹게 한다. “신이 있다면 반드시 악마가 존재한다”는 극중 대사는 매 순간 선과 악의 전쟁터가 되는 세상의 이면을 잘 드러낸다.

흡입력 강한 노배우의 강력한 포스는 단연 영화의 볼거리. 영화 후반부, 악마에게 몸을 내준 안소니 홉킨스의 모습은 <양들의 침묵> 속 한니발 레터 박사와 오버랩 된다. 선인과 악인을 넘나들며, 인간의 이중성을 표출하는 그의 얼굴은 선과 악의 대립을 주제로 삼은 영화를 대변한다. 다만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더 라이트: 악마는 있다>는 종교인들만의 영화가 될 소지도 다분하다. ‘악마가 있다’는 것을 제목에서부터 밝히고 가는 영화는 무신론자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다.

2011년 4월 22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과연 악마가 존재할까?’ 세월이 지나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음.
-신부에서 악마로 변신하는 안소니 홉킨스의 카리스마. 아! 영원한 한니발 렉터 박사
-종교적 색채가 너무 짙은 건 흠이라면 흠.
- <엑소시스트>에서 느꼈던 공포감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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