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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울리는 시와 영화의 소통 (오락성 6 작품성 7)
동주 | 2016년 2월 15일 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감독: 이준익
배우: 강하늘, 박정민, 김인우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0분
개봉: 2월 17일

시놉시스

일제 강점기 용정.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갑내기 사촌지간 동주(강하늘)와 몽규(박정민).
시인을 꿈꾸는 청년 동주에게 신념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는 청년 몽규는 가장 가까운 벗이면서도 넘기 힘든 산이다. 함께 연희전문에 진학하지만 몽규는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되고 동주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결국 동주와 몽규는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혼란스러운 조국을 떠나 함께 일본 유학을 가게 된다. 일본으로 건너간 뒤 몽규는 더욱 독립 운동에 매진하게 되고, 동주는 절망적인 순간에도 시를 쓰며 시대의 아픔에 고뇌하는데…

간단평

윤동주 시인의 생애를 좇는 여정에 가장 중요한 작업은 그의 시를 어떻게 작품에 담아내느냐 일 것이다. 알려진 게 많지 않은 시인의 삶을 2시간의 드라마로 만드는 어려움과 역사적 사실 여부에 대한 비판, 그리고 허구가 가미될 수 밖에 없는 서사가 맹목적 믿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이준익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동주>는 극본을 맡은 신연식 작가가 직조한 서사와 윤동주 시의 절묘한 조합 그리고 당대를 버텨낸 이들에 대한 이준익 감독의 헌사가 조우한 작품이다. 시인을 꿈꾸는 것조차 부끄러웠던 시대, 개인의 내외적 고뇌와 함께 한편 한편 들려주는 동주의 시는 그 어떤 열띤 대사나 극적 연출보다 더 마음을 두드린다. 때론 시인의 열패감을 은밀히 내비치기도 하고 때론 영화 안에 다 표현하지 못한 시대적 상황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면서 말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흑백사진 속 시인의 모습을 해치고 싶지 않아 영화에 색을 입힌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는 감독은 <동주> 전체를 흑백 영상으로 채웠다. 의도대로 <동주>는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며 정갈한 결벽을 추구했던 시인의 모습과 닮았다. <동주>는 시인에 대한 그리움과 시대 상황에 대한 아픔, 현재 우리가 누리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까지 많은 생각을 남기는 영화다. 또한 비록 별이 되어 우리에게 기억되진 못했지만 채 빛을 발하지 못하고 아스라진 많은 별들을 조명했다는 점만으로도 그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2016년 2월 15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eyoung@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일제 강점기를 다룬 새로운 시도의 영화를 접하고 싶은 분.
-서사와 시의 절묘한 조합이 궁금하다면.
-역사적 사실과 다른 허구를 한 치도 용납하기 힘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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