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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어떤 꿈의 기록 (오락성5 작품성6)
I AM. | 2012년 6월 20일 수요일 | 양현주 이메일

보아가 말한다. "저 건너편에 보이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은 마돈나가 공연한 곳이에요. 언젠가 저도 저 무대에 서고 싶어요" 샤이니가 외친다. "데뷔한 순간부터 지금까지가 한 편의 영화예요" <I AM.>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7개 그룹 32명 멤버에 관한 기록이다. 그리고 스타를 꿈꿨던 32명의 소년 소녀들이 성장드라마를 완성되는 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강타,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까지 SM타운에 소속된 32명의 스타들이 2011년 10월 23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공연 실황을 중심에 두고 스타의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꿈을 이룬 듯 보이는 스타들의 화려한 조명 뒤 맨얼굴은 각종 매체에서 수차례 방영됐다. 잊을 만하면 인터넷에 등장하는 스타 데뷔 전 사진, 오디션 영상은 돌고 돌며 이슈의 돌림노래를 부른다. <I AM.>은 이만큼 노출된 스타에게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있겠냐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이다.

<I AM.>은 눈물과 감동이라는 인생극장식 도식을 배제하고 의외로 담백하게 현재를 말한다. 과거와 인터뷰가 스타의 마음을 드러내는 드라마라면, 공연은 꿈의 정점에 선 스펙터클을 담당한다. 데뷔 전 영상으로 플래시백하고 인터뷰로 소회하는 중심에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이라는 현재가 기다린다. 자칫 소재에 함몰되어 버릴 이 콘셉트 강한 다큐멘터리는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애정 어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I AM.>은 이 익숙한 스타들의 데뷔 초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대신, 이들 자신에게 보여줌으로써 얻어지는 회상과 소회, 그 표정을 담아냈다. 영화는 이름이 갖는 의미에 천착한다. 심창민과 최강창민, 이혁재와 은혁, 서주현과 서현 사이의 괴리와 양면성, 그 차이가 갖는 의미를 스타 스스로가 토로한다. 자신조차 잊고 지냈던 데뷔 전 영상 속 다부진 표정 앞에서 누군가는 눈물 흘리고 또 누군가는 창피해 얼굴을 들지 못한다. 특히 크로마키 기술로 과거의 은혁과 현재의 은혁이 한 화면 안에서 함께 춤추는 장면은 영화의 주제와 그대로 맞닿아 있다. 데뷔를 갈망하던 힙합바지 소년과 스키니 진의 스타가 합을 이루는 춤은 그렇게 진정한 나를 완성한다. 성장이라는 주제에 가장 들어맞는 장면이다. 이 신선한 모습들이 SM타운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과 교차하면서 <I AM.>은 단순히 공연실황을 담은 팬서비스용 DVD보다 나은 어떤 것이 된다.

소년 김기범에서 샤이니의 만능열쇠 키로, 소녀 정수정에서 무대 위 소녀들의 워너비 크리스탈로, 너무 오래 노력하고 너무 일찍 꿈을 실현한 스타들은 자연스레 대중을 위한 표정과 제스처를 짓게 마련이다. 신선한 지점은 이들이 쇼맨십을 덜어내고 말간 표정을 보여준다는 그 자체다. 그리고 공연 장면에 있어서는 가수와 음악을 매개로 한 영화답게 가요 프로그램과는 다른 카메라 워킹, 화면구성, 그리고 음향을 담아내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근사한 각도와 목소리의 엑기스를 모은 공연 장면은 연출과 콘셉트를 위해 쉽게 짜깁기 하거나 희생시키지 않고 오롯이 한 무대를 보여준다. <I AM.>은 예상과 다르지만 결국은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32명의 스타를 담아내기에 두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반복되는 형식과 공연 실황은 만인이 함께 하기에는 버겁다. 이것은 태생적으로 이 영화가 떠안아야 할 부분이다. 팬서비스용보다는 한 발짝 나아간 성장 다큐멘터리라는 점에 만족한다면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가 될 테지만 말이다.

2012년 6월 20일 수요일 | 글_프리랜서 양현주(무비스트)    




-사골국도 양념이 다르니 맛있다.
-팬서비스 치고는 괜찮은 결과물
-역시 자본력은 영리함을 낳는다
-또 메디슨 스퀘어 가든이야?
-양념을 다르게 쳐도 결국은 사골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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