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 소재를 유쾌하게 버무리는 캐릭터의 힘 (오락성 7 작품성 7)
남쪽으로 튀어 | 2013년 2월 7일 목요일 | 민용준 이메일

때가 되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그것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좀처럼 따져 묻지 않는다. 그건 마치 누군가의 아들이나 딸이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사실 대항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모든 것이 공명정대하고 명확하기만 하다면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따져 물어야 한다. 하지만 역시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피곤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바로잡겠다고 나설 때엔 그만한 각오가 필요한 법이다. 어쨌든 아나키스트, 즉 무정부주의자란 말은 있어도 무정부인, 비국가인이란 말은 없지 않은가.

<남쪽으로 튀어>는 오쿠다 히데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둔 작품이다. 그리고 원작처럼 어느 아나키스트 아버지와 그의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소설과 달리 아들의 1인칭 시점 대신 객석의 시점과 동일한 3인칭 시점으로 영화를 목격하게끔 만든다. 국민 같은 거 하지 않겠다며 주민등록증은 찢어버린지 오래이고, 당연히 세금도 내지 않는 최해갑(김윤석)은 <남쪽으로 튀어>의 핵심이다. 그는 이 영화가 존재하도록 이끄는 필요조건 같은 존재다. 무정부주의적인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연출하는 그는 한량과도 같지만 불의 앞에선 불처럼 뜨겁다. 그럼에도 최해갑 못지 않은 운동권 경력을 자랑하는 그의 아내 안봉희(오연수)는 그의 이상을 응원하는 강력한 아군이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이런 면모를 한심하게 생각하고 부끄러워하기도 하지만 미워하진 않는다.

<남쪽으로 튀어>는 일종의 계몽적인 메시지를 담은 영화 같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는 우화다. 최해갑의 삶은 객석을 찾은 관객들에게 있어서 대단히 생경한 태도에 가까울 게다. 이는 단순히 캐릭터가 지닌 고차원적인 이상만이 아니라 현실적인 태도로서 드러나는 삶의 방식이 그렇다. 누구나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결코 실행할 수 없는 행위들을 최해갑은 한다. 불합리한 시스템의 오류를 순응하며 편하게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달아난다. 엄밀히 말하자면 최해갑이 선택하는 삶의 방식이란 자립에 가깝다. 투쟁이나 싸움이라기 보단 체제로부터의 독립이자 현대적인 사회제도로부터의 자립을 의미한다.

<남쪽으로 튀어>는 사실 그러한 삶이 행복하다고 설득할 수 있다면 보다 나은 영화다. 하지만 영화가 그럴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때때로 그러한 삶이 국가관에 길들여진 대부분의 삶보다 나아 보이고 행복하게 다가오는 풍경들이 목격된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태도를 제시하고 권유하기 보단 일종의 전시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치열한 현실감보단 현실성을 염두에 두고 그린 이상에 가까워 보인다. <남쪽으로 튀어>가 계몽적인 영화라기 보단 우화에 가깝다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영화는 현실에 밀착하는 대신 현실을 연상시키는 어떤 상황들을 수집해서 하나의 이야기로 기워 넣는다. 수집된 상황들은 대부분 권력화된 정책과 제도 안에서 발생하는 갖은 불합리들이다. 최해갑은 이에 저항한다. 그 저항은 대부분 통쾌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영화는 웃고 있지만 사실상 씁쓸한 이야기다. 영화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인상을 유지하지만 영화가 전시하는 비극의 강도는 사실상 현실의 파괴력을 따라잡지 못한다. 쉽게 말하자면 <남쪽으로 튀어>는 현실보단 이상으로 기운 영화다.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캐릭터의 결기를 지켜보는 재미는 유쾌하지만 사실상 영화가 제시하는 청사진이란 그리 희망적인 인상이 아니다. 현실에서 얻어지는 무력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런 감상 또한 영화와 완벽하게 밀착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쪽으로 튀어>는 대한민국 국민 엄밀히 말하자면 서민들의 불만과 분노의 뿌리를 살피는 진단으로서 유효하다. 좀처럼 명확한 출처를 규정하기 어려워서 막연하게 분노를 삭히고 현실에 수긍하듯 살아가는 당신에게 어떤 근거들을 제시한다. 선동하기 보단 자각하게 만든다. 물론 이미 뼈저리게 느끼고 자각해온 이들에겐 빤한 난장처럼 보일 가능성도 농후하지만.

확실히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다.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지닌 아나키스트 최해갑을 연기하는 김윤석의 캐릭터 소화력과 담담하고도 결연하게 최해갑을 내조하는 안봉희를 소화해내는 오연수의 의외성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역 배우들의 기똥찬 연기는 물론. 이처럼 저마다 살아있는 캐릭터들은 영화가 다루는 날선 소재와 논조를 유쾌하게 중화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2013년 2월 7일 목요일 | 글_민용준 ELLE KOREA 기자(무비스트)    




-김윤석의 캐릭터 소화력은 으뜸. 여전히 고운 오연수의 반전미. 아이들 보는 재미도 쏠쏠
-다양한 의무감을 제시하며 스트레스를 권하는 사회를 등쳐먹자! 상상만으로도 귀여운 난장.
-아침엔 우유 한잔, 점심엔 패스트푸드, 쫓기는 사람처럼 시계 바늘 보면서, 까진 아니라도 하루하루 쫓기듯 사는 당신에겐 일말의 힐링.
-사회에 대한 불만을 가질 만큼 가져본, 소위 씹을 만큼 씹어본 이들에겐 이빨도 안 들어갈지도.
-이 좋은 사회에서 뭐가 불만이야? 하여간 종북 좌빨들은. 쯧쯧. (그런데 세금을 왜내? 통장에 29만원밖에 없어서…)
-그래. 대한민국 X까라 그래. 그냥 폭탄 물고 다들 뒈지자.
(총 2명 참여)
billrb
시사회 당첨으로 보고 왔었는데 사실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실망도 많이했네요. 김윤석의 연기력이 없었다면 글쎄요..저는 영화를 끝까지 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2013-02-07 21:56
zaq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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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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