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은 부족하지만, 추진력은 좋다 (오락성 7 작품성 7)
의뢰인 | 2011년 9월 30일 금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한 여자가 죽었다. 시체는 사라졌다. 출장을 마치고 돌아 온 남편 한철민(장혁)이 용의자로 체포된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상황. 한철민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 하지만 검사 안민호(박희순)는 한철민을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한다. 아니, 확신한다. 한철민에게 유죄로 쉽게 마무리될 것 같던 사건은, 그러나 변호사 강성희(하정우)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사건 당일 CCTV 자료를 검찰이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강성희는 검찰의 기획수사를 의심한다.

<의뢰인>에는 12명의 배심원들이 등장한다. 안민호와 강성희는 한철민의 유무죄를 두고 배심원들을 설득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정작 설득해야 하는 건, (배심원의 시선에서) 이 영화를 관람할 잠정적 관객 모두다. 효과적인 설득을 위해 영화는 “왜?”라는 카드를 이야기 곳곳에 흩뿌린다. 여자의 시체는 왜 사라지고 없는지. 안민호의 아버지는 왜 아들 대신 강성희를 신뢰하는지, 안민호는 한철민 사건에 왜 저토록 집착하는지, 그리고 한철민의 아내는 죽기 며칠 전부터 왜 그리 예민하게 굴었는지. 이 중엔 뚜렷한 설명 없이 어물쩍 지나가는 아쉬운 패도 있지만, 대부분의 카드패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적어도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추진력은 있다는 말이다.

핵심 아이디어만 놓고 보면, <의리인>은 그리 독창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냉혈한 검사와 인간미 넘치는 변호사라는 캐릭터는 다소 촌스럽고, 그들의 두뇌싸움도 생각보다 치밀하지 못하다. 정교한 트릭과 냉정한 구성보다 변호인의 언변 등 감성에 치우치는 부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의뢰인>에는 풀어놓은 아이디어들을 아귀가 맞게 조립해내는 솜씨가 있다. 단순한 치정살인으로 시작한 영화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았던 연쇄살인사건을 이어붙이고, 그 사건에 연류 된 인물들이 하나 둘씩 끌어들이면서 ‘폭로’와 ‘갈등’의 쾌감을 증폭시킨다. 결말을 위한 복선과 암시에 신경 쓴 덕분에, 퍼즐이 완성되는 순간 밝혀지는 진실에도 충분히 납득하게 된다.

하정우, 박희순, 장혁이라는 세 배우는 <의뢰인>의 조커 패다. 그들의 각기 다른 연기 스타일은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특히 하정우의 연기 본능은 이번에도 번뜩인다.) 다만 그 각각의 스타일들이 부딪치는 씬이 적은 관계로, 이들 배우가 말을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 많지 많다. 무림의 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 정작 싸움은 안 하고 각자의 필살기만 뽐내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들을 사각의 링 위로 조금 더 내몰 필요가 있었다.

2011년 9월 30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하정우, 장혁, 박희순, 세 배우를 한 자리에서! 특히, 하정우의 연기엔 ‘뭔가’가 있다.
-한국본격법정스릴러. 그 시도에 박수를!
-관객의 호기심을 낚아채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듯
-허술한 구석이 생각보다 많다.
-한국최초법정스릴러이긴 한데, 한국형법정스릴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 아마.
(총 3명 참여)
hs1955
정황증거만으로 판단하는 검사측의 주장이 너무 억지스러워서 팽팽한 법정 영화의
긴장감이나 스릴을 기대했던 관객으로서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반전의 상황도 헐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본 것 같고 오히려 법정 밖에서의 이야기나
배우들의 유머러스한 연기장면이 더 재미적인 요소가 컸음.   
2011-10-02 22:54
mbkorea
의뢰인은 부산법원에서 촬열할때 전 촬영기자로 참여 했었지요   
2011-10-01 11:49
ldk209
가장 허술한 구석... 대체 장혁은 왜 하정우를 변호사로 지명한 거야? 왜 그 의문에 대해 영화는 제기만 해 놓고 관심도 안 기울이고 해결도 안 하는 거지???   
2011-09-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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