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보다 드라마틱하지 못하다 (오락성4 작품성 5)
결정적 한방 | 2011년 12월 9일 금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신인 장관 이한국(유동국). 청렴위인 율곡 이이도 울고 갈 인물이다. 지하철로 출퇴근 하고, 민생이 있는 곳에는 먼 길 마다 않고 한걸음에 달려간다. 그런 이한국 때문에 죽어나가는 건, 비서실 직원들. 각종 업무로 야근에 시달리니, ‘칼퇴 사수’를 공무원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보좌관 하영(윤진서)의 곡소리가 높아만 간다. 이한국의 대척점에 여당 최고위원 근석(오광록)이 있다. 뇌물 받는 건, 기본. 성상납 요구도 뻔뻔하게 잘도 한다. 달라도 너무 다른 한국와 근석의 대결은, 오래전에 정해진 운명 같다.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이한국의 집으로 들어가 보자. 남편을 내조하며 식당을 홀로 운영해 온 아내(차화연)는 말 그대로 양반이다. 문제는 인디씬에서 활동하는 인기 래퍼 아들 수현(김정훈). 한국은 클럽을 전전하는 수현이 마음에 안 들고, 수현은 자신을 몰라주는 아버지가 야속하다. 그러니까, 이한국. 민생 관리엔 수석이지만, 집안 관리엔 낙제다.

‘정치 영화’인가? 그렇다면, 어쩐다. ‘나는 꼼수다’보다도 재미없다. 아니, ‘나는 꼼수다’가 아니라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보다도 재미없다. 드라마틱한 헌 정치 세태를 따라잡기엔, <결정적 한방>의 드라마는 너무 착하고 뻔하고 예측가능하다. ‘가족 영화’로 바라봐도 별반 달라질 건 없다. 고지식한 아버지와, 신세대 아들의 갈등을 다루는 이 영화의 아이디어는 그리 창의적이지 못하다. 그러고 보니 이 영화, ‘정치 영화’인지, ‘가족 영화’인지 번지수를 못 찾게 하는 것부터가 패착이다.

악인 캐릭터에 대한 이해 부족도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악인들은 왜 모두 외모에서부터 악인포스를 풍기고 있을까. 다분히 흑백논리에 입각한 얄팍한 인물 그리기에 지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결정적 한방>은 정치문제부터 장자연 사건까지 실제 있었던 사안들을 끌고만 왔을 뿐, 깊이 있게 그려내지 못한다. 차라리, 풍자라도 시원히 했으면 좋을 뻔 했다. 개그맨 최효종의 짧은 한마디가, <결정적 한방>의 100마디 보다 훨씬 임팩트 있어 보인다.

2011년 12월 9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이한국같은 장관만 있으면, 우리나라 좋은 나라
-영화보다, 뉴스에서 나오는 최근 국회 이야기가 더 재밌으니 어쩐다
-저예산 영화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영상과 편집이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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