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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시대극 (오락성 6 작품성 6)
덕혜옹주 | 2016년 7월 27일 수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감독: 허진호
배우: 손예진, 박해일, 라미란, 윤제균, 정상훈
장르: 서사,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127분
개봉: 8월 3일

시놉시스
고종(백윤식)이 독살된 후 어린 딸 덕혜옹주(손예진)는 시녀 복순(라미란)과 함께 강제로 일본에 끌려가고, 그곳에 머물던 오빠 영친왕(박수영)과 마찬가지로 조선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때마침 조카 이우(고수)가 그녀를 독립운동 조직으로 이끌고, 일본 제국 장교인 줄로만 알았던 어린 시절 혼인 상대 김장한(박해일)이 독립운동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곧 자신과 영친왕 내외를 상해로 망명시키려는 조직의 작전에 참여한다.

간단평
<덕혜옹주>는 일제 식민지를 다룬 시대극이지만, 조선 옹주 이덕혜의 개인사에 집중한다. 그녀는 고종이 독살된 뒤 일본으로 끌려간다. 독립운동가 김장한을 만나 영친왕을 상해로 망명시키는 작전을 돕지만 실패한다. 일본 백작 소 다케유키와 정략 결혼했다가 얼마 못 가 헤어지고, 딸 정혜는 자살한다. 정신병원 생활 끝에 37년만에 조선에 돌아오는 그녀의 기구한 삶은 식민지의 역사를 아는 대한민국 관객의 마음을 턱 막히게 만든다. 답답한 역사로 그칠 뻔 한 이야기에 힘을 불어넣은 건 그녀를 끝내 조선으로 데려 오고야 마는 허구의 인물 김장한이다. 어린 시절 고종의 주선으로 덕혜옹주와 처음 만난 그는 노년이 되어서까지 그녀를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이끈다. 중간중간 불쑥 튀어나오는 아리랑과 ‘대한독립만세’는 다소 낯간지럽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정서는 담백한 편이다. 사건을 한 발자국 정도 떨어져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의 연출을 선호해온 허진호 감독의 스타일은 시대극에서도 여전하다. 덕혜옹주와 김장한은 은은하게 감정을 나눌 뿐, 그 이상의 관계로 진전되지는 않는다. 기왕 ‘팩션’이라면 덕혜옹주가 주체적으로 사건을 이끌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휩쓸려간 옹주의 캐릭터는 납득될만하다. <비밀은 없다>에 이어 이번에도 손예진은 정제된 카리스마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고, 박해일의 노역은 흠 잡을 데가 없다.

2016년 7월 20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pgot@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공주도 아닌 ‘옹주’가 주인공으로 내세워진 드문 작품
-멜로물의 한 획을 그은 허진호 감독의 시대극이 궁금하다면
-낯간지러운 민족주의 코드가 조금만 들어가도 감상 깨지는 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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